카라향 심춘립 농부의 인생과 농사 이야기“기자 양반 왕 기다렴쪄게. 약속 시간 다되신디 뭐햄수과?” (기자 양반 와서 기다려. 약속 시간 다 됐는데 뭐 해?)3월 12일 오후 2시. 제주시 조천읍 한 귤밭에 도착했다. 김석정(68) 씨는 전화기를 붙들고 연신 아내 심춘립(61) 씨를 재촉했다. 바로 옆 밭에서 일하고 있던 심 씨가 금세 달려왔다. 통화 내용에서의 퉁명한 말투와 달리 두 사람의 눈빛은 다정했다.심 씨는 3년 전 위암을 진단받았다. 다행히 초기라 수술만으로 회복이 가능한 정도였다. ‘암 판정’은 인생을 돌아보게 만든 계기가 됐다. 이후 영양제, 사우나 등 건강에 좋다는 건 뭐든 챙긴다. 아침저녁으로 직접 재배한 귤도 먹는다. 심 씨는 천연 비타민이라며 카라향 두 알을 내밀었다. 심 씨를 만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