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다이빙 국내 랭킹 1위 장지훈 선수
프리다이빙은 수중 호흡기 등을 사용하지 않고 잠수하는 스포츠를 말합니다. 오로지 맨몸으로 깊은 바다 속으로 계속해서 잠수를 해야 하죠.
직업인으로서 장지훈 프리다이빙 선수의 하루를 함께 따라가봤습니다. 장 선수는 우리나라 최초이자 현재 유일하게, 103m 잠수 공식 기록을 보유하고 있는데요. 아파트 층수로 따지면 20층보다 더 높다고 하는데요. 장 선수는 국내 최고 기록만 혼자서 40회 넘게 갈아치워 ‘레전드’라고 불립니다. 우리나라 랭킹 1위 선수는 어떤 훈련을 하고 있을까요. 다소 조건이 열악했는데요. 함께 따라가보시죠.
◇맨 몸으로 딥 다이브
오전에 장 선수는 깊은 수심으로 잠수하는 ‘딥 다이빙’ 훈련을 위해 프리다이빙장을 찾았습니다. 최대 수심이 35m에 이르는 곳입니다.
기본적으로 잠수 장비를 사용하진 않지만, 그래도 프리다이빙 선수에겐 몇가지 도구가 있습니다. 찬 바다 속에서 체온을 보호하는 수트, 양발을 묶어서 돌고래 꼬리처럼 헤엄치도록 돕는 모노핀, 코에서 공기가 새어나가지 않게 돕는 노즈클립, 머리 부분에 무게를 실어주는 넥 웨이트가 대표적입니다. 이게 전부입니다. 그 이외의 산소를 공급해주는 호흡기나, 물안경, 추진력을 얻기 위한 장비 등은 없습니다.
물에 들어가기 전 시계를 뒤통수에 찬 채 모자를 쓰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는데요. 장 선수는 “수심 깊이를 확인해서 목표 지점에 다다르면 알림을 울리는 다이빙 컴퓨터라는 것”이라며 “원래 시계처럼 착용하지만 물속에선 손목에 차면 알람이 들리지 않아 뒤통수에 찬다”고 했습니다.
프리다이빙을 할 때 또 중요한 한 가지는 ‘버디’라는 동료입니다. 선수와 함께 깊은 물 속으로 내려가서 안전을 책임지는 사람인데요. 선수의 몸이 저산소 상태에 놓였을 때 징후를 재빨리 포착해서 대처하도록 훈련 받은 사람입니다. 선수에겐 없어서는 안될 존재죠.
장 선수의 버디이자 매니저인 송병준 씨는 “장지훈 선수는 프리다이빙계 박태환이랄까, 우리나라에서 누구도 가지 않은 길을 가고 있는 사람”이라면서 이내 “아니다, 장지훈 선수는 장지훈 선수 그 자체”라고 했습니다.
◇우승 휩쓸어도 생계 유진 못해요
프리다이빙은 비인기 종목입니다. 장 선수는 “원래 취미로 하다가 기록에 도전하면서 2015년부터 선수 생활을 하게 됐다”고 했습니다.
다른 스포츠종목과 달리 우승 상금이 매우 적은 편이라, 여러 대회에서 우승을 휩쓸어도 별다른 소득이 되질 못하는데요. 장 선수는 프리다이빙 강습으로 생계를 유지하면서 국내외 대회에 출전하고 있습니다.
◇훈련장은 건물 옥상
오전을 내리 프리다이빙장에서 보낸 장 선수는 건물 옥상으로 올라갔습니다. 호흡 연습, 웨이트트레이닝을 위해서였습니다. 장 선수는 “물 속에서 오래 숨을 참는 것도 중요하지만, 수심이 100m에 가까워지면 수압을 견뎌내기 위한 멘탈도 중요하다”며 “자칫하면 내장이 다칠 수 있기 때문에 멘탈 훈련도 신경써서 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장 선수는 옥상을 몇 바퀴씩 돌며 뛰었습니다. 알고 보니 숨을 쉬지 않고 달렸다고 하는데요. 장 선수는 “저산소에 대한 내성을 기르는 훈련”이라며 “호흡하고 싶어지는 충동을 참으면서 동시에 빠르게 회복하도록 호흡하는 법을 단련하는 것”이라고 훈련법을 설명했습니다.
사람은 숨을 내쉬고도 폐에 공기가 남습니다. 장 선수는 이런 잔기량을 최대한 낮추기 위해 횡경막을 마사지하는 훈련을 거듭했는데요. 그는 “이 훈련을 해야 깊은 수심으로 갈 때 더 편하게 갈 수 있다”고 했습니다. 이 모든 훈련은 옥상에서 계속됐습니다.
버디에 이어 옥상 훈련까지 함께하는 송병준 매니저는 “많은 사람들이 달리기와 수영을 배우지 않아도 뭔지 알지만, 프리다이빙은 배우기 전까지 뭔지 모른다”며 “하는 사람이 별로 없으니 기업 입장에서는 홍보 효과가 없다고 판단할 것”이라며 비인기 종목 프리다이빙 현실을 설명했습니다. 그러면서도 “정 안 되면 (장 선수를) 제 사비로라도 훈련시킬 것”이라며 포기는 안 하겠다는 각오를 내비쳤습니다.
오후 훈련까지 마친 장 선수는 프리다이빙 강습을 위해 서둘러 짐을 챙겼습니다. 그는 “앞으로 있을 대회 체류비, 전지 훈련비 마련을 위해 열심히 해야한다”고 말했습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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