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음 중 자동차 판매 대리점 지점장이 내릴 수 있는 최선의 선택은 무엇일까.
지난 한 해 동안 자동차 100대를 판매하는데 성공한 카 딜러 A. 지점장은 A의 성과를 인정하고, 동기를 부여하는 차원에서 그의 처우를 개선할 계획이다. 지점장은 기본급 인상과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급 중 뭘 선택할지 저울질 중이다.
정답은 ‘파격적인 인센티브’ 지급이다. ‘둘 다 돈 많이 주니까 좋은 거 아니야?’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기본급과 인센티브는 ‘현금성 보상’이라는 공통점을 제외하면 추산 근거와 작동 방식이 아예 다르다.
주머니 사정이 넉넉치 않은 스타트업 일수록 안 살림을 잘 해서 최대 효과를 내야 한다. 보상은 경영자가 가장 잘 활용할 수 있는 무기이자, 가장 큰 동기부여 수단인 까닭이다.
9월 9일 오후 7시, 디캠프 6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가 개최한 'HR 살롱 시즌2' 특강에 참석했다. 노동의 대가를 금전적으로 지불하는 ‘보상’을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할 수 있는지 방법이 소개됐다. 주요 내용을 소개한다.
◇기본급은 미래 역량, 인센티브는 과거 성과 기반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멘토로 나섰다. 구글코리아, 구글 본사, 카카오 등 유명 빅테크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 분야의 전문가다.
황 대표는 딜러와 지점장의 사례를 들며 “만약 연봉을 2억원으로 올릴 경우, 내년에 그가 차를 한 대도 못 팔아도 딜러는 2억원을 다 받아 간다”며 “올해는 잘 했지만 내년에는 잘 할지 예측할 수 없는 영역에 돈을 많이 써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기본급은 미래 역량을 기반으로 추산하는 것이고 인센티브는 지난 1년 동안 보여준 성과를 기반으로 지급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상 요소별 의미와 목적
- 기본급: 현재와 미래 가치를 고려한 몸값. 인재의 역량과 시장 가격에 지불하는 것.
- 보너스(인센티브): 과거 성과에 대한 보상. 6개월이나 1년 주기로 무조건 털어내야 하는 보상.
-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 회사에 오래 남아달라는 의미로 지급.
- 기타: 동료 보너스, 스팟 보너스 등 보다 짧은 주기에 지급해 근로의욕을 일깨우는 보상 체계.
황 대표는“요소별로 지급 의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를 잘못 디자인하면 안 된다”며 “자원이 유한한 스타트업은 계획과 원칙을 세워서 보상 체계를 설계해야 예산이 낭비되는 일을 막을 수 있다”고 조언했다.
보상 계획과 원칙을 세울 때 근간이 되는 것이 그 회사의 ‘보상 철학’이다. 보상 철학이란 채용 시장에서 우리 회사가 경쟁사들 사이에서 차지하는 위치나 수준을 뜻한다. 예컨대, ‘총 100곳의 경쟁사 중 연봉 기준으로 50번쯤 자리하겠다’는 기준이 그 회사의 보상 철학이 되는 것이다.
보상 철학을 정립한 기업은 수용 가능한 선과 불가능한 선이 명확하기 때문에 채용 시 뜬구름 잡을 일이 없다. 황 대표는 “미국의 경우 경쟁사의 보상 수준에 대한 시장조사가 철저하다”며 “반면 한국 기업은 내가 몇 번째인지, 경쟁사의 수준은 어느 정도인지 가늠을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급여 테이블 설계는 이렇게
황 대표는 급여 테이블을 설계하는 방법도 설명했다. 그 첫 단계는 ‘직급별 기본급 범위’ 설정이다. 통상 기본급의 중간값(median)을 기준(100%)으로 80%와 120%까지 그 직급에 적절한 기본급이라고 본다.
예를 들어 B회사 사원급 직원의 기본급 중간값이 3500만원이면, 2800만원(80%)부터 4200만원(120%)까지 사원급의 연봉 수준이라고 간주하는 것이다. 연차가 쌓일 때 범위 내에서 기본급을 올리다가, 승진할 경우 새 직급 기본급 중간값의 80%에서 출발하면 된다.
직급은 같아도 기본급은 다르기 때문에, 인센티브를 부여할 때 기본급을 고려해야 한다. 만약 직급은 같지만 기본급의 차이가 큰 두 직원이 고과에서 같은 성적을 받았을 경우 급여 수준이 낮은 직원에게 높은 직원보다 더 높은 인센티브율(%)을 적용하는 것이다.
‘단기 인센티브의 중요성’도 강조했다. 그는 “1년에 한 번만 인센티브를 주는 건 가장 나쁜 방법”이라며 “보상은 잘게 쪼갤수록 에너지가 나온다”고 설명했다. 분기, 반기 보너스뿐만 아니라 호텔 숙박권, 동료 보너스도 사내에 활기찬 에너지를 일깨우는 좋은 수단이다. 이처럼 적은 금액으로도 회사 구성원에게 고마움을 전달할 수 있다.
스타트업 생태계에서 인재를 영입할 때 비장의 무기처럼 활용되는 스톡옵션에 대한 이야기도 오갔다. 황 대표는 입사 제안 시 파격적인 스톡옵션 비율을 제시하는 문화를 두고 “스톡옵션 비율을 정할 때는 정말 신중해야 한다”며 “입사하자마자 높은 비율로 스톡옵션을 지급하는 것 보다는, 연차가 쌓일수록 스톡옵션 비율이 누적되는 구조를 설계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기본급, 보너스, 스톡옵션 모두 본연의 목적에 충실한 것이 가장 중요하다”며 “보상 시스템을 운영할 때는 예측 가능성을 우선 순위에 둬야 한다”고 조언했다.
디캠프의 HR 살롱 시즌2는 조직관리 경험과 인사 지식이 부족한 스타트업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HR 교육 과정이다. 이날 세미나는 마지막 세션이었던 만큼 참가자들은 연사에게 감사를 표했다. 한 스타트업 대표는 “그동안 제품 만드는 데만 치중하다가 HR 살롱을 통해 경영하는 법을 배웠다”며 소회를 밝혔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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