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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성과 낼 수 있도록 코칭하는 리더인지 알 수 있는 가장 쉬운 방법

더 비비드 2024. 7. 9. 09:15
상사와 직원 모두가 불편한 ‘피드백’, 건설적으로 하는 법

다음은 효과적인 피드백을 주고 받기 위한 방법을 ‘눈 가리고 총 쏘기 실험’에 비유한 내용이다.

눈을 가린 채 총으로 과녁을 맞혀야 하는 A씨와 그에게 도움을 줘야하는 조력자 B씨. 연신 엉뚱한 곳을 저격하는 A씨에게 B씨가 말로 몇 가지 단서를 줬지만 역부족이었다. 결국 B씨가 A씨의 자세를 직접 잡아주고, 겨냥해야 할 순간을 지시하자 A씨는 손쉽게 정가운데를 맞힐 수 있었다. 상황 종료 후 A씨는 “첫 발을 쏠 때 혼란스럽고 답답했지만 B씨가 자세를 잡아주고 정확히 지시를 하니 방향이 가늠이 됐다”고 했다.

눈 가리고 총 쏘기 실험을 진행 중인 참가자들. /디캠프 HR 살롱 캡처

일에 대한 올바른 목표 설정과 명확한 평가는 체계를 갖춰나가는 스타트업에서 매우 중요하다.
8월 26일 오후 7시, 디캠프 6층 다목적홀과 화상채팅 줌(ZOOM)에스타트업 관계자 40여명이 모였다. 은행권청년창업재단(디캠프)가 개최한 'HR 살롱 시즌2' 특강에서 나온 피드백과 평가를 잘 주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를 정리했다.

◇목표를 모르면 능률이 떨어진다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디캠프 HR 살롱 캡처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가 강사로 나섰다. 구글코리아, 구글 본사, 카카오 등 유명 빅테크 기업에서 경력을 쌓은 인사 분야의 전문가다. 지난 7월부터 디캠프 HR 살롱에서 스타트업 창업자에게 인사 철학과 관점을 공유하고 있다.
황 대표는 피드백과 평가 잘하는 법을 논하기 전에 ‘눈 가리고 총쏘기’ 실험부터 했다. 목표(과녁)를 몰라 막연함을 느꼈던 A씨는 일의 방향성을 알려주는 조력자 B씨를 만나 과녁을 정조준할 수 있었다. 황 대표는 “B씨가 안대를 벗겨줬으면 더 좋았을 것”이라고 지적하며 “가장 중요한 것은 눈을 가리지 않게 만드는 것, 즉 판을 바꿔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와 실험 조력자. /디캠프 HR 살롱 캡처

일에 대한 피드백과 평가를 해야 하는 이유는 성과를 내기 위해서다. 하지만 황 대표는 “평가를 위한 평가는 지양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어 “같은 맥락에서 오로지 직원의 인센티브, 보너스 규모를 측정하기 위한 수단만으로 평가를 실시하는 관점도 바뀌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 대표가 말하는 피드백이란 직원에게 요구하는 회사의 기대치와 실제 수행능력 간의 격차를 찾고, 이를 시스템에 적용하는 과정이다. 수행 능력이 뛰어나다면 ‘잘한다’ 말하고 그칠 것이 아니라 무엇을 잘했고 앞으로 이 강점을 어떻게 시스템에 녹여낼 지 직원과 함께 고민해야 한다. 반대로 부족한 부분이 있는 경우 ‘못한다’ 지적만 하고 끝낼 게 아니라 약점을 극복할 대안을 제시해야 한다.

◇조직 쑥쑥 키우는 SBIT 처방

SBIT 방식. /디캠프 HR 살롱 캡처, 황성현 퀀텀인사이트 대표.

황 대표는 생산적인 피드백을 창출하는 ‘SBIT 방식’을 소개했다. 직원이 어떤 상황(Situation)에서 어떤 행동(Behavior)을 했는지 묘사하고, 그 행동이 조직에 미친 영향(Impact)을 설명한 뒤 다음(Tomorrow)부터는 어떻게 일을 해야 할지 대안을 제시하는 방법이다.

10억원 짜리 사업을 따내기 위해 경쟁PT를 준비한 C사. 자료 준비에만 집중하느라 질의응답을 준비하지 않아 클라이언트의 질문 공세에 제대로 답하지 못했다. 결국 경쟁사에 사업을 빼앗기고 C사는 큰 위기에 처하게 된다.

  • 바람직하지 못한 피드백: “왜 발표를 그딴 식으로 했어?”, “대체 일 어디서 배웠어?”
  • SBIT를 적용한 피드백: “꼭 잡아야 할 기회였는데 우리 프로세스에 리허설이 없었어(상황). 결국 Q&A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하고(행동) 엄청난 기회를 놓치고 말았네(영향). 앞으로 큰 발표가 있을 때 3일 전부터 연습하고 질의응답을 연습하는 프로세스를 도입하자(다음).”

열심히 강연 중인 황 대표. /디캠프 HR 살롱 캡처

생산적인 피드백은 ‘심리적 안정감’과 ‘지적인 솔직함’ 두 가지 전제 조건을 충족해야 한다. 심리적 안정감이란 나이와 직급에 상관없이 자유롭게 의견을 표출할 수 있는 환경을 뜻한다. 지적인 솔직함은 자신의 경험과 통찰력을 기반으로 피드백 하는 행동 양식이다. 통상 연차가 높은 조직의 리더나 임원이 팀원을 평가할 때 지적인 솔직함을 발휘한다.

황 대표는 “젊은 팀원이 회사 대표에게 솔직하게 의견을 공유하는 요즘 분위기는 고무적이지만 리더가 ‘꼰대’ 소리를 들을 까봐 말을 아끼는 풍토는 바람직하지 못하다”며 “팀원 역시 조직의 성장을 위해 자신이 평가 대상이 될 수 있다는 사실을 받아들이고, 피드백에 열린 태도를 갖춰야 한다”고 당부했다.

◇변화의 키를 쥔 이는 CEO

이날 특강 참석자들과 소통 중인 황 대표. /디캠프 HR 살롱 캡처

이날 특강을 듣기 위해 참석한 스타트업 대표들은 날카로운 질문을 쏟아냈다. 한 참석자는 “동료에게 나쁜 영향을 주지 않을까 우려해 적극적인 피드백을 꺼릴 경우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물었다. 이에 황 대표는 “구글의 경우 ‘체크인 밸런스 시스템’(여러 의견 중 공통 제기된 것에 수렴하는 방식)을 통해 의견을 추리면 매니저가 그 결과를 전사적인 관점으로 평가해서 판결을 내린다”고 답했다. 개인이 아닌 조직이 자신을 평가하는 것으로 인식하도록 시스템을 짜라는 조언이다.

다른 참석자는 “아직 회사가 크지 않아서 피드백을 시스템화 하기 부담스럽다”며 “이런 환경에서도 개인에 대한 피드백이 이뤄져야 하나”고 질문했다. 이에 황 대표는 “이 경우 팀이나 프로젝트 단위로 피드백을 주고받는 게 효과적일 것 같다”며 “다만 조직장이나 동료들이 평가 대상자의 업무 태도, 기술에 대해 즉각 이야기하는 분위기는 필요하다”고 말했다.

/디캠프 HR 살롱 캡처

마지막으로 황 대표는 “수평적 분위기, 심적 부담이 없는 피드백 같은 문화는 창업 초기부터 형성하는 게 중요하다”며 “변화의 키는 인사 담당자가 아닌 CEO가 쥐고 있다”고 당부하며 강의를 마무리했다.

디캠프의 HR 살롱 시즌2는 조직관리 경험과 인사 지식이 부족한 스타트업 창업자를 대상으로 진행하는 HR 교육 과정이다. 조직에 대한 기본 이해부터 평가와 보상, 변화관리까지 인사 과정을 자세히 다루기 위해 총 6회로 구성됐다. 오는 9일 마지막 세션이 열릴 예정이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