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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 얘깃거리 드림

요즘 상견례에선 자식 말고 ‘이것’ 자랑한다는데

5060세대, 덕질하기 딱 좋은 나인데~
tvN 단막극 ‘덕후의 딸’. /tvN

5060세대의 팬덤 문화를 다룬 tvN 단막극 ‘덕후의 딸’(연출 김나경, 극본 김민영)이 15일 처음 전파를 탔다. ‘덕후의 딸’은 팬클럽 공금을 들고 사라진 엄마를 찾아 나서는 딸이 평생 몰랐던 엄마의 실체를 알게 되는 이야기를 그린 휴먼 코미디 작품이다.

엄마 오재금 역의 배우 김정영은 트로트 가수 이이경의 팬클럽 총무로 활동한다. 벨소리, 통화연결음을 이이경의 노래로 바꾸는 건 물론 최애 이이경을 위해 조회수 올리는 법과 스트리밍하는 법까지 모두 섭렵했다.

딸의 상견례장에서 예비 사돈에게 최애 가수를 영업할 정도다. 딸 서현(배우 하영)에게는 황당한 상황이지만, 덕후 엄마에게는 나이와 상관없는 열정이 가득하다.

제주삼다수에서 공개한 임영웅 달력 배경 화면. /제주삼다수 공식 포스트

극중 오재금의 모습은 특수한 사례가 아니다. 현실에서도 중년 덕후를 쉽게 만나볼 수 있다. TV조선 ‘미스터트롯’, MBN ‘현역가왕’ 등 다양한 트로트 오디션 프로그램이 방영하면서 5060세대의 덕질 시대가 열렸다. 트로트 가수 임영웅이 광고한 안경, 샴푸 등은 팬심을 발판으로 연일 완판된다. 중년 팬의 화력에 주목한 KGC인삼공사, 제주삼다수 등 다양한 브랜드는 임영웅을 광고 모델로 발탁해 광고 효과를 얻고 있다.

제주삼다수 공식 채널에서는 임영웅 사진을 넣은 월별 배경 화면을 공개하는 등 임영웅을 활용한 다양한 마케팅 전략을 펼치고 있다. 구매력 있는 5060세대의 폭발적 소비는 ‘히어로노믹스(임영웅 별칭 히어로와 이코노믹스의 합성어)’라는 경제 용어까지 탄생시켰다.

2024년 하반기 첫 방송 예정인 MBN ‘현역가왕2’의 티저 영상. /현역가왕2

전문가들은 중년 덕후의 탄생 배경으로 ‘중년층의 사회·경제적 여유, 기대 수명의 연장, 대중문화 채널의 다양화’ 등을 꼽았다. 한국문화관광연구원 채지영 선임연구위원은 연구보고서 <콘텐츠산업 트렌드 2028>을 통해 “실버 세대가 중요한 콘텐츠 소비자로 떠올랐다”고 설명했다. 그는 “넉넉한 자산과 소득을 갖춘 실버 세대의 등장이 관련 콘텐츠 시장을 크게 성장시킬 것”이라고 전망했다.

삶의 활력소를 찾은 부모의 모습에 자녀들도 환영하는 분위기다. 온라인에선 “엄마와 함께 최애의 콘서트에 다녀왔는데, 엄마가 너무 행복해했다.”, “아빠가 덕질하는 모습은 처음 보는데 아빠가 행복해해서 좋다” 등의 반응을 보였다.

/주서현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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