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국민연금만으로 월 485만원, 부부의 비결

더 비비드 2024. 7. 24. 09: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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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금 맞벌이

이젠 연금도 ‘맞벌이’ 시대다. 노후에 각자 명의로 연금을 받는 부부가 빠른 속도로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연금 맞벌이는 지난 1월 기준 67만1857쌍으로, 2020년과 비교하면 57% 증가했다. 전체 노령연금 가입자에서 차지하는 연금 맞벌이 비중도 25%까지 높아져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다. 맞벌이 가정이 늘고, 전업주부나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라고 해도 국민연금에 임의가입하는 사례도 많아져 앞으로 연금 맞벌이는 더욱 대세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젠 연금도 ‘맞벌이’ 시대다. /사진=게티

은퇴해서 부부가 도시에서 살려면 필요한 생활비는 통상 월 300만원 정도로 통한다. 국민연금연구원이 2021년 실시한 조사 결과 근거로 하니, 지금과 시차가 있고 어디까지 평균에 불과해 사람마다 편차는 있다. 어쨌든 노년에 부부가 다달이 300만원씩 연금으로 받을 수 있다면 꽤 괜찮은 노후 설계일 것이다.

실제 월 3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부부는 아직 많지 않다. 국민연금공단에 따르면, 월 300만원 이상 수령하는 연금 맞벌이 부부는 지난 2021년 196쌍에서 작년 말 1000쌍을 돌파했고, 올 1월엔 1533쌍으로 늘었다. 하지만 이는 부부 수급자 중 0.2%에 불과하다.

실제 월 300만원을 연금으로 받는 부부는 아직 많지 않다. /사진=게티

국민연금 부부 수급자의 전체 평균은 월 103만원이었다. 개인연금 등 사적연금을 활용하거나 주택연금에 가입하는 등 노후준비 수단을 강구하지 않으면 더 오래 일해야 한다.

국민연금 최고액 부부 수급자는 월 485만9000원이었다. 1년이면 약 5800만원으로 웬만한 직장인 연봉에 해당한다. 든든한 연금을 만들 수 있었던 이유는 오랜 시간 연금을 쌓았기 때문이다. 부부 모두  1988년 국민연금 제도 도입 첫 해부터 가입했다. 국민연금 시행 초기에는 소득대체율이 70%여서 연금액이 많다. 즉 연금 납부기간 벌었던 평균 소득의 70%를 연금으로 준다는 소리다. 2024년 기준 소득대체율은 24%다.

든든한 연금을 만들 수 있는 비결은 오랜 연금 납부 기간이다. /사진=게티

그런데 부부 중 한 명이 일찍 사망하면 금액이 크게 줄어든다. 국민연금에는 연금을 한 사람에게 중복해서 지급하지 않는다는 조항이 있어서다. 만약 남편만 국민연금이 있는 상황에서 사망하면, 홀로 남은 아내는 유족연금을 받을 수 있다.

유족연금은 사망한 배우자 원래 연금의 40~60%다. 가입 기간이 10년 미만이면 기본연금액의 40%를 받는다. 가입 기간이 10년에서 20년 미만이면 50%, 20년 이상이면 60%를 유족에게 준다. 하지만 아내에게 국민연금이 있다면, 연금을 고스란히 중복해서 받을 수 없다. ‘내 연금+유족연금의 30%’와 유족연금 중에서 하나만 선택해야 한다. 유족연금만을 받게되면 내 연금은 사라지는 것이다. 따라서 두 가지 중 어떤 방법을 선택할지 따져봐야 한다.

부부 중 한 명이 사망하면 연금 액수는 줄어든다. /사진=게티

예를 들어 부부가 각자 월 100만원씩 국민연금을 받고 있다고 가정할 때, 남편이 사망하면 아내는 유족연금으로 월 60만원을 받게된다. 그런데 아내 입장에서 유족연금이 본인 연금액보다 작아 손해다. 결국 아내는 ‘내 연금+유족연금의 30%’를 선택해야 한다. 아내는 이제 연금액으로 118만원을 받게된다. 부부합산 200만원보다 크게 줄어든 것이다.

국민연금연구원 ‘2024년 1월 기준 국민연금 통계’를 보면, 월 200만원 이상을 받는 국민연금 수급자는 올해 1월 3만 1840명으로 지난해 1월(1만 5290명) 대비 두 배 이상 증가했다. 2020년 1월 200만원 이상의 수급자는 126명에 불과했던 데서 4년 사이 253배 크게 늘었다. 국민연금 월 100만원 이상 받는 사람도 70만명에 육박한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