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밀레니얼 경제

중고차는 싼 맛? 요즘 대세가 됐다는 이 중고차

중고차 싼 맛에 탄다?
신차급 중고차가 대세

중고차 시장에서 2000만원울 넘는 중고차 판매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가성비를 최고로 치던 중고차 시장에 부는 변화의 바람을 살펴봤다.

중고차 시장에서 2000만원울 넘는 중고차 판매 비율이 크게 늘고 있다. /사진=게티

중고차 시장은 통상적으로 1000만원대 매물을 찾는 소비자들이 많다. 중고차는 생애 첫차로 구매하거나 ‘싼맛에 산다’는 인식이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최근엔 2000만원을 훌쩍 넘는 가격대 차량을 찾는 이들이 늘었다.

케이카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격대별로 중고차 판매 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2000만원대다. 작년 1분기(17.3%)보다 5.4%포인트 늘었다. 3000만원대 중고차가 1.9%포인트 늘며 뒤를 이었다. 반면 올 1분기 1000만원 미만 중고차 판매(24.5%)는 8.9%포인트 줄며 감소 폭이 가장 컸다. 2019년(46.4%)과 비교하면 절반 정도에 그쳤다.

케이카에 따르면, 올 1분기 가격대별로 중고차 판매 비율이 가장 많이 늘어난 건 2000만원대다. /사진=게티

이는 중고차 수요자들이 선호하는 차량이 달라진 영향으로 분석된다. 과거엔 경형·소형차를 찾는 이들이 많았지만 최근엔 비교적 가격이 비싼 스포츠유틸리티차량(SUV) 선호가 높아졌다. 캠핑 등 가족과 함께하는 레저 활동이 늘면서 패밀리카로 SUV를 택하는 이들이 늘었기 때문이다. SUV는 2년 연속 세계에서 가장 많이 판매되는 차종으로 등극할 만큼 전 세계적 인기를 누리고 있다. 준대형 SUV 팰리세이드, 소형 SUV 셀토스 중고 모델 올 1분기 판매량은 작년 같은 기간보다 각각 105%, 202% 늘었다.

내연기관차보다 가격이 비싼 하이브리드 차량 수요도 늘어난 것도 원인이다. 이전처럼 1년 넘게 기다려야 하는 신차 대기 기간은 수개월 정도로 줄었지만, 일부 인기 하이브리드 모델은 여전히 1년을 기다려야 한다. 2019년 출시된 더 뉴그랜저 하이브리드 중고 모델은 올 1분기 판매량이 작년 같은 기간보다 128% 늘었다.

디 올뉴 그랜저 하이브리드.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차량을 교체하는 주기가 빨라지면서, 주행거리가 짧고 출고된 지 얼마 안 된 신차급 중고차를 찾는 이들도 많아진 탓도 있다.

작년 10월 현대차가 시작한 인증중고차 사업에서 가장 많이 팔린 차 역시 가격대가 높은 차량이었다. 그랜저, 싼타페, 팰리세이드 순으로 많이 팔렸는데, 그랜저는 1930만~5415만원, 싼타페는 2020만~4830만원, 팰리세이드는 2570만~4900만원 사이로 거래됐다.

팰리세이드. /현대자동차 홈페이지

중고차 시장이 투명해지면서 체질이 개선된 결과라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몇 년 간 ‘투명한 정보’를 내세우는 각종 중고차 플랫폼이 등장했고, 대기업이 인증 중고차 사업에 뛰어들었다. 내·외부 사진을 공개해서 여러 모델을 비교할 수 있게 하고, 옵션과 주행거리, 보험 이력 등을 공개하며 정보 신뢰성을 높이기 위한 장치를 마련해두고 있다.

매출 규모에서 국내 최대 중고차 플랫폼 케이카는 인공지능(AI) 기반의 시장 수요 예측을 통해 재고회전율을 높이고 있다. 이를 위해 차량 내·외관을 3D 콘텐츠로 확인할 수 있게 하고, 주요 진단 결과를 한눈에 정리해 보여준다. 또 구매 후 3일간 운행하며 불만족할 경우 위약금 없이 100% 환불해 주는 서비스를 운영중이다.

2000만원대 그랜저 기획전을 열고 있는 현대 인증중고차. /현대 인증중고차 홈페이지

또 다른 중고차 플랫폼 헤이딜러는 AI 기반의 ‘중고차 숨은 이력 찾기’ 서비스를 제공한다. 중고차 차량 번호를 입력하면, 정비·보험·침수 이력 등을 알 수 있다. 작년 중고차 인증 판매에 뛰어든 현대차·기아는 VR(가상현실) 등 기술을 모바일 앱에 적용했다. 앱을 통해 차량 내·외관을 ‘360도 VR 콘텐츠’로 보고, 시동을 걸 때 나는 엔진 소리와 진동도 들을 수 있다.

현대차·제네시스 인증 중고는 매입 시점을 기준으로 5년, 10만km 이내 차량을 판매하고 있어 다른 중고차 플랫폼에 비해 다소 비싼 편이다. 다만 홈페이지에서 신차 출고 당시 가격과 사양, 모든 옵션을 명확하게 안내하고, 차량 가격, 탁송료, 취등록세 및 이전 대행 수수료 이외 기타 부대비용을 받지 않는다.

/이연주 에디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