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계란 후라이 먹고 후식으로 사과까지 먹으면 사치라고요?"

더 비비드 2024. 7. 23. 09:49
외식 물가에 밥상 물가까지.. 큰 폭 오름세

“과일이 왜 이렇게 비싸?”

요즘 마트에서 장을 보다 보면 자연스레 나오는 소리다. 만원 짜리 한장으로는 딸기나 사과 한바구니 사기조차 어렵다. 과일 물가 상승률이 32년만에 최고치를 찍으면서 '후르츠 쇼크'라는 말도 나온다. 과일만 오른 건 아니다.

달걀, 채소 등 신선 식품 가격 오름세 유독 가파르다 보니 밥상 물가에 비상이 걸렸다. 외식 횟수를 줄이고 허리띠를 졸라메던 이들에게 이젠 집밥 먹는 것도 무서울 지경이 됐다.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사진=게티

6일 통계청이 발표한 소비자물가동향에 따르면, 지난 2월 소비자물가지수는 113.77로 1년 전보다 3.1% 올랐다. 작년 8~12월 3%를 웃돌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지난 1월 2.8%로 낮아졌다가 한 달 만에 다시 3%대로 올라선 것이다. 특히 과일 물가는 41.2% 올라 32년 5개월 만에 최대 상승폭을 기록했다. 신선 채소 물가는 전년보다 12.3% 올라, 지난 11개월 사이 상승 폭이 가장 컸다.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71% 올라 작년 10월(74.7%) 이후 4개월 만에 70%대 상승률로 돌아갔다. /사진=게티

사과는 전년 동월 대비 71% 올라 작년 10월(74.7%) 이후 4개월 만에 70%대 상승률로 돌아갔다. 국가통계포털에 수치가 등록된 지난 1981년 1월 이후 역대 세 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배 역시 61.1% 올라 1990년 12월(63.5%) 이후 33년2개월 만에 상승폭이 가장 높았다. 복숭아(63.2%)의 경우 통계가 작성된 1976년 이래 가장 크게 올랐다. 이외 귤은 전년 동월 대비 78.1% 상승해 28년 4개월 만에, 감(55.9%)은 30년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나타냈다.

과일 상승률은 3월 들어서도 멈추지 않고 있다. 6일 한국농수산물유통정보(KAMIS)에 따르면, 사과 10개 가격은 2만9600원으로 한 달 전보다는 17.5%, 전년보다는 30% 넘게 올랐다. 배 10개 가격은 4만3610원으로 전년보다 무려 60% 넘게 상승했다.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다보니 식사비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사진=게티

달걀 가격도 계속 오르고 있다. 달걀 30알(6694원)은 지난달보다 13% 올랐다. 오이, 애호박, 시금치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밥상을 책임졌던 국산 채소 가격도 급등했다. 오이(가시계통)는 10개에 2만3547으로 한 개에 2350원 정도다. 애호박은 1개에 2712원, 시금치 한 단(500g)에 4220원이다. 이는 그나마 1개월 전(5450원)보다 29% 정도 하락한 수치다.

밥상 물가가 크게 오르다보니 식사비 지출도 큰 폭으로 늘었다. 통계청에 따르면, 전체 가구 소비지출은 작년 월평균 278만9000원으로 전년 대비 5.7% 늘었지만 이 중 식사비 지출은 월평균 40만7000원으로 7.9% 증가했다.

정부는 작년부터 물가 안정을 위한 고물가 대책을 내놓고 있다. 식품업체들에는 가격 상승 자제를 요청하고 있다. 3∼4월 농축수산물 할인지원에 600억원을 투입하고, 마트의 수입 과일 직수입을 확대하기로 했다. 수입 과일 3종(만다린·두리안·파인애플주스)에 대해 추가 관세 이하를 적용하기로 했다. 비상수급안정대책반을 가동, 품목별 동향을 매일 모니터링하기로 했다. 과일과 농산물 담당 주무 부처인 농식품부는 매일 물가 점검, 대책 회의를 열어 물가 상황을 집중 점검할 계획이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