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엔비디아 지금이라도 살까" 레이 달리오·돈나무 언니의 답변은?

더 비비드 2024. 7. 23. 09:50
투자 거물들의 반도체 투자

주식 시장에선 인공지능(AI) 독주가 이어지고 있다. 챗GPT가 촉발한 초거대 AI 열풍이 첨단 반도체를 만드는 회사 주가를 거침없이 끌어올리고 있다. 대표주자는 엔비디아다. 작년 239% 폭등한 주가는 올들어서도 80% 넘게 더 뛰면서 다른 빅테크 기업을 압도하고 있다. 엔비디아 주가는 8일 900달러를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수익 실현을 위해 엔비디아 주식을 파는 이들이 있는가 하면, 지금이라도 추격매수를 해야할지 고민하는 이들도 있다. 월가 거물 투자자 사이에서 엔비디아는 논쟁 대상이다. 여전히 매력적인 투자처라는 의견이 있는 반면, 주가가 너무 올라서 급락에 대비해야 한다는 소리도 나온다. 작년 4분기 투자 거물들은 어떤 선택을 했을까.

켄 피셔(Ken Fisher)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 /피셔인베스트먼트

성장주 투자의 대가 필립 피셔(Philip A. Fisher)의 아들 켄 피셔 피셔인베스트먼트 회장은 작년 4분기 반도체 기업 투자 비율을 늘렸다. 피셔인베스트먼트 2023년 4분기 투자 보고서를 보면, AMD(57만주)는 전분기 대비 0.44%, 브로드컴(7만7000주)은 0.20%, 엔비디아(59만2000주)는 0.12% 비중을 늘렸다. 엔비디아는 피셔인베스트먼트 포트폴리오에서 6번째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창업자 레이 달리오(Ray Dalio).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헤지펀드의 대부’ 레이 달리오가 설립한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는 소비재주를 팔고, ‘매그니피센트7(M7)’으로 불리는 7개 빅테크(마이크로소프트 애플 엔비디아 알파벳 아마존 메타 테슬라)의 상승세에 올라탔다. 브리지워터 어소시에이츠 2023년 4분기 투자 보고서를 보면, 브리지워터는 M7 중에서도 인공지능(AI) 최대 수혜주로 꼽히는 엔비디아를 22만381주 매입했다. 기존 보유량(4만8000주)의 네 배 넘는 주식을 추가로 사들인 것이다.

억만장자 투자가 스탠리 드러켄밀러. /CNBC 캡처

억만장자 스탠리 드러켄밀러가 개인 자산을 투자하는 듀케인패밀리오피스는 작년 4분기 투자 보고서에 따르면 엔비디아 주식을 25만7000주 팔았지만, 같은 기간 엔비디아 콜(매수) 옵션을 49만 계약 매수했다. 콜 옵션은 정해진 시점에 미리 정한 가격으로 사들일 수 있는 권리를 말한다. 일부 주식은 팔아 차익을 실현하고, 향후 가격 상승에 베팅해 미리 정해둔 저렴한 주가로 다시 매수할 수 있는 권리에 투자한 것이다.

엔비디아 로고. /엔비디아

영화 '빅쇼트'의 실제 모델로 2008년 금융위기를 예측했던 마이클 버리의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반도체주에 대한 부정적인 입장을 거둬들였다. 작년 3분기 반도체주 ETF(아이셰어스 반도체 ETF)의 풋(매도) 옵션 10만 계약을 매수했다. 앞으로 반도체주 가격이 하락하리라 보고, 지정된 가격에 주식을 팔 수 있는 풋 옵션을 사모은 것이다. 하지만 사이언 애셋 매니지먼트는 지난해 4분기에 풋 옵션 10만 계약을 모두 팔았다.

엔비디아를 외면하는 투자 거물도 있다. 미국 헤지펀드 거물인 데이비드 테퍼의 애팔루사 매니지먼트도 엔비디아를 23만5000주 팔았다. 반면 마이크로소프트(6만5000주)와 아마존(20만주)은 사들였다.

캐시 우드(Cathie Wood) 아크인베스트먼트 CEO. /TED 캡처

‘돈나무 언니’로 불리는 캐시 우드 최고경영자(CEO)가 이끄는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작년 3분기 엔비디아 주식을 7만1000주 매도한 이후, 이어서 4분기에도 엔비디아 주식을 7만7000주를 정리했다. 아크인베스트먼트는 올해 들어서도 엔비디아를 계속 팔고 있다. 캐시가 '엔비디아가 지나치게 비싸다'고 말한 날인 지난달 26일 아크 유전공학 ETF를 통해 엔비디아 2724주를 매도했다. 다음날에도 엔비디아 6690주를 정리했다. 5일에는 아크 자율주행 및 로봇공학 ETF를 통해 엔비디아 1985주를 매도했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