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지금 증시, 가짜 상승일 가능성 있어”

더 비비드 2024. 7. 17. 09:29
베어마켓 탈출하나

글로벌 주식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정리해 드리는 ‘월스트리트 시시각각’. 오늘은 미 증시 최신 동향을 분석했습니다.

/플리커

S&P500이 작년 10월12일 고점 대비 25% 떨어진3577을 바닥으로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월가에서는 고점에서 20% 떨어지면 베어마켓(약세장)이라고 부르고, 저점에서 20% 오르면 불마켓(강세장)이라고 부르는데요. 각각 곰이 내리찍는 모습과 황소가 뿔을 치켜드는 모습을 비유한 것입니다.

작년 10월 저점 대비 20% 오르는 것은 S&P500 기준으로 4292입니다. 지난 8일 S&P500은 4293을 기록하면서 이 지점을 넘어섰습니다. 이후 베어마켓을 탈출해서 불마켓으로 가는 건지를 두고 월가에서 다양한 의견이 제기되고 있습니다.

다우존스마켓데이터에 따르면, 이번 베어마켓은 248거래일 동안 계속됐습니다. 이는 1948년 5월15일 끝난 베어마켓이 484거래일 동안 계속된 것 다음으로 가장 긴 베어마켓입니다. 그간 베어마켓은 평균 142거래일 동안 지속됐습니다.

한편 골드만삭스의 분석가 라이언 헤먼드와 데이비드 코스틴 등은 최근 보고서에서 AI(인공지능)로 인해 전반적인 기업들의 주당순이익(EPS)이 좋아지면서 S&P500의 공정 가치가 최소 5%에서 최대 14%까지 추가로 오를 수 있다고 했습니다. 기본 시나리오에선 9% 정도 추가 상승 여력이 있다고 봤습니다. S&P500 기업에 투자하면 앞으로 최소 5%, 최대 14%, 기본적으로 9%의 상승이 기대된다는 얘기입니다. 이들은 “경제 전반의 생산성이 늘어나면 S&P500기업들의 매출과 실적이 개선될 것”이라며 “심지어 AI 발전에 직접적인 연관이 없는 기업들도 수혜를 입을 수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리커

다만 베어마켓에서 가짜 탈출과 진짜 탈출을 구별해야 한다는 얘기가 있습니다. CFRA의 전략가인 샘 스토벌이 지난달 트위터에 올린 자료에 따르면, 2000년 닷컴 버블 붕괴 후에 S&P500은 20%가 오르는 가짜 베어마켓 탈출을 2번이나 겪었습니다. 각각 고점 대비 36.8%, 47.8% 떨어진 지점에서 20% 반등이 나타났었죠. 최종적으로 고점 대비 49.1%나 폭락한 후에야 진정한 바닥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서브프라임 위기가 닥친 2007년에도 고점 대비 51.9% 하락한 후에 20% 상승하는 가짜 탈출이 있었습니다. 그후 고점 대비 56.8% 떨어진 지점에서 진짜 탈출에 성공했습니다.

더구나 주가가 직전 고점인 작년 초 수준으로 돌아가기에도 아직 갈 길이 멉니다. JP모건자산운용 분석에 따르면 5월 말 S&P500 수준(4180)에서 작년 1월 초 고점인4797로 돌아가려면 1년 동안에 16.4%나 상승해야 합니다. 물론, 만약 불마켓이 돌아오면 높은 주가 상승을 기대할 수는 있습니다. JP모건자산운용이 과거 자료를 따져봤더니 불마켓에서 S&P500은 평균 51개월 동안 162%의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현재 상승세가 주요 빅테크 기업들을 중심으로 일부 종목만 상승해서 나타난 모습이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습니다. 현재 S&P500은 시가총액 1~2위인 애플과 마이크로소프트(MS), 그리고 엔비디아, 페이스북의 메타, 아마존, 테슬라, 구글의 알파벳 등 7대 테크주가 주도하고 있습니다. 여기에 넷플릭스도 넣어서 ‘메가캡-8’이라는 말이 월가에서 등장(야데니 리서치가 만든 말)했는데요.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올 들어 S&P500이 11% 오르는 동안 이들 7대 테크주는 53% 올랐습니다. 이들을 제외한S&P500의 493개 종목의 상승률은 0%에 그쳤습니다.

/플리커

LPL파이낸셜의 전략가 애덤 턴퀴스트는 월가의 격언인 ‘5월에 팔고 떠나라’와 달리 실제로는 6월 증시가 안 좋기 때문에 4200으로 돌파한 S&P500이 계속 상승 동력을 갖고 있을지에 대해 의문이라고 말했습니다. 여름 휴가로 시장이 부진해지는 소위 ‘준 순(June Swoon)’에 들어간다는 것이죠.

LPL 파이낸셜 분석에 따르면, 1950년 이후 S&P500의 월별 수익률을 내면 6월에 평균 0.0%, 중간값 0.1%로 5월(평균 0.2% 상승)보다 낮습니다. 상승장이 나타날 확률은 54.8%입니다.

특히, 최근 상승세가 강했던 테크 섹터만 놓고 보면 이런 현상이 더 강합니다. 1990년 이후 월별 수익률을 내 보면, 테크 섹터는 6월에 평균 0.0% 수익률을 보였습니다. 중간값은 -1.7%였습니다. 또 상승장이 나타났던 경우는 42.2%였습니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