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7. 17. 09:28ㆍ밀레니얼 경제
어려움 겪는 외식업계 M&A
최근 국내 인수합병(M&A) 시장에 외식 기업 매물이 쌓이고 있다. 주로 패스트푸드 업체들이 많다. 맥도날드, 버거킹, 맘스터치, 바스버거 등 햄버거 브랜드 외에 피자나라치킨공주, 매드포갈릭 등 외식 기업들이 새 주인을 찾고 있다. 하지만 진행이 여의치 않다. 최근M&A 시장을 점검했다.
과거 외식 기업들은 M&A(인수합병) 시장에서 사모펀드(PE)들이 투자를 선호하는 업종이었다. 매출이 나오는 업종이라 현금 흐름이 좋고, 식자재 구매처를 변경하거나 인력을 조정하는 등으로 구조를 개편해 이윤을 늘리기에 용이한 업종이기 때문이다. 유니슨캐피탈코리아(UCK)는 2014년 음료 프랜차이즈인 공차를 인수해 브랜드를 키운 뒤 2019년 6배 차익을 보고 매각한 사례가 있다.
하지만 코로나 이후 높은 인플레이션 상황이 벌어지면서 얘기가 달라졌다. 올라간 식자재 가격과 인건비 등이 매각의 걸림돌이 되고 있는 것이다. 여기에 금리 상승까지 겹치면서 이익 내기는 더욱 어려워졌다. 금융정보 서비스 업체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글로벌마켓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국내 식음료 기업에 대한 PEF 투자는 2019년 13억원에서 2020년 3100억원으로 폭발적으로 늘어난 후 2022년 1100억원으로 감소했다. 특히 올해 1분기에는 식음료 기업 거래가 전혀 없었다.
지난해 이후 거래가 성사된 식음료 기업 M&A 사례는 KFC뿐이다. 2017년 외국계 PE인 CVC캐피털로부터 500억원에KFC를 인수한 KG그룹은 지난 4월 국내 PE인 오케스트라PE에 600억원 안팎에 매각했다. 하지만 이 역시 매도자 입장에서 성공한 거래라고 하긴 어렵다. 시장에선 당초 인수 예상가가 1000억원에 달했는데, 그보다 400억원이나 가격을 낮추고서야 거래가 성사됐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매물만 쌓이고 있다. 예를 들어 도넛 브랜드 ‘노티드’ 등 11개 외식 브랜드를 운영하고 있는 지에프에프지(GFFG)는 최근 수제버거 브랜드‘다운타우너’ 매각에 나섰다. 다운타우너는 지난 2016년 문을 연 수제 햄버거 브랜드로 서울 청담동, 한남동 등 7곳에 직영 매장을 가지고 있다. 지난해 매출은 156억원, 당기순이익은 7억원으로 GFFG가 운영하는 브랜드 중 유일하게 흑자를 냈지만 매각을 추진하고 있다. GFFG 측은 “원자재 값 폭등 상황에서 잘할 수 있는 브랜드에 집중하기 위해 매수를 원하는 곳을 찾아 개별 매각을 진행하고 있다”고 했다.
매매는 안되는데 매물만 쌓이면서 파는 쪽과 사는 쪽의 기대 가격 차이만 커지고 있다. 동원산업이 매수 의향을 보이며 거래 급물살을 탔던 한국맥도날드의 경우도 초반엔 인수 예상가가5000억원에 달할 것이란 말이 나왔지만 동원산업이 더 낮은 가격을 제시하며 협상이 결렬된 것으로 알려졌다.
시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동원산업은 5000억원의 절반 수준도 되지 않는 2000억원 수준의 가격을 제시한 것으로 전해졌다. 맥도날드는 글로벌 브랜드라 인수 후 본사에 지속적으로 지급해야 하는 로열티가 있고, 재료 공급처를 마음대로 바꿀 수 없는 등 엄격한 정책도 있어 보다 보수적으로 가격이 책정된 것으로 전해졌다.
자본시장 한 관계자는 “점점 오르는 인건비와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글로벌 고금리 기조로 돈줄이 마르는 상황은 매수자들의 제시 가격을 더욱 떨어뜨리고 있다”며 “시중에 돈이 넘칠 때는 각종 문제를 감수하고라도 투자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계산을 더 해보게 된다”고 했다.
/김효인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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