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화문 시민들에게 ‘중산층의 기준’에 대해 물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영지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민 인터뷰 시리즈 ‘꼬집기’를 게재합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지난 겨울. 가파르게 오른 난방비로 ‘난방비 폭탄’이라는 말까지 나왔습니다. 정부는 취약계층에게 최대 59만원까지 난방비를 지원한다고 발표했는데요. 이어서 ‘중산층’에게도 난방비를 지원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했지만 지지부진합니다. 중산층의 기준을 어떻게 설정할 것인지가 문제였습니다.
OECD에서는 가장 가운데 있는 중위소득을 중심으로 75~200% 사이에 있는 소득을 중산층이라고 정의하고, 우리나라 통계청은 중위소득의 50~150%를 버는 소득 집단을 중산층으로 봅니다.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부채없는 30평대 아파트, 월급 500만원 이상, 자동차 2000cc이상, 통장잔고 1억원 이상, 해외여행 1년에 1회 이상’이라는 기준이 떠돌고 있는데요. 광화문 거리에서 만난 시민들에게 중산층의 기준에 대한 생각을 물었습니다.
<영상으로 내용 바로 확인>
◇이 정도면 나도 중산층일까?
정부의 ‘중산층 난방비 지원’에 대한 의견을 들어봤습니다. 이창규 님은 “돈이 있으니까 난방을 했을 것”이라며 중산층 난방비 지원을 반대했습니다. 김정애 님은 “요즘은 중산층도 저축을 못 하고 살만큼 힘들다”면서 지원 정책을 반겼는데요. 대체로 중산층에 대한 난방비 지원을 반대하는 의견이 우세했습니다.
스스로 중산층이라고 생각하는 사람은 많지 않았습니다. 이병애 님은 “수우미양가 중에서 ‘미’가 중산층이라면 나는 ‘양’이다”라고 표현했습니다. 정누리 님 역시 “식당에서 메뉴를 고를 때 가격을 보고 고민한다”며 자신이 중산층보다 낮은 층위에 있다고 설명했는데요. 임지안 님은 “서울 종로구에서 살고 있다는 점에서 우리 집이 중산층에 속한다고 생각한다”고 답했습니다.
시민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엔 어떤 항목이 있을까요. 사업을 운영한다는 이상재 님은 ‘월급 500만원 이상’을 꼽았는데요. 대학생인 이하은 님은 “배달비 걱정 없이 음식 시켜 먹는 사람”이라며 일상생활에서 볼 수 있는 상황을 제시했습니다. 이창규 님은 ‘국가지원금’을 기준으로 삼았습니다. ‘국가 장학금’ 등 지원정책의 혜택을 받지 않는 계층을 중산층으로 규정했죠.
<좀 더 자세한 답변 영상으로 확인>
10년, 20년 전에도 ‘중산층의 기준’을 다룬 칼럼·기사가 있었습니다. 세대를 불문하고 많은 이들이 중산층의 기준을 궁금해하는 현상에 대해 이하은 님은 ‘경쟁’을 이유로 들었는데요. ‘사회 안에서 자신의 위치를 가늠해보려는 욕구’라는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김예진 님은 “사는 게 힘드니까”라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2020년 기획재정부가 발간한 ‘청년 희망사다리 실태조사’ 보고서를 보면 우리나라 청년(19~34세)의 59.2%가 노력을 해도 계층이동이 불가능하다고 생각하는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76세 이병애 님의 생각도 다르지 않았습니다. 빈부 격차가 너무 심해서 계층이동이 어렵다는 것이죠. 반면 이상재 님은 “집이 경매로 넘어간 적도 있지만 다시 딛고 일어서면 기회가 오더라”며 자기 경험을 들어 청년들에게 포기하지 말라는 메시지를 전달했습니다.
◇돈 잘 쓰는 사람
<기사로 다 담지 못한 내용 영상으로 확인>
시민들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사람들이 생각하는 중산층의 기준이 점점 높아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SNS가 우리 눈을 너무 높여버린 건 아닐까요. 다른 사람의 피드를 보다 보면 기념일마다 오마카세 정도는 가줘야 하고, 여름휴가로 풀빌라 정도는 가줘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게 당연하게 느껴집니다.
삼성생명은퇴연구소가 1030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보면, 자산규모 1억원 이하에선 충동구매 경험 비율이 80%인 반면 10억원 이상에선 64%에 그쳤다고 합니다. ‘영수증을 평소 잘 챙긴다’는 비율도 월 소득 1,000만원 이상에선 87%로 높았지만 월 소득 200만원 이하는 65%에 불과했습니다. 한마디로 ‘돈을 잘 모으는 사람은 돈을 현명하게 관리하는 사람’이란 결론이죠.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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