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님 도움 없이 내 집 마련 언제쯤 가능할까? 용산에서 시민들에게 물었습니다
궁금한 점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영지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시민 인터뷰 시리즈 ‘꼬집기’를 게재합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8년간 묵혀둔 주택청약통장을 해지해야 하나 고민이 됩니다. 당첨된다고 해도 집값을 낼 수 없을 테니 차라리 그 돈을 다른 데 쓰는 게 낫겠다는 현실적인 이유 때문이죠. 실제로 많은 이들이 비슷한 선택을 하고 있습니다. 한국부동산원이 청약홈에 공개한 자료를 보면 청약통장 가입자 수는 2022년 6월 2703만 1911명을 기록한 이후 7개월 간 꾸준히 감소하고 있습니다.
‘내 집 마련’은 남의 얘기처럼 느껴집니다. 지난 12월 국토교통부가 발표한 2021년 주거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전국 주택 자가 보유율은 60.6%였습니다. 급여생활자가 수도권에 내 집을 마련하기까지 월급을 한 푼도 쓰지 않고 10.1년이 걸린다는 분석 결과도 있죠. 내 집 마련은 정말 뜬구름 잡는 소리인 건지, 거리에서 시민들과 함께 이야기를 나눠 봤습니다.
<영상으로 내용 바로 확인>
◇내 집 마련, 언제쯤 가능할까?
내 집 마련에 대한 생각은 개인이 처한 상황에 따라 조금씩 달랐습니다.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60만원인 원룸에 자취하고 있다는 기덕 님은 “전·월세로 살면 돈이 계속 나간다”며 내 집 마련이 꼭 필요하다고 답했는데요. 전순용 님은 네덜란드에 사는 친구를 예로 들며 “장기 렌트 정책이 마련돼 있다면 굳이 내 집 마련할 필요 없다”는 의견이었습니다.
언제쯤 내 집 마련을 할 수 있을까? 25세 곽소의 님은 자신없는 목소리로 “35살쯤?”이라며 갸우뚱했는데요. 아직까지는 ‘내 집 마련’이라는 말이 멀게 느껴지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조우현 님은 “집을 마련하려고 너무 열심히 살다 보면 삶을 즐기지 못할 것”이라고 답했습니다. 이어 “차라리 월세를 살다가 삶을 마무리하겠다”며 쓴웃음을 지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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십수 년 전까지만 해도 소위 ‘영끌(영혼까지 끌어모으다)’해서 무리해서라도 대출을 받아 집을 사는 전략이 통했는데요. 이제는 주택청약통장까지 외면받는 처지가 됐습니다. 정희춘 님은 “이미 집을 가지고 있는 부유층은 집을 사기 쉽고, 실제로 집이 필요한 실소유자들은 오히려 내 것 하나 사기도 어려워졌다”며 부동산 정책 방향을 꼬집었습니다.
좋은 집의 기준을 물었더니 시민들의 눈빛이 반짝였습니다. 김서현 님은 질문이 끝나기가 무섭게 ‘위치’라고 답하며 “교통편이 중요하다”고 설명을 덧붙였습니다. 그 외에 치안, 조망권, 층수, 자연재해 안전성, 내진설계 등을 꼽은 시민들도 있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내 집 마련’의 의미를 물었습니다. ‘뜬구름 잡는 얘기’, ‘막막한 숙제’, ‘언젠가 이룰 꿈’, ‘평생 갚아야 할 빚과 함께하는 보금자리’, ‘다음 목표를 가기 위한 장치’ 등 저마다 평소 가지고 있던 생각을 털어놓았습니다.
한 시민은 처음 내 집에 들어간 날 아들이 거실에서 바깥 풍경을 보면서 "아빠, 이제 우리 성공한 거에요?" 물어 울컥했다고 하는군요.
◇내 집 마련의 꿈
<기사로 다 담지 못한 내용 영상으로 확인>
시민들과 대화할 때마다 ‘급여생활자가 수도권에 집을 마련하기까지 걸리는 기간’을 가늠해보자는 말로 포문을 열었는데요. 답은 10.1년이었는데 대부분의 시민들이 20~30년이라고 추측했습니다. 내 집 마련이 그만큼 비현실적으로 느껴진다는 심리가 반영된 답변일 테죠.
언젠가부터 ‘집’은 생활 공간의 의미보다는 ‘재테크 수단’으로서의 역할이 커졌습니다. 많은 이들이 ‘내 집 마련’의 꿈을 포기할 수 없는 이유는 ‘집’의 본래 의미, ‘보금자리’를 마련하고 싶다는 바람 때문이지 않을까요. 맘 놓고 편히 쉴 집 하나만큼은 누구나 현실적으로 꿈꿀 수 있었으면 합니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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