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순간

"집값 하락 걱정 없는 공유 부동산, 지내본 소감은요"

더 비비드 2024. 6. 27. 13:51
별장 소유권을 1/12로 나눈 스테이빌리티

궁금한 점이 생기면 참지 못하고 해결해야 하는 영지 기자가 직접 물어봤습니다. 여러분의 궁금증을 해소하는 ‘꼬집기’를 게재합니다. 이번 꼬집기(記) 에선 신개념 세컨드하우스 ‘공유별장’이란 개념을 도입한 ‘스테이빌리티’의 정민혁 대표를 만났습니다. 영상을 통해 확인하시고 ‘구독’과 ‘좋아요’ 부탁드려요!

휴가 숙소를 고를 때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이어야 한다'는 의견에 공감할 수 없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친구들과 떠나는 휴가를 앞두고 계획할 것이 참 많습니다. 언제, 어디로 떠날지, 옷을 어떻게 맞춰 입을지도 정해야 하죠. 그중에서도 가장 심혈을 기울인 것은 숙소입니다. 오랜만에 다 같이 모였으니 수영장을 배경으로 예쁜 사진을 꼭 남겨야 한다는 의견이 대세였죠.

숙소를 고를 때 ‘사진’을 중요하게 생각하는 이유가 궁금해졌습니다. 사람들이 왜 사진이 잘 나오는 곳을 매력적이라고 여기며 비싸거나 거리가 멀어도 찾아가는지 알아보기로 했는데요. 이러한 궁금증을 풀기 위해 2개월 치 예약이 10분 만에 마감되는 풀빌라 숙소를 만든 스테이빌리티 정민혁 대표를 만나봤습니다. 그 전에 서울숲에서 시민들을 만나 숙소를 고르는 기준과 사진 잘 나오는 곳을 찾아가는 이유를 들어봤습니다.

◇대형 프랜차이즈가 따라잡을 수 없는 포토존

화보 촬영에 한창인 모델견 우피의 보호자에게 휴가 계획을 물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마침 사진을 찍고 있던 20대 남성 시민을 만났습니다. 알고 보니 화보 촬영에 한창인 모델견 우피의 보호자였는데요. 휴가 계획을 묻자 수영장이 있는 호텔에서의 호캉스를 즐길 예정이라고 했죠. 많은 사람들이 수영장 딸린 숙소를 찾는 이유로는 ‘SNS’를 꼽았습니다. 자기만족과 약간의 과시를 즐기는 문화가 프리미엄 숙소를 예약하도록 부추긴다는 것이죠.

댄스 동영상을 찍으러 나온 댄서들에게도 사진의 중요도에 대해 물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댄스 동영상을 찍으러 나온 댄서들에게도 사진의 중요도에 대해 물었습니다. 여성 댄서는 망원동 한강 수영장에서 찍은 사진이 매우 만족스러웠다며 기왕이면 여행을 갈 때 사진을 잘 찍는 사람과 함께 가고 싶다고 했는데요. 반면 남성 댄서는 사진보다는 경험 자체가 더 중요하다는 의견을 밝혔습니다.

서울숲을 구경하러 나온 산림학과 학생들 역시 사진 잘 나오는 숙소가 중요하다고 답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서울숲을 구경하러 나온 산림학과 학생들을 만났는데요. 사진 잘 나오는 숙소가 중요하냐는 질문에 4명 모두 소리 높여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SNS에 사진 한 장으로 기록할 수 있도록 여행지와 숙소를 고른다며 그네·통창·해먹 같은 독특한 인테리어 요소를 눈여겨본다고 했죠.

20대 여성 시민이 꼽은 최고의 포토존은 '인피티티 풀'이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해외로 휴가를 가고 싶지만 PCR 규제로 고민 중이라는 20대 시민을 만났습니다. 평소에 사진이 잘 나왔던 공간을 묻자 어김없이 ‘수영장’이란 답이 나왔는데요. 유리로 물을 가둬 물속에서도 주변 풍경이 보이는 ‘인피니티 풀’에서 숲이나 바다를 배경으로 사진을 찍었을 때 가장 만족스러웠다는군요.

◇집값을 밥값처럼 ‘N 분의 1’할 수 있다면

제주 달리야드, 경주 사시산색 등의 독채 펜션을 개발한 스테이빌리티 정민혁 대표를 만났습니다. 정 대표가 만든 숙소들은 사진 잘 나오는 곳으로 입소문을 타 1박에 40~115만원대로 높은 숙박비에도 불구하고 예약 문의가 줄을 잇는데요. 정 대표는 순찰 관리 서비스, 대학생 익명 커뮤니티 앱, 광고 대행사 등을 창업한 연쇄 창업가입니다. 2021년부터는 빈집과 빈 땅을 개발해 공간을 재창출하고 있습니다.

정 대표는 광고·콘텐츠 업계에 종사하며 매일 새로움을 찾아야 한다는 부담감에 시달렸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Q.광고·콘텐츠 분야에서 ‘건축’으로 전향한 가장 큰 이유는 무엇인가요?

“광고대행사를 운영하며 콘텐츠 분야의 한계를 많이 느꼈습니다. 사람들이 어떤 단어에 움직일지 항상 촉각을 곤두세워야 했고, 순간의 창의성이 성과를 좌우했죠. 건축은 누적되는 분야라는 점에서 매력적이었습니다. 한 채 한 채를 완성해갈수록 노하우가 쌓이고 다음 프로젝트를 성공할 가능성이 점점 더 커지니까요.”

공사를 앞둔 건물을 향해 '멋지게 만들어 주겠다'고 다짐했던 일화를 들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Q.어떤 일부터 시작했나요?

“더 이상 사람이 살지 않는 집을 살아있는 공간으로 리모델링하기로 했습니다. 빈집이나 폐공간을 카페로 바꾸는 일을 주로 맡았는데요. 아무리 핫한 카페라도 그 인기가 6개월을 채 넘기지 못하고 쿨해졌죠. 꾸준히 수익을 내는 방법을 고민하다 ‘숙소’의 희소성과 부가가치에 주목했습니다. 풀빌라 같은 숙소는 하루에 50~100만원의 큰 금액을 내고 한정된 인원만 이용할 수 있기 때문이죠.”

Q.사람들은 왜 숙소를 찾을 때 사진이 잘 나올만한 공간인지를 따질까요?

“여행을 떠나는 이들은 평소에 하지 않는 경험을 기대하기 마련입니다. 보통 가정집 창문은 통창보다는 새시를 놓죠. 수영장이나 해먹을 설치한 집도 흔치 않을 겁니다. 여행지 숙소에서 새로운 경험을 하는 순간 기록으로 남기고 싶어지죠. 경험을 기록하는 수단으로서 ‘사진’에 높은 가치를 부여한다고 생각합니다.”

수영장·통창·해먹이 있는 숙소를 찾는다는 시민들의 의견을 정 대표에게 전했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Q.수영장·통창 같은 인테리어 요소들은 유행을 타지 않나요?

“건축을 배울 때 제일 처음 배운 단어가 ‘차경’입니다. 경치를 빌린다는 뜻인데요. 집 한 채를 그저 건물 하나로 볼 것이 아니라 주변 경관과 함께 어우러지는 것으로 봐야 하는 이유죠. 차경은 옛 선조들이 건축물을 지을 때부터 중요시했던 개념입니다. 현대식으로는 통창으로 구현되고 있어요. 통창이 큰 숙소는 봄·여름·가을·겨울 달라지는 풍경에 따라 액자가 달라지죠.”

경치를 빌린다는 뜻의 '차경'은 예나 지금이나 건축에서 중요한 개념이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Q.제주 달리야드, 경주 사시산색 등이 1박에 60만원대로 꽤 비싼데 사람들은 왜 그곳을 찾아갈까요?

“만족할 것이란 확신이 생기기 때문일 거예요. 이 공간에 머물 때 어떤 느낌이 들 지 짐작할 수 있도록 3D 조감도를 실사와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 공식 SNS 계정에 올려둡니다. SNS 게시글에 대한 사람들의 반응을 데이터화해 다음 숙소 개발에 활용하죠. 그렇게 사람들이 원하는 숙소를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공간에 머물 때 어떤 느낌이 들 지 짐작할 수 있도록 3D 조감도를 실사와 거의 동일하게 만들어 공개한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SNS에 업로드한 숙소 관련 콘텐츠에 달린 사람들의 반응을 모으면 데이터가 된다. /꼬집기 '스테이빌리티편' 캡처

Q.최근엔 ‘공유 별장’을 기획하고 있다고요.

“여행지에서 만난 숙소가 ‘내 집이 됐으면’ 했던 생각을 현실화해보기로 했어요. 먼저 별장이 지어질 입지를 선정한 후 예상 디자인을 구현한 3D 조감도를 SNS를 통해 공개합니다. 별장을 공동으로 소유할 12명이 모여 마련된 출자금으로 공사에 착수하죠. 각각의 공유별장마다 유한책임회사의 형태로 운영되고 12명의 공동 소유자들은 1년에 30박씩 묵을 수 있는 권한을 동일하게 가집니다. 일종의 주주같은 개념이죠. 여기에서 저희가 받는 돈은 공사 전 출자금과 관리비, 소유권 양도 시 발생하는 거래 수수료입니다."

왼쪽에서 이미지의 출처, 저작권 표시, 설명 등을 입력하세요.



/이영지 에디터

300x25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