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순간

올림픽 비인기 종목에 인생을 건 26살 청년이 받는 연봉

더 비비드 2024. 6. 25. 10:53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의 하루

국가대표 다이빙 선수 우하람. /이들의 선수 캡처

우리나라에서 다이빙은 비인기종목으로 꼽힌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니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다이빙 불모지에서 희망의 불씨를 보여준 청춘이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하나의 은메달과 세 개의 동메달을 거머쥔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이다. 올림픽 다이빙 종목에서 예선 통과도 못하는 나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그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올해 26살인 우하람 선수는 11년차 대한민국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다. 그는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3개의 은메달과 5개의 동메달을 땄고,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다이빙 선수 최초의 결선 진출’, ‘대한민국 최초의 싱크로나이즈드 결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다이빙 선수 최초’의 주인공

우 선수는 이른 아침부터 훈련장으로 향했다. /이들의 순간 캡처

매일 아침 그는 태극 마크가 박힌 가방을 들고 진천 선수촌에 있는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의 사전에 쉬엄쉬엄은 없다.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오전 훈련을, 3시부터 6시까지 본 훈련을 진행합니다. 보통 훈련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일찍 와서 새벽 체조를 합니다.” 말 그대로 밥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하루 종일 운동만 하는 일정이다.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등 다이빙에도 여러 종목이 있다. 한때 그는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두 종목에 촐전했지만 도쿄올림픽 이후로는 3m 스프링보드만 주력으로 훈련한다. “둘을 병행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많이 가요. 부상도 좀 생기고요. 이제는 하나에 주력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작년에 허리 부상을 입은 그는 허리를 푸는 운동부터 했다. “다이빙 선수들은 경추 쪽에 무리가 많이 가요. 아무래도 많이 구부리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요. 서른 다섯까지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컨디션을 각별하게 관리하는 편입니다.”

우 선수는 방과 후 수업으로 다이빙을 시작했다. /이들의 순간 캡처

다이빙은 초등학교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선수가 꿈이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이빙 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아요.”

꿈이 아니었는데도 최고를 찍은 덴 삶에 대한 남다른 태도가 한 몫 했다. “꿈이어서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어쨌든 최고의 위치에 가고 싶어서 노력하는 것일 텐데. 큰 목표를 하나 세우고, 그 아래 부가적으로 작은 목표를 하나 하나 세우면서 그걸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모든 걸 쏟아 붓는다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몸에 새긴 타투의 비밀

그의 등에는 오륜기가 새겨져 있다. /이들의 순간 캡처

푸르고 깊은 물과 마주해야 하는 다이빙대. 그 위에 올라선 그의 표정이 묘하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냐 묻곤 하는데, 생각을 많이 할수록 어려워요. 저는 오히려 그 순간에 너무 집중해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래서 운동하고 나면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요.

18년째 다이빙대에 오르는 중이다. 주변으로부터 ‘지겹지 않냐’는 질문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다. “저는 지겹다 거나, 재미가 없다 거나 그만두고 싶다 거나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운동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메달을 따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들 것 같아요.”

그에게는 올림픽 메달이라는 간절한 꿈이 있다. /이들의 순간 캡처

실업팀에 소속된 다이빙 선수들의 연봉은 6000만원~7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장의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우 선수의 등에는 파도가 오륜기를 뒤덮고 있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오륜기(올림픽)은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무대입니다. 올림픽 메달을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움직이고, 더 부지런히 훈련에 임하는 것 같아요.”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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