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의 하루
우리나라에서 다이빙은 비인기종목으로 꼽힌다. 다른 스포츠에 비해 인지도가 떨어지니 대중들의 관심 밖에 있을 수밖에 없는 탓이다.
다이빙 불모지에서 희망의 불씨를 보여준 청춘이 있다.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에서 하나의 은메달과 세 개의 동메달을 거머쥔 다이빙 국가대표 우하람이다. 올림픽 다이빙 종목에서 예선 통과도 못하는 나라에서 새로운 역사를 쓰고 있는 그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올해 26살인 우하람 선수는 11년차 대한민국 다이빙 국가대표 선수다. 그는 두 번의 아시안게임에서 총 3개의 은메달과 5개의 동메달을 땄고, 두 번의 올림픽에서는 ‘대한민국 다이빙 선수 최초의 결선 진출’, ‘대한민국 최초의 싱크로나이즈드 결선 진출’이라는 기록을 세웠다.
◇’대한민국 다이빙 선수 최초’의 주인공
매일 아침 그는 태극 마크가 박힌 가방을 들고 진천 선수촌에 있는 훈련장으로 향한다. 그의 사전에 쉬엄쉬엄은 없다. “9시 30분부터 12시까지 오전 훈련을, 3시부터 6시까지 본 훈련을 진행합니다. 보통 훈련 시간보다 30분에서 1시간 정도 더 일찍 와서 새벽 체조를 합니다.” 말 그대로 밥 먹고 자는 시간만 빼면 하루 종일 운동만 하는 일정이다.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등 다이빙에도 여러 종목이 있다. 한때 그는 3m 스프링보드, 10m 플랫폼 두 종목에 촐전했지만 도쿄올림픽 이후로는 3m 스프링보드만 주력으로 훈련한다. “둘을 병행하다 보면 몸에 무리가 많이 가요. 부상도 좀 생기고요. 이제는 하나에 주력할 때가 아닌가 싶어요.”
작년에 허리 부상을 입은 그는 허리를 푸는 운동부터 했다. “다이빙 선수들은 경추 쪽에 무리가 많이 가요. 아무래도 많이 구부리다 보니 그런 것 같아요. 저는 선수 생활을 오래 하고 싶어요. 서른 다섯까지 하는 게 목표입니다. 그래서 컨디션을 각별하게 관리하는 편입니다.”
다이빙은 초등학교 때 방과 후 수업으로 시작했다. “처음부터 선수가 꿈이거나 그런 건 아니었어요. 다이빙 선수가 되지 않았더라면 평범하게 살았을 것 같아요.”
꿈이 아니었는데도 최고를 찍은 덴 삶에 대한 남다른 태도가 한 몫 했다. “꿈이어서 그 직업을 가진 사람은 거의 없잖아요. 그런 사람들도 어쨌든 최고의 위치에 가고 싶어서 노력하는 것일 텐데. 큰 목표를 하나 세우고, 그 아래 부가적으로 작은 목표를 하나 하나 세우면서 그걸 하나씩 이루어 나가고 모든 걸 쏟아 붓는다면 최고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몸에 새긴 타투의 비밀
푸르고 깊은 물과 마주해야 하는 다이빙대. 그 위에 올라선 그의 표정이 묘하다. “사람들이 무슨 생각을 하냐 묻곤 하는데, 생각을 많이 할수록 어려워요. 저는 오히려 그 순간에 너무 집중해서 아무런 생각이 들지 않아요. 그래서 운동하고 나면 몸도 힘들지만 정신적으로도 힘들어요.
18년째 다이빙대에 오르는 중이다. 주변으로부터 ‘지겹지 않냐’는 질문을 셀 수 없이 많이 받았다. “저는 지겹다 거나, 재미가 없다 거나 그만두고 싶다 거나 그런 생각은 한 번도 해본 적 없어요. 운동 선수 생활을 하면서 운동을 관두고 싶다는 생각을 단 한번도 하지 않았습니다. 올림픽 메달을 따기 전까지는 그런 생각이 전혀 안들 것 같아요.”
실업팀에 소속된 다이빙 선수들의 연봉은 6000만원~7000만원 선이다. 하지만 그에게는 당장의 돈보다 중요한 게 있다. 바로 올림픽 메달이다. 우 선수의 등에는 파도가 오륜기를 뒤덮고 있는 문신이 새겨져 있다. “오륜기(올림픽)은 어릴 적부터 동경했던 무대입니다. 올림픽 메달을 진심으로 원합니다. 그래서 남들보다 더 움직이고, 더 부지런히 훈련에 임하는 것 같아요.”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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