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들의순간

마라톤 선수 출신 아내와 철인3종 국대 남편의 은퇴 후 꿈

더 비비드 2024. 6. 25. 09:57
직업인으로서 운동선수(1) 우리나라 랭킹 1위 철인3종 선수 김지환의 일상


인내심의 극한에 도전하는 철인 3종이 겉으로는 외로운 스포츠로 보일지도 모른다. 하지만 철인 3종 국가대표 김지환 선수는 운동 인생 내내 외로웠던 적이 없다.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이 그의 꿈을 응원한 덕에 34살인 지금까지 선수생활을 이어올 수 있다. 지난해 12월 결혼해서 인생의 페이스메이커인 ‘아내’도 생겼다.

/이들의 순간 캡처
김지환 선수는 지난해 12월 결혼해서 인생의 페이스메이커인 ‘아내’도 생겼다. /이들의 순간 캡처

◇1등 선수가 1등 신랑감인 이유

김 선수의 아내는 20살까지 마라톤 선수로 활동한 이진이 씨다. /이들의 순간 캡처

김 선수의 아내는 20살까지 마라톤 선수로 활동한 이진이 씨다. 이 씨는 현재 생활체육지도자로 활동 중이다. SNS와 유튜브에서는 ‘지니코치’로 이름을 날리고 있다. “이제 제 일상에서 아내를 빼놓을 수 없습니다. 훈련을 함께 하는 날도 많아요. 아내와 함께 하는 날엔 시간도 빨리 가고 운동 시간이 덜 지루합니다.”

김 선수의 ‘1등 선수다운 면모’를 설명하는 그의 아내. /이들의 순간 캡처

이 씨가 결혼을 결심하게 된 데는 김 선수의 ‘1등 선수다운 면모’가 한 몫 했다고 한다.

(아내 이 씨) “결혼 생활을 하면서 ‘아 1등 선수는 다르구나’ 느끼는 순간이 많아요. 집에서 좀 떨어진 곳에서 새벽 운동 약속이 있던 날의 일입니다. 제가 잠결에 알람을 끈 바람에 약속 시간보다 늦게 기상했는데요. 보통 사람들은 늦었으니까 좀 더 자자고 했을 텐데 남편은 늦어서 죄송하다고 연락한 후 바로 운동을 나가더라고요. 나중에 라는 습관이 아예 없어요. 연애할 때 이런 모습을 보며 ‘뭘 해도 저를 먹여 살리지 않을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국가대표가 되는 것 보다 중요한 것

은퇴 후 지도자가 되는 게 꿈이다. /이들의 순간 캡처

당장은 경기장을 떠날 마음이 없다. 40살까지 운동을 하는 게 목표다. ‘40살’이라는 기준에 특별한 이유가 있는 건 아니다. 어릴 적 막연히 설정한 목표지만, 꽤나 중요한 동력으로 작용하는 중이다. “당장 은퇴할 생각은 없습니다. 이루고 싶은 게 있거든요. 올해 항저우 아시안게임에서 금메달을 따고 싶어요. 그리고 올림픽 무대도 꼭 밝아보고 싶습니다.”

물론 은퇴 후의 꿈도 있다. 바로 지도자가 되는 것이다. “어린 선수들이 철인 3종 경기를 쉽게 접할 수 있는 클럽을 운영하고 싶어요. 운동하기 좋은 환경을 조성하는 거죠. 후배들이 제가 이루지 못한 꿈들을 이루어질 수 있게끔 만드는 것. 그게 저의 다음 꿈입니다.”

국가대표라는 이름에 걸맞은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설명하는 김 선수. /이들의 순간 캡처

운동인이라면 누구나 꿈꾸는 ‘국가대표’라는 왕관. 김 선수는 누구든 국가대표가 될 수 있지만, 일단 왕관을 쓰면 그 무게를 감당할 책임을 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꾸준히 노력을 하면 얼마든지 국가대표가 될 수 있어요. 다만 국가대표가 됐을 때 그 책임감을 크게 느꼈으면 좋겠어요. 높은 자리에 있는 만큼 그만큼의 책임과 무게가 따른다고 생각하거든요. 꼭 성적을 잘 거둬야 한다는 중압감과 잘 해야 한다는 부담감을 스스로 가졌으면 좋겠습니다.”

◇내게 철인 3종이란 밥 먹는 것처럼 ‘당연한 것’

김 선수는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쉴 새 없이 운동한다. /이들의 순간 캡처

수영, 사이클, 마라톤 순으로 진행되는 철인 3종은 맨발로 출발해 신발을 갈아 신어가며 종목을 전환하는 경기다. 신발을 갈아 신는 속도조차 중요하다. 세 종목을 모두 잘 해야 하기 때문에 김 선수는 매일 오전부터 오후까지 쉴 새 없이 운동한다.

김 선수는 자신에게 철인 3종이란 인생 그 자체라고 말했다. /이들의 순간 캡처

“제게 철인 3종이란 인생 그 자체입니다. 그냥 당연한 것이죠. 아침에 일어나서 뛰고, 사이클을 타고 수영을 하는 그런 일상. 밥 먹듯이 하는 당연한 것들입니다. 아직까지는 머릿속에 온통 철인 3종 경기밖에 없습니다. 매일 이렇게 훈련하면 당연히 힘들어요. 고통을 즐기는 거죠. 선수들이 노력하는 만큼 많은 분들이 철인 3종에 관심을 가져 주셨으면 좋겠어요. 많은 응원 부탁드립니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