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0년대 스웨덴 떠오르는 2000년대 한국
돈이 되는 이슈를 알아 보는 시간 ‘머니머니’. 한국 부자들을 해외로 떠나게 하는 요인인 세금 문제를 집중적으로 다뤘다. 최근 절세를 위해 법인을 해외로 옮기거나, 외국 시민권을 취득하려는 한국 부자는 꾸준히 늘고 있다. 국내 대표 투자이민 컨설팅 기업 ‘셀레나 이민’의 김경호 공동대표가 출연해 그 이유를 분석했다.
글로벌 투자이민 자문사 헨리 앤 파트너스가 최근 발표한 ‘2024년 부의 이동’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올해 약 1200명의 백만장자가 해외로 유출, 중국과 영국, 인도에 이어 4위를 차지할 것으로 예상됐다. 우크라이나와 전쟁 중인 러시아(5위) 보다도 부자 유출이 많을 것으로 본 것이다.
김경호 셀레나이민 대표는 과도한 상속·증여세를 그 원인으로 지목했다. 그는 자산 100억원을 20대 자식에게 증여하려고 했던 상담자를 예로 들었다. 그는 “최고 과표구간이라 절반을 세금으로 떼이는 데다, 자식이 증여세 낼 돈이 없어 부모(증여자)가 대신 세금을 납부할 경우 ‘재차증여’에 해당돼 22억의 세금을 더 내야 해 총 66억원의 세금을 내야 한다”며 “이런 분들은 투자이민 비용을 치르더라도 해외에서 증여하는 게 훨씬 이득이다 보니 진지하게 이민을 고려하는 경향이 있다”고 했다.
반면 미국은 자식에게 상속·증여 시 약 370억원에 이르는 재산을 세금 한 푼 내지 않고 넘겨줄 수 있다. 상속세 최고세율이 40%이긴 하지만, 파격적인 공제 기준으로 사실상 상속세 부담이 거의 없기 때문이다. 미국 연방정부에 납부하는 상속·증여세의 통합세액공제(Unified Tax Credit) 한도는 부모 1인당 1361만달러(약 182억원)에 달한다. 이 공제액은 매년 물가 상승률을 반영해 조정되어 왔다. 여기에 배우자간 상속·증여는 무제한 비과세다. 영국과 프랑스도 배우자 상속·증여 공제는 한도가 무제한이다.
이 외에도 많은 국가들이 세금 문턱을 낮춰 전세계 ‘수퍼 리치’들을 유치하려 안간힘을 쓰고 있다. 예컨대 호주, 캐나다, 포르투갈 싱가포르 등은 상속세가 없다. UAE는 개인 소득세가 없다. 부가 이전될 경우 자국의 산업과 고용, 소비 등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을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김경호 대표는 “부자들이 나라를 떠날 땐 금융자산, 갖고 있는 기업체 등을 다 팔아 현금화한다”며 “그러니 일자리가 줄어들고 부자들이 향유하던 관련 산업도 같이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 그저 소수 부자만의 문제로 치부하기 어려운 이유”라고 했다.
대표적으로 스웨덴의 경우 1970년대, 소득세를 최고 87%, 상속세를 최고 65%까지 물렸으나 부자들의 ‘엑소더스’가 국가적 문제로 떠오르자 폐지했다. 1984년 제약회사 아스트라AB가 높은 상속세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영국의 제네카에 회사를 넘긴 것도 상속세 폐지 논의에 불을 붙인 계기가 됐다.
한국은 부자들이 떠나는 나라가 될 것인가, 부자들이 오고 싶어하는 나라가 될 것인가. 지난 7월 정부가 상속세 최고세율을 낮추는 등의 세법 개정안을 발표했지만, 국회 통과가 불투명한 상태다. 김경호 셀레나이민 대표는 “매우 안타까운 현실”이라고 했다.
김 대표가 투자이민 상담 현장에서 경험한 부자들의 세금 고민을 비롯해 한국 부자들이 선호하는 미국의 주(州)별 세금 현황, 합리적인 세제 개편 방향 등에 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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