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서울 노원구 재건축 아파트만 유독 10% 이상 가격이 떨어지는 이유

더 비비드 2024. 7. 20. 11:31
재건축 기대감도 무색, 실거래가 하락

재건축을 앞둔 아파트 실거래가가 하락하는 등 이상 조짐이 보이고 있다. 본래 재건축 단지는 시세차익을 기대한 매수세가 붙으며 실거래가와 거래량이 상승한다. 하지만 연이은 고금리와 높은 분담금으로 구매 심리가 둔화되고 있다. 아파트 실거래가 동향을 살펴봤다.

서울 노원구 일대 아파트 단지. /사진=게티

준공 30년이 지난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서울 노원구 일대 재건축 단지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수억원대 재건축 분담금이 예상되는 데다, 지난달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판매가 중단되면서 실거래가가 하락하고 있어서다.

5일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시스템에 따르면, 상계주공 6단지 전용 58㎡는 지난달 6일 6억2700만원에 거래됐다. 8월 말에는 7억원까지 실거래가가 올랐는데, 한 달여 만에 7000만원 넘게 내린 것이다. 상계주공 7단지 전용 59㎡도 지난달 6억3500만원에 팔려 8월 초(6억9500만원)와 비교해 6000만원 하락했다. 상계주공 2단지 전용 32㎡와 상계주공 11단지 전용 41㎡ 등 소형 평형은 9월에는 4억원대에 거래됐으나 지난달에는 3억8000만~3억9500만원으로 내렸다.

노원구는 올해 초 재건축 규제 완화에 따라 안전 진단을 마치거나 추진 중인 단지만 43곳에 달한다. 하지만 상계주공5단지 추가 분담금 추정액이 알려지면서 투자심리가 위축됐다. 상계주공 5단지 조합은 조합원이 ‘국민평형’으로 통하는 전용 84㎡를 받으려면 5억원가량을 내야 할 것으로 추산했다. 이 단지의 최근 실거래가가 5억500만원인데, 전용 84㎡에 들어가려면 집값 수준의 분담금을 내야 하는 것이다. 이는 해당 단지가 전용 37㎡ 단일 평형으로 가구당 대지 지분이 작고 일반분양 수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상황에서 지속된 고금리와 공사비 상승 등으로 사업성도 떨어진다.

집값에 맞먹는 추가 부담금,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 중단 등 여파로 노원구 아파트 실거래가가 하락세다. /사진=게티

정부가 지난 9월 말부터 6억~9억원 이하 아파트를 대상으로 하는 특례보금자리론 일반형 대출을 중단하면서 20·30세대 젊은 층 관심 역시 줄어들기 시작했다.

최근 들어 주택 거래가 주춤한 상황에서 상업용 오피스 시장도 주춤하다. 서울의 업무∙상업용 건물 거래액이 1조원 아래로 떨어진 것이다. 이는 지난 5월 이후 4개월 만이다. 5일 상업용 부동산 종합 서비스 기업 알스퀘어가 국토교통부의 서울 업무∙상업용 실거래가를 분석한 결과, 지난 9월 거래액은 9484억원으로 전달보다 14.8% 감소했다.

업무·상업용 빌딩 시장 부진은 대형 빌딩 거래가 급감했기 때문이다. 9월에는 서울에서 1000억원 넘는 거래가 단 한 건도 없었다. 가장 규모가 큰 건물은 서울 역삼동의 업무시설로, 950억원에 거래됐다. 상업용 오피스 시장 역시 금리 상승과 악화된 사업 여건으로 부동산 심리가 가라앉은 것으로 분석된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