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로 몰린 전세 수요
서울 주요 아파트 전셋값이 크게 오르고 있다. 전세 사기 여파로 빌라 대신 아파트 전세를 찾는 수요는 늘었는데 전세 매물은 줄고 있어서다. 다음달 서울에서는 1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가구가 입주하지만, 아파트 전세 수요가 크게 늘고 있어서 전세가격 상승세를 멈추기엔 역부족일 전망이다.
6일 부동산 빅데이터 플랫폼 아실에 따르면,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총 3만3898건으로 올해 1월 1일(5만4666건)보다 38% 줄었다. 전세 매물은 올 초 5만건대까지 치솟았다가 서서히 줄어들어 5월 다시 3만건대에 진입했다.
서울 주요 단지의 전세 가격도 상반기보다 수 억원씩 뛰었다. 강남구 대치동 래미안대치팰리스 전용면적 84㎡는 올 3월 13억원에 전세로 거래됐지만 지난달엔 17억원으로 뛰었다. 송파구 잠실엘스 같은 면적도 연초 8억원이던 전셋값은 지금 12억원으로 올랐다. 성동구 서울숲리버뷰자이(84㎡)도 1월 7억8000만원에서 지난달 9억5000만원으로 2억원 가까이 전셋값이 올랐다. 동대문구 래미안허브리츠(84㎡)도 1월 5억원에서 지난달 6억5000만원으로 전셋값이 올랐다.
전세가가 오르는 것은 매매 가격 상승으로 아파트 매수가 주춤한 것과 반대로 전세 수요는 증가했기 때문이다. 빌라·오피스텔 등 비아파트 전세 사기가 확산하면서 비교적 안전한 아파트를 찾는 임차 수요가 늘었다. 상반기 6~7%대에 달했던 전세 대출 금리가 4%대로 안정되면서 이자 부담이 적어진 영향도 있다.
KB부동산이 발표한 10월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120.52를 기록했다. 지수가 100을 넘기면 전세 수요가 공급보다 많다는 것을 의미한다. 서울 아파트 전세수급지수는 8월(107.08) 이후 3개월 연속 100을 웃돌면서 상승하고 있다.
다음달 서울에서 1년10개월 만에 가장 많은 가구가 입주한다. 30일 직방에 따르면, 강남구 내 단일 단지로 가장 큰 규모인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 6702가구가 입주한다. 이는 2022년 1월(7804가구) 이후 서울에서 가장 많은 입주 물량이 공급되는 것이다. 올해 서울 입주물량은 3만470가구로 지난해(2만843가구)보다 46% 증가했다. 특히 강남권역에 입주물량이 집중됐다. 강남구가 1만1211가구로 가장 많고, 서초구도 3320가구가 입주했다.
통상 대단지 입주 물량이 풀리면 주변 전셋값이 하락하는 , 최근 이어진 입주물량 공세에도 전세가격에 영향은 없었다. 다음달 디에이치 퍼스티어 아이파크가 입주하는 강남구 개포동 일대에는 전세가격에 큰 영향이 없다. 인근 ‘개포래미안포레스트’ 전용 84㎡는 올해 초 전세가격이 9억~10억대에 형성됐으나, 지난달에는 12억~13억원대에 거래됐다. ‘래미안블레스티지’ 전용 84㎡ 역시 10억~11억원 하던 전셋값이 12억원대로 올랐다.
전문가들은 전셋값이 당분간은 더 오를 것으로 전망한다. 건설산업연구원은 최근 보고서에서 “전세 수요는 늘어나는데 입주 물량이 내년엔 올해보다 소폭 줄어들기 때문에 가격 상승 요인이 있다”며 내년 전국적으로 전셋값이 2% 오를 것으로 전망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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