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비자 물가 3%
미 노동부는 지난 12일 6월 소비자물가를 발표했습니다. 작년 같은달보다 3% 상승하면서 ‘3%대 물가’가 나왔습니다. 5월의 4% 상승보다 상승세가 크게 둔화된 것입니다. 월가 전망인 3.1% 낮게 나왔습니다. 작년 6월 9.1%를 찍었던 미국의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하향추세를 지속하다가 3%까지 떨어진 것으로, 2021년 3월(2.6%) 이후 가장 낮은 수치입니다. 전달보다는 0.3% 오를 것이라는 게 월가의 전망이었는데, 전달 대비로는 0.2% 상승해서 월가 전망보다 낮았습니다. 다만 5월의 0.1% 상승보다는 높아졌습니다.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전년 대비 4.8%를 기록하면서 월가 전망인 전년 대비 5%보다 다소 낮게 나왔습니다. 전달 대비로는 0.2% 상승으로 역시 월가 전망인 0.3%보다 낮았습니다. 5월의 5.3%, 0.4%와 비교해도 둔화됐습니다.
하지만 여전히 연준의 물가 목표 2%보다는 2배 이상 높은 것입니다. 또 근원 소비자물가 상승률이 전체 소비자물가 상승률보다 높아서 인플레이션 위험성은 여전한 것입니다. 이런 결과에 대해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인플레가 둔화하고는 있지만 미 연준이 원하는 만큼 빠른 속도로 둔화하는 것은 아니라고 평가했습니다.
연준 고위 인사들도 신중한 태도를 보이고 있습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한 행사에서 "물가상승률은 아직 너무 높다"며 "너무 빨리 물러나면 인플레이션은 다시 강해질 것이고,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아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또닐 카시카리 미니애폴리스연방준비은행 총재는 이날 홈페이지에 글을 올려 "인플레이션이 예상했던 것보다 더 고착한다면 정책금리를 더 올릴 필요가 있을 것"이라고 지적했습니다. 미 연준은 6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근원 PCE 물가 기준으로 3.9%로 예상했습니다. 2% 목표의 두 배쯤에 달하는 수준으로 ‘끈적끈적한’ 물가가 계속될 것이란 전망했습니다.
다만 골드만삭스의 이코노미스트 스펜서 힐은 최근 보고서를 통해 네 가지 이유를 들면서 연준 예상보다 빠르게 물가가 떨어질 수 있는 가능성을 제시했습니다. 첫째, 중고차 가격이 크게 떨어질 가능성입니다. 골드만삭스에 따르면, 중고차 경매 가격은 3월 이후 9% 떨어졌는데, 연말까지 9%가 더 떨어질 가능성이 농후하다는 것입니다. 중고차 가격은 기존에 물가를 밀어 올린 가장 큰 요인 중 하나였습니다.
둘째, 계절적 요인으로 오름세를 보였던 여행과 운송 가격이 향후 하락세를 불러올 것이란 전망입니다. 셋째, 임대료 상승률이 크게 낮아지는 등의 주거비 부담 하락세가 물가에 반영될 것이란 전망입니다. 넷째, 구인-구직의 미스매치가 균형을 찾으면서 임금 상승도 더뎌질 것이란 전망입니다. 이에 따라 골드만삭스는 연말 근원 PCE 물가가 3.5%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습니다.
한편 미 노동부가 최근 발표한 6월 고용 동향에 따르면, 미국 일자리는 전달보다 20만9000명 증가했습니다. 월가 전망인 24만 명을 밑도는 것입니다. 2020년 12월 이후 가장 적게 늘어났습니다. 월가 전망을 밑도는 고용 실적이 발표된 것은 15개월만에 처음입니다.
앞서 민간 연구소인 ADP가 발표한 6월 민간 고용이 49만7000명으로 ‘고용 서프라이즈’가 나올 것이란 기대가 있었지만, 실제 고용 동향은 월가 전망에 못 미치는 수준으로 나왔습니다.
기존 발표 내용도 하향 수정됐습니다. 5월은 기존 33만9000명 증가에서 30만6000명 증가로 수정했습니다. 4월은 기존 29만4000명 증가에서 21만7000명 증가로 수정했습니다.
그러나 이런 고용 지표가 아주 안 좋은 소식은 아닙니다. 올 들어 6개월 평균 월간 고용 증가는 27만8000명. 작년의 월평균 증가 39만9000명보다 적지만, 인플레이션을 자극하지 않는 수준으로 보는 10만명보다는 훨씬 많은 것이기 때문입니다. 또 6월 실업률은 3.6%로 전달의 3.7%에서 0.1%포인트 오히려 떨어졌습니다.
한편 6월 시간당 임금은 전년 대비 4.35% 올라, 전달의 4.3%나 월가 예상 4.2% 상승을 웃돌았습니다. 임금 상승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는 것입니다.
이런 고용 동향 결과들에 대해 오스탄 굴스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CNBC 인터뷰에서 “한 달 수치로 너무 많은 것을 읽을 수는 없지만, 고용 시장이 둔화하고 있음은 분명하다”며 “이는 우리에게 필요한 것이며, 더 균형 잡히고 지속 가능한 경로로 돌아가고 있다”고 평가했습니다.
오는 25~26일 열린 7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가능성은 여전히 높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워치툴의 확률 점검해보면, 13일 7월 FOMC에서 0.25%포인트 인상 확률은 93%를 기록했습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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