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결국 나온 그랜섬의 경고 "증시, 네번째 슈퍼 버블 붕괴 직전 와있다"

더 비비드 2024. 7. 18. 10:30
올해 상반기 최고의 주식은?

올해 상반기 S&P500은 15.4% 상승했습니다. 작년 10월의 저점보다 27%쯤 반등해서 월가에선 ‘강세장’의 시작이라는 말이 많이 나오고 있습니다. 나스닥은 31.7% 오르면서 1983년 이후 가장 좋은 상반기를 보냈습니다. 다만 대형주 중심의 다우는 3.8% 상승하는데 그쳤습니다.

/플리커

이런 결과를 가져온 것은 소위 ‘매그니피센트(Magnificent) 7’이라고 불리는 엔비디아, 애플, 마이크로소프트, 메타, 아마존, 알파벳, 테슬라 등 AI(인공지능)와 관련이 있는 빅테크 주식 중심으로 주가를 끌어올렸기 때문입니다.

상반기에 최고의 성적을 거뒀던 주식은 엔비디아였습니다. 엔비디아는 상반기에 189% 치솟아서 S&P500과 나스닥100 중에서 가장 상승률이 높았습니다. 엔비디아는 대표적인 AI 반도체를 개발하고 생산하는 기업입니다.

다우지수 종목 중 가장 성적이 좋았던 것은 세일즈포스로 59% 상승했습니다. 세일즈포스도 AI와 연관된 소식을 발표했죠. 2월에 아인슈타인GPT라고 해서 생성형AI 개발 툴을 발표했고, 6월에는 AI 클라우드라는 소프트웨어를 발표했습니다.

이와 관련 투자사문사 카슨그룹이 과거 데이터로 갖고 흥미로운 분석을 했습니다. 1950년대 이후 S&P500이 전년에 하락세를 보였다가 해당연도 상반기에는 10% 이상 오른 경우에 하반기에 주가가 어떤 모습을 보였는지 따져 본 것입니다.

이런 경우는 9차례가 있었습니다. 이 때 S&P600은 6개월 동안 상승 확률은 88.9%였고, 평균 11.8% 상승했습니다. 이를 단순히 상반기에 10% 이상 상승한 해와 비교하면, 이 때는 하반기 6개월 평균 7.7%했는데 이보다 좋은 성적을 보일 것이란 전망입니다. 카슨그룹은 7월에도 과거 데이터를 보면, 랠리가 예상된다고 전망했습니다. 지난 10년간 자료를 보면, 7월이 증시 성적이 가장 좋았던 달입니다. 평균 3.3% 상승했고, 90%의 경우에 상승세를 보였습니다.

펀드스트랫의 전략가 톰 리는 이런 과거 결과를 갖고 연말 S&P500 추정치를 상향 조정했습니다. 톰 리는 연말 S&P500 전망을 기존의 4750에서 4825로 올렸습니다. 이는 역대 최고치인 4821을 넘어서는 수준입니다. 톰 리는 직전 연도에 마이너스 수익률이었다가 상반기에 10% 이상 오른 경우에 하반기 평균 주가 상승률이 12%인 것을 감안하면 올해 S&P500이 5000에 도달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플리커

하지만 일부 투자 대가들을 중심으로 하반기에 증시가 안 좋을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로젠버그 리서치의 설립자이자 수석 이코노미스트인 데이비드 로젠버그는 지난 28일 비즈니스 인사이더에 “역사적으로 연준의 금리 인상 중단 2~3년 후 주식시장이 바닥을 쳤다”며 “최근의 주식 반등세는 지속되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자산운용사 GMO의 공동 창업자이자 월가의 유명한 ‘버블 경고론자’인 제러미 그랜섬은 월스트리트저널(WSJ)에 현재 시장 환경을 미국에서 지난 100년간 나타난 네 번째 수퍼버블의 ‘최종장(the final act)’이라고 평가하면서 AI 열풍도 그 붕괴를 막지 못할 것으로 내다봤습니다. 그는 앞서 대공황 직전인 1929년, 닷컴 버블이 극에 달했던 1990년대 후반, 미국 주택시장 거품이 심했던 2006년을 세 차례 수퍼 버블이라고 했습니다. 그랜섬은 2000년 닷컴버블 붕괴,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를 예측해서 유명세를 탄 투자자입니다.

제레미 그랜섬 /플리커

그랜섬은 WSJ에 “우리는 매우 복잡하지만 꽤 정상적인 것처럼 보이는 수퍼버블에 직면했다”며 시장을 ‘버블랜드’로 만든 것은 연준의 과도한 부양정책이라고 지적했습니다. AI 열풍에 대해 앞으로 두어 분기 더 증시를 밀어 올릴 수 있지만 AI열기도 결국은 버블 붕괴를 막을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습니다.

WSJ는 실제 GMO의 펀드 매니저들이 3년전부터 밸류에이션이 급등한 성장주를 버리고 저평가 가치주를 매수하는 ‘반대 투자’에 주력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또 이 회사는 채권 투자에서도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이 저평가돼 있다며 다른 운용사들과 거꾸로 상업용 부동산 저당증권을 매수하고 있다고 전했습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