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파월 "금리 인상 중단? 아직 끝이 아닌 이유"

더 비비드 2024. 7. 17. 10:20
금리 인상 두 차례 더

제롬 파월 의장이 21일 하원 금융서비스 위원회에 출석하고, 22일에는 상원 은행위원회에 나왔습니다. 미국은 1978년 제정된 험프리-호킨스 법(완전고용과 균형성장법)에 따라 연준 의장이 1년에 두 차례 의회에서 경제 상황과 통화 정책 방향에 대한 보고서를 제출합니다. 동시에 연준 의장이 의회에 출석해서 그 내용을 설명해야 합니다. 그래서 이 보고서를 험프리-호킨스 보고서, 의회 발언은 험프리-호킨스 증언이라고 하죠.

제롬 파월 의장/플리커

파월 의장은 21일 하원 증언에서 금리를 두 번 더 인상할 것이라고 시사했습니다. 22일에도 같은 취지로 얘기했죠. 파월 의장은 “거의 모든 FOMC(연방공개시장위원회) 참석자들은 올해 말까지 금리를 두 차례 더 인상할 것으로 생각하고 있다”며 “경제가 예상대로 돌아간다면 그렇게 될 것이라고 보는 게 꽤 정확한 예측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현재 미국 기준금리는 연 5~5.25%. 두 차례 더 올리면 연 5.5~5.75%가 됩니다. 이미 앞서 나온 6월 FOMC 점도표에서 연준 위원들의 올해 기준금리 전망 중간값은 연 5.6%로 제시했습니다. 다만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속도는 그렇게 빠르지 않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금리 인상) 초기 과정에서는 속도가 매우 중요했다”고 했지만, “지금은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했습니다. 파월 의장은 앞으로는 ‘더 완화된 속도(moderate pace)’로 금리를 인상하는 게 더 타당할 수 있다고 덧붙였습니다. 파월 의장은 “우리는 여러 회의에서 70bp(bp=0.01%포인트), 50bp, 25bp로 올렸다”며 “목적지에 가까워질수록 속도를 늦추고 목적지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했습니다. 또 “지금까지 누적된 긴축 정책, 긴축 정책이 경제활동과 인플레이션에 영향을 미치기까지 시차, 경제, 금융 상황을 고려하겠다”고 덧붙였습니다.

/플리커

금리를 더 올리려는 것의 이유는 역시 인플레이션.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이 작년 중반 이후 어느 정도 누그러졌지만, 인플레이션 압력이 여전히 높고, 인플레이션을 2%로 다시 낮추기 위한 과정은 갈 길이 멀다”고 했습니다. 또 6월 FOMC에서 금리를 동결한 것에 대해 의원들이 ‘일시 중단(pause)’이라고 표현하자 “정지한 게 아니라 기존 금리를 유지한 것”이라고 했습니다. 멈췄다가 방향을 바꾸는 게 아니라 계속 갈 수 있다는 의미입니다.

앞서 연준 고위 인사들도 금리 인상 불씨 살리기를 했습니다. 지난 17일 크리스토퍼 월러 연준 이사는 노르웨이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근원 인플레이션이 생각만큼 내려가지 않고 있다”며 인플레이션을 낮추기 위해 아마도 추가 긴축이 필요할 것”이라고 했습니다. 토머스 바킨 리치먼드연방준비은행 총재도 미국 메릴랜드에서 열린 한 포럼에서 “인플레이션이 2%대로 돌아오지 않고 있다는 점을 감안해 금리 인상을 당연하게 받아들일 것”이라고 했습니다.

또 미셸 보먼 연준 이사는 22일 클리블랜드에서 열린 '페드 리슨스(Fed Listens)' 행사에서 "인플레이션을 우리의 목표치로 내리기 위해서 추가적인 정책 금리 인상(additional policy rate increases)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했습니다. 특히 보먼 이사는 금리 인상을 복수형으로 사용했죠.

/플리커

한편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오스턴 굴즈비 시카고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월스트리트저널(WSJ)이 주최한 포럼에서 6월 회의와 관련해 “저에게 그것은 아슬아슬했다(close call)”이라면서 “지금부터 한 달 이상 이후의 금리 결정에서 무엇을 해야 할지는 아직 결정하지 못했다”고 했습니다. 다만 자신을 “데이터 도그(data dog)”라고 하면서 “우리가 더 많이 (개처럼) 냄새를 맡을 필요가 있다”며 재미있는 표현을 하기도 했습니다. 지표에 따라 결정하겠다는 것입니다. 앞서 굴즈비 총재는 “(연준이) 다시 한 번 언덕을 오르기 위해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있다”며 향후 금리 인상 가능성을 열어 놓고 있다고 시사하기도 했습니다.

다만, 역시 비둘기파로 분류되는 래피얼 보스틱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 총재는 21일 야후 파이낸스와 인터뷰에서 “내 기준은 올해 남은 기간에 이 (금리)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는 것”이라며 “현재 수준은 인플레이션을 2%로 되돌리기에 충분할 정도로 제한적이라는 점을 보여주는 일이 경제에서 벌어질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 페드 워치 툴의 7월 금리 확률을 체크해보면, 22일 현재 0.25%포인트 인상 확률이 76.9%, 동결 확률이 23.1%로 인상 확률이 압도적으로 높은 상황입니다. 앞서 5월 FOMC 정책 결정문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지만, 아직 금리 인상은 끝은 아니라는 것. 그러나 막바지에 다다랐다는 것을 기억해야 하겠습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