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여기, 강남 3구 곧 넘어설 거에요" 판 바뀌는 서울 부동산

더 비비드 2024. 7. 17. 10:20
한남 3구역 관리처분 인가

용산 한남3구역 재개발 사업이 모든 행정 절차를 끝내고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한남 3구역 바로 옆에 재개발 구역이 3개 더 있고, 유엔군사령부(유엔사) 부지와 전자상가 재개발 사업, 국제업무지구 조성 등 굵직한 프로젝트들이 동시다발적으로 추진 중이다.

용산 지역의 개발 사업들이 예정대로 마무리되면 이 일대가 천지 개벽할 전망이다. 서울의 부촌이 용산 중심으로 재편될 것이란 예측도 나온다.

◇용산에서 유독 활발한 대형 개발 사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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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3일 서울 용산구는 한남3구역 ‘재개발 관리처분 계획’을 승인하고 이를 고시했다. 관리처분 계획이란 아파트 어떤 평형을 얼마나 지을지, 조합원·일반분양 물량은 어떻게 할지를 정하는 행정 절차의 마지막 단계다. 2003년 이 지역의 재개발 방침이 발표된 후, 20년 만에 모든 인허가 절차가 끝난 것이다. 오는 10월 거주자들의 이주가 시작돼, 2026년 착공할 예정이다. 2029년쯤 입주가 가능하다.

한남3구역은 입지 면에서 최고라는 평가를 받는다. 남산과 한강 사이 배산임수(背山臨水)의 황금 입지에 5800가구의 대형 아파트 단지와 상가, 도로, 공원, 학교 등을 건설한다.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선정됐으며 공사비는 1조7000억원이다.

한남 2·4·5구역 재개발 사업도 진행되고 있다. 2구역이 시공사로 대우건설을 선정했고 4, 5구역도 조합이 설립돼 시공사 선정을 앞두고 있다. 총 4개 구역의 재개발이 끝나면, 1만2000여 가구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들어서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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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외에도 용산에서 다양한 초대형 개발 사업들이 진행 중이다. 용산구청 남측 유엔사 부지를 개발 중인 일레븐건설은 최근 프로젝트파이낸싱(PF)으로 1조3000억원을 조달했다. 시행사는 이곳에 최고급 아파트와 오피스텔, 호텔, 문화시설 등을 건설할 예정이다.

애물단지가 되어가던 용산전자상가 재개발의 청사진도 그려졌다. 얼마 전 서울시는 용산전자상가를 인공지능(AI), 가상현실(VR) 등 신기술 중심지로 만들겠다는 계획을 제시했다. 신산업 용도로 건물의 30% 이상을 배치하면 전체 용적률(토지 면적 대비 층별 건축 면적 총합의 비율)의 절반까지 주거 시설을 지을 수 있도록 했다. 통상 주거시설을 지으면 수익성이 좋아져 사업에 속도가 붙는다.

10년 넘게 방치됐던 용산역 서측 철도정비창 부지 개발 사업도 다시 추진될 조짐이다. 지난 3월 태스크포스(TF)팀을 꾸린 용산구는 하반기에 사업 시행자인 코레일과 서울주택도시공사(SH)로부터 사업 제안서를 받을 예정이다. 정부와 서울시는 이 부지를 업무시설, 전시장, 호텔, 주거단지가 밀집한 국제업무지구로 개발할 계획이다.

◇개발 사업 마무리 후 변화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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용산은 지리적으로는 서울의 중심에 있지만 철도정비창과 미군 기지, 오래된 유통시설이 몰려 있어 개발이 더디게 진행됐다.

하지만 개발 사업이 마무리되면 강남 중심인 서울 부동산 시장의 판도가 바뀔 가능성이 크다. 이미 한남동에는 한남더힐, 나인원한남 등 상징적인 고가의 아파트가 있다. 이 인근에 1만2000여 가구의 초대형 아파트 단지가 조성되면 한남동이 서울의 신흥 부촌이 될 전망이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용산은 서울의 중심이지만 지금껏 오랜 기간 제대로 된 개발이 이뤄지지 못했다”며 “용산 개발이 마무리되면 강남에 버금가는 고급 주거지가 될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정순우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