살아남아 있는 '비관론'
S&P500이 지난 8일 4293을 기록하면서 작년 10월12일 저점(3577) 대비 20% 오르면서 강세장에 진입했습니다. 하지만 월가의 많은 금융회사들이 여전히 증시 비관론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골드만삭스의 기관 투자자를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인 ‘마퀴 퀵 폴’의 6월 결과를 보면, 900여 응답자 중 절반이 주식 등 위험자산 투자에 ‘약세론적’인 입장이라고 답했습니다. 약세론이라고 답한 경우가 20%, 다소 약세론이라고 답한 경우가 30%였습니다. 반면 ‘강세론적’인 입장이라고 답한 경우는 26%쯤이었습니다. 다수가 비관론인 것입니다.
월가의 대표적인 비관론자인 모건스탠리의 최고투자책임자 마이크 윌슨은 여전히 증시 약세론을 견지하고 있습니다. 윌슨은 연말 S&P500을 3900으로 내다보고 있죠. 지금보다 10%쯤 낮은 수준입니다.
마이크 윌슨이 월가 주가가 앞으로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가장 큰 근거는 미국 경기 둔화로 인해서 실적이 안 좋게 나올 것이라는 전망에 있습니다. 마이크 윌슨은 S&P500 기업들의 올해 주당순이익(EPS)이 작년보다 16% 감소할 것으로 추정했습니다. 아직 이 부분이 주가에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다는 시각입니다. 또 고금리로 인해 강달러가 올 것이고, 이는 해외 매출이 많은 미국 기업들의 실적에 악영향을 줄 것이라는 얘기를 하고 있습니다. 현재의 상승장은 ‘베어마켓 랠리(약세장 속에서 일시적인 상승장)’에 불과하다는 것입니다.
그룹은 현재 미국 증시의 상승장에서 대부분의 주식들이 소외돼 있다고 보면서 이런 쏠림 현상 때문에 침체 리스크가 크다고 보고 있습니다. 시티그룹의 스콧 크로너트 애널리스트는 지난 13일 CNBC에 출연해 “더 높은 추세를 따라가기 쉬워 보이지만 인공지능(AI)와 성장 테마를 소화할 필요가 있으며, 침체 위험은 여전히 크다”고 했습니다. 스콧은 “AI를 둘러싼 열기는 시장의 성장 섹터에 의해 주도된 것이다. 경기 순환주는 2% 하락하고 방어주도 4~5% 하락하는 등의 모습을 볼 때 이는 광범위한 시장 움직임이 아니며 매우 좁은 움직임이다”고 덧붙였습니다. 시티그룹은 연말 S&P500 전망을 4000으로 유지했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BOA)의 주식 전략가 마이클 하트네트도 비관론를 펼쳤습니다. 하트네트는 마켓워치 등에 최근 시장 흐름에 대해 “새롭고 찬란한 강세장으로 보이기보다는 큰 붕괴를 앞둔 일시적인 랠리(강세장)로 보인다”고 평가했습니다. 하트네트는 최근 시장이 2000년이나 2008년과 닯았다고 지적했습니다. 큰 위기기가 다가오기 전에 주가가 잠깐 반등했던 때와 유사하다는 것이죠.
하트네트는 S&P500이 4409를 기록했던 지난 16일 전망하기를, 오는 9월초까지 S&P500이 더 오른다고 해도 최대 150포인트일 것이지만 하방으로는 300포인트쯤 떨어질 수 있다고 했습니다. 다만 하트네트는 연초에 3월까지 S&P500이 3800까지 떨어질 것으로 전망했지만, AI가 예기치 못한 변수로 작용하면 자신의 전망이 틀리게 됐다고 인정했습니다. 실제 소시에테제네랄 분석에 따르면, AI관련 주식들의 강세가 없었다면 S&P500은 현재 3800~3900 사이에서 움직이고 있을 것이라고 했습니다.
작년에 강세론을 주창했다가 올해는 약세론에 합류한 JP모건의 전략가 마르코 콜라노빅도 여전히 약세론을 주장했습니다. 콜라노빅은 “주식과 채권 간 괴리, 향후 몇 분기 내 경기 침체 가능성, 고금리, 유동성 긴축, 고평가된 밸류에이션, 여전히 좋은 시장 폭 등을 고려했을 때 주식의 위험 보상이 낮은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여기에 다시 연준의 매파적 기조도 강화될 수 있다고 지적. JP모건은 4200을 전망했습니다. 바클레이즈(3725), UBS(3900) 등도 연말 주가를 현재보다 낮은 수준으로 예상했습니다.
하지만, 강세장에 진입하면서 주가 전망을 올리는 경우도 적지 않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연말 S&P500 전망을 기존 4000에서 4500으로 올렸습니다. 뱅크오브아메리카의 다른 전략가의 사비타 서브라마니언은 4000에서 4300으로 상향 조정했습니다. 마켓워치 집계에 따르면, 작년 연말 월가 금융회사들의 올해 말 S&P500 전망은 평균 4036이었지만, 최근에는 4113으로 다소 올랐습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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