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차권 등기 역대 최다
전세 시장 불안이 계속되고 있다. 하반기 대란이 일어날 수 있다는 경고도 나온다. 최근 전세시장 동향을 점검했다.
◇월세 비중50% 육박
올해 들어 서울에서 전·월세로 거래된 소형(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중 절반이 월세였던 것으로 집계됐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통계에 따르면, 올해 1~5월 서울 전용면적 60㎡ 이하 아파트 전·월세 거래 5만9324건 중 월세 거래는 2만9604건으로 49.9%를 차지했다. 국토부가 관련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2011년 이후 5월 누적 기준으로 가장 높은 비율이다.
그 이상 면적과 비교하면 차이가 크다. 같은 기간 60~85㎡의 임대 거래 중 월세 비율은 30.9%, 85~102㎡ 33.2%, 102~135㎡ 33.6% 등으로 소형에 비해 낮았다.
서울에서 소형 아파트 월세 비율이 가장 높은 자치구는 금천구로 66.5%에 달했다. 이어 송파구(58.7%), 중구(57.3%), 구로구(57.2%) 등 순이었다. 25개 자치구 중 13구의 월세 비율이 50%를 넘었다.
월세 선호는 집주인들이 신규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계속되고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젊은 층일수록 역전세에 대한 불안감이 높은 상황이라서, 젊은 층이 주로 찾는 소형 아파트의 월세 비율이 높게 나타나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걱정 커지는 역전세
역전세는 기우에 그치지 않는다. 올해 1분기(1~3월) 서울에서 거래된 연립·다세대 전세 가운데 절반 이상이 작년 4분기보다 낮은 가격에 계약이 체결된 것으로 나타났다.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지난해 4분기와 올해 1분기 서울 연립·다세대의 전세 거래 1471건을 비교 분석한 결과, 55%인 804건에서 전셋값 하락이 나타났다.
이렇게 전세 가격이 부진하면서 집주인들이 신규 세입자에게 받는 보증금으로 기존 세입자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주지 못하는 ‘역전세’가 확산할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전셋값이 크게 뛰었던 2021년에 체결됐던 전세 계약의 만기가 돌아오는 상황에서, 최근 입주 물량까지 급증해 역전세가 속출할 수 있다”고 말했다.
특히 빌라의 상황이 심각하다. 빌라 전셋값이 정점을 찍은 2021년 하반기에 계약한 거래 만기가 차례로 돌아오고 있어서, 올 하반기 대규모 보증금 부실 사태가 터질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대규모 역전세란이 벌어질 수 있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지금과 같은 ‘빌라 전세 거래 절벽’이 오래가면 대규모 보증금 미반환 사태가 일어날 수 있다고 우려한다. 부동산 시장 한 전문가는 “빌라 세입자는 물론 집주인 역시 생계를 위해 임대 사업을 하는 서민층이 대부분”이라며 “세입자를 끝내 못 구하면 집주인은 파산하고, 빌라가 경매로 헐값에 팔려 세입자도 보증금을 돌려받기 어려워진다”고 했다.
◇역전세 보호하는 임차권 등기
결국 지난달 법원에 접수된 임차권 등기 신청 건수가 역대 최다를 기록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차권 등기란 보증금을 돌려받지 못한 세입자가 이사를 나간 후에도 등기부등본에 임차권이 있음을 표시하는 것이다. 세입자가 법원에 신청해야 한다. 임차권 등기는 보증금 반환 요구와 강제 경매를 위한 것이다.
통계 수치를 보면 5월 전국 집합건물(아파트·오피스텔·다세대주택) 임차권 등기 신청 건수는 3670건으로 전월(3045건)보다 21% 늘었다. 2010년 관련 통계를 집계한 이래 가장 많은 것이다. 작년 5월(765건)과 비교하면 5배에 달한다. 예를 들어 서울 강서구의 빌라에서 전세를 살았던 직장인은 한 부동산 커뮤니티에 “임대주택에 들어갈 수 있게 돼 나갈 때까지 보증금을 받지 못해 결국 임차권 등기 신청을 했다”며 “다음 세입자가 구해질 때까지 기다려 보고, 안되면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했다.
임차권 등기 신청은 작년 7월까지만 해도 월 1000건을 밑돌았다. 하지만 작년8월 1043건으로 1000건을 돌파한 후 계속 늘고 있다. 부동산 시장 관계자는 “악성 임대인으로부터 세입자를 보호할 수 있는 장치”라며 “역전세난으로 당분간 신청 건수가 계속 늘어날 전망”이라고 했다.
/박유연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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