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치기 연준’ 되나
글로벌 주식 시장의 최신 동향을 정리해 드리는 ‘월스트리트 시시각각’. 오늘은 미 연준의 최신 동향을 분석했습니다.
미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 인상 중단을 시사했지만 6월 FOMC(13~14일 개최)에서 금리 결정을 두고 연준 내 분열이 감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경제 지표도 도와주지 않고 있죠.
일단 연준은 5월 FOMC 정책 결정문에서 “추가적인 정책 강화가 적절할 것”이라는 문구를 삭제했습니다. 3월 FOMC에서 제시한 점도표 상 최종금리 평균인 연 5.1%를 달성한 상황에서 한 조치입니다. 현재 금리는 연 5~5.25%입니다.
그런데 FOMC 이후 나오는 지표들이 여전히 미국 경제가 강하고 인플레이션이 쉽게 꺾이지 않을 것이란 신호를 주고 있습니다.
예컨대 지난 26일 발표된 개인소비지출(PCE) 물가는 월가 전망보다 다소 높게 나왔습니다. PCE물가는 소비자물가보다 포괄하는 범위가 넓어서 연준에서 정책 결정을 할 때 주로 감안하는 물가입니다.
4월 PCE물가는 전년 대비 4.4%, 전달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3월의 4.2%, 0.1% 상승보다 상승폭이 커진 것입니다.
에너지와 식품 가격을 제외한 4월 근원PCE 물가는 전년 대비 4.7%, 전달 대비 0.4% 상승했습니다. 3월의 4.6%, 0.3% 상승을 웃도는 것이죠. 월가 전망인 4.6%, 0.3% 상승보다 높은 수치입니다.
소비자 물가보다 범위를 넓혀 보면 인플레이션이 잦아드는 게 아니라 오히려 상승하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는 것입니다.
여기에 또 1분기 GDP 상승률은 속보치 1.1%보다 높은 1.3%로 잠정 집계됐습니다. 특히 미국 경제 활동의 3분의2를 차지하는 소비가 좋게 나왔습니다. 1분기 개인소비지출은 3.8% 증가했는데, 이는 속보치인 3.7% 증가보다 소폭 상향된 것입니다. 작년 4분기의 1.0% 증가보다 소비가 더 좋은 모습입니다.
또 31일 미 노동부 JOLTs (구인·이직 보고서)에 따르면 지난 4월 채용공고는 1010만건으로 전월보다 오히려 35만8000건 증가했습니다. 월가 예상950만 건을 훌쩍 넘은 것이죠. 여전히 기업들의 구인 수요가 많다는 의미입니다.
1일 ADP연구소가 집계한 5월 민간 기업 고용은 전달보다 27만8000개 증가 했습니다. 4월(29만1000 개)보다는 증가폭이 살짝 줄었지만,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전문가 전망치(17만 개)를 10만 개 이상 상회한 깜짝 결과입니다.
매파 성향의 연준 고위 인사들이 ‘금리 인상이 끝난 게 아니다’라는 메시지를 계속해서 던지는 것도 시장에 영향을 주고 있습니다. 로레타 메스터 클리블랜드연방준비은행 총재는 PCE물가가 나온 직후에 “연준이 해야 할 일이 더 많다는 것을 보여준다”고 했죠.
하지만 6월에 금리를 동결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연준 고위 인사들이 적지 않습니다. 필립 제퍼슨 연준 이사(부의장 지명자)는 31일 워싱턴DC에서 열린 한 콘퍼런스에서 “다가오는 회의에서 정책금리를 일정하게 유지하기로 하는 결정이 이번 사이클에서 최고 금리(peak rate)에 도달했다는 의미로 해석돼서는 안 될 것”이라며 “다음 회의에서 금리 인상을 건너뛰는 것은 위원회가 추가로 정책을 강화할지를 결정하기 전에 더 많은 지표를 볼 수 있게 해준다”라고 말했습니다. 이는 6월 FOMC에서는 금리 동결을 선호하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됩니다.
또 패트릭 하커 필라델피아연방준비은행 총재는 31일 영국 싱크탱크 OMFIF 경제통화정책연구소가 주최한 행사에서 “나는 이번 회의에서 정말 우리가 중단하는 것이 아니라 금리인상을 건너뛰어야(skip) 한다고 생각하는 쪽에 있다”고 말했습니다.
시카고상품거래소의 페드 워치 툴에 따르면 6월 FOMC에서 금리 인상과 동결 확률이 한 때 반반 정도였지만 지금(1일 현재)은 인상 확률이 18% 정도로 떨어졌습니다.
다만 작년 3월부터 시작된 이번 금리 인상 사이클이 조만간 끝나간다는 것은 기정사실화 돼 있다고 보면 됩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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