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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들의순간

갑자기 은퇴했던 천재 복서, 金메달리스트 함상명의 근황

전 복싱 국가대표 함상명

2014년 인천아시안게임 남자 복싱 밴텀급(56kg)에서 자랑스럽게 금메달을 거머쥔 함상명 선수. 온라인에서는 ‘가젤펀치 복서’로도 유명한 그는 박수 칠 때 링을 떠났다. 아직 20대 젊은 나이이기 때문에 많은 복싱 팬들은 그의 은퇴 소식에 아쉬움을 표했다.

전 복싱 국가대표 함상명 선수. /이들의 순간 캡처

가장 널리 사랑받고 있을 때 사라진 그는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복싱 전 국가대표 함상명 선수의 하루를 따라가봤다.

◇금메달의 순간 터져 나온 눈물

함 선수의 집을 가득 채운 트로피와 상패, 메달. /이들의 순간 캡처

함 선수의 집에 들어서니 거실 한 벽면을 가득 채운 상장과 트로피가 눈에 띈다. 눈대중으로 대충 봐도 50개가 훌쩍 넘는다. 복싱에 처음 입문한 때부터 지금까지 그가 흘린 땀과 노력의 결과물들이다.

중학교 1학년이던 14살때부터 복싱을 시작했다. 함 선수가 다녔던 군서중학교가 복싱 명문 중학교였던 것. 학교 체육 선생님이 복싱 감독이었다. 체육 선생님의 권유로 복싱 시작했다. “재미있을 것 같아서 시작했어요. 처음엔 많이 아팠는데 나중엔 버텨지더라고요. 내성이 생겼던 것 같아요.”

금메달 시상식의 순간, 어려웠던 훈련 과정이 떠올라 눈물이 터져 나왔다고 한다. /이들의 순간 캡처

결코 쉬운 운동이 아니다. 다치기도 쉽다. 금메달의 영광을 안겨준 인천아시안게임 때 가장 크게 다쳤다. “눈 위쪽이 찢어져서 상처를 본드로 붙이고 경기했어요. 다친 부분이 맞으면 피가 흐르니 계속 방어하면서 경기를 해야 했죠. 그 상태에서 이겼습니다. 스무 살의 투지로 가능한 일이었어요.”

시상의 순간 흘러나온 애국가에 그만 눈물이 터져 나왔다. “지옥 같았던 운동 과정들이 생각났어요. 눈 뜨면 밥 먹고 운동만 했던 시절이요.”

◇온 몸에 남은 영광의 흔적들 “나는 노력파”

지옥 같은 순간들을 버틴 덕에 우리나라 최고의 복서가 될 수 있었다. 함 선수는 천국 체전에서만 메달을 7개 획득했다. “한 번 1등을 하면 이 자리를 계속 유지해야 한다는 압박감이 생깁니다. 그럴 때마다 단순하게 ‘오늘이 결승이다’ 생각하고 임했습니다.”

그래서 그런지 ‘기억에 남는 시합’이 없다. “큰 경기의 경우 너무 긴장해서 경기 끝나고 나면 경기 내용이 기억이 안나요. 다만 ‘아쉬운 경기’는 있습니다. 이긴 시합이라도, 경기 내용이 재미없으면 마음에 들지 않아요. 제 자신이 즐거운 만큼 보는 일들도 즐거운 복싱을 지향합니다. 많이들 저를 재능파라고 말하는데 저 스스로는 노력파라고 생각해요.”

양팔의 문신 모두 복싱과 관련이 있다. /이들의 순간 캡처

온 몸에 영광의 흔적이 있었다. 양 팔의 타투도 복싱과 관련 있다. “이 팔에 새겨진 문구는 ‘분골쇄신’이라는 뜻입니다. 뼈가 부서지는 한이 있더라도 포기하지 않는다는 의미를 담았죠, 저의 시그니처라고 할 수 있습니다. 반대쪽 팔의 날개모양 타투는 가드 자세일 때 보이도록 의도한 것입니다. 저의 방패 같은 존재죠.”

함 선수는 복싱 지도자라는 새로운 꿈 때문에 은퇴했다. /이들의 순간 캡처

이토록 진심이었는데 선수로서의 삶을 관둔 이유는 ‘새로운 꿈’ 때문이다. “지난해 한 체육관에서 관원분들을 지도한 적이 있었는데요. 복싱 조언을 해주는 게 너무 재미있었습니다. ‘이거다!’라는 확신이 들었어요. 이제는 함 선수가 아니라 함 코치로서 제2의 전성기를 맞이하려 합니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에서 확인할 수 있다.

/진은혜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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