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에 보이지 않는 레이저 바늘 개발한 라메디텍 최종석 대표
눈에 보이지 않는 바늘을 만든 사람이 있습니다. 라메디텍 최종석 대표(50)입니다. 그는 당뇨를 앓고 있는 조카를 보며 ‘바늘 없는 채혈기기’를 고안했습니다. 바늘로 찌르는 고통을 차치하더라도 조카의 손 곳곳에 박인 굳은살이 늘 마음에 걸렸기 때문이죠.
그렇게 개발한 기기가 레이저 바늘 ‘핸디레이’입니다. 바늘이 눈에 보이지 않을 뿐만 아니라 통증도 잘 느껴지지 않습니다. 최 대표를 만나 투명 바늘의 비밀을 들었습니다.
◇바늘보다 레이저가 안전한 이유
라메디텍은 2012년 문을 연 레이저 전문 헬스케어 스타트업입니다. 라메디텍을 창업한 최종석 대표는 삼성종합기술원 출신으로 20년 경력의 레이저 개발 전문가인데요. 최 대표는 “레이저는 피부과에서만 쓰는 줄 아는 분들이 많지만, 쓰임새가 다양하다”며 핸디레이를 내밀었습니다.
핸디레이는 바늘로 찌르지 않고 레이저를 이용해 채혈하는 기기입니다. 레이저가 미세한 홀을 만들어 피를 내는 원리인데요. 바늘 채혈과 비교해 통증이나 상처 크기가 작다는 것이 특징이죠. 최 대표는 “기존엔 신생아 채혈을 위해 발뒤꿈치에 삼각형 모양의 상처를 냈지만, 핸디레이를 이용하면 고통 없이 빠르게 채혈할 수 있다”며 “레이저를 쏘는 동시에 살균이 되기 때문에 바늘 채혈보다 안전하다”고 설명했습니다.
고통도 상처도 없다는 말에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직접 핸디레이를 이용해 채혈을 해봤습니다. ‘따끔’하는 느낌조차 거의 느껴지지 않았는데요. 피를 본 김에 혈당 검사까지 해 보니 110㎎/dL(밀리그램 퍼 데시리터)로 정상범위보다 조금 높았습니다. 공복에 재는 것이 더욱 정확하다고 해서 찝찝한 마음을 뒤로 하고 일단 돌아섰습니다.
◇전에 없던 새로운 시장
최 대표를 따라 R&D로 들어가 봤습니다. 제품을 실험할 수 있는 공간을 따로 마련해 둔 것이었죠. 연구소에서 근무하는 인원만 9명이라는군요. 눈에 띄는 장비가 있어 어떤 기기인지 물어봤습니다. 레이저를 응용한 미용기기였는데요. 최 대표는 “화장품이 잘 흡수될 수 있도록 피부에 마이크로 홀을 만드는 기기”라고 설명했습니다. 이어 기기 안쪽을 가리키며 “벌집 모양의 렌즈가 있어 한 번 쏠 때 80~100개의 구멍을 만들어 준다”고 말했습니다.
피부에 레이저를 쏜다는 사실이 언뜻 위험하게 들렸는데요. 최 대표는 “레이저를 이용한 미용 기기는 피부과·에스테틱 샵에서도 흔히 쓰는 장비고, 병원용 장비만큼 깊은 상처를 내는 방식이 아니다”라며 손사래를 쳤습니다. 안전성에 대해 연구한 논문이 많아 안심할 수 있다는 설명을 덧붙였죠.
직장생활을 하던 때와 비교하면 ‘안정적인 수입’을 기대하기 어려운 것이 사실입니다. 당찬 포부를 안고 사업에 뛰어들었지만 전세 보증금을 빼서 직원들의 월급을 줘야 할 만큼 휘청이던 시절도 있었습니다. 2022년 라메디텍의 매출액은 약 20억원이었는데요. 하지만 흑자 전환은 아직입니다. 최 대표는 “올해야말로 적자를 탈출하고 순이익 실현할 해가 될 것”이라며 자신감을 보였습니다.
캐나다 바이어를 필두로 소프트웨어, 홈쇼핑 등 미팅이 줄줄이 이어졌습니다. 최 대표는 “긴 연휴를 보내고 돌아오면 꼭 이렇게 미팅이 많다”며 웃었습니다. 해외에서 온 바이어를 유독 신경 쓰는 눈치였는데요. 최 대표는 “해외에 20개국 이상 진출해 수출하는 것이 목표”라며 “바늘 없는 채혈이라는 새로운 시장의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포부를 밝혔습니다.
/이영지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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