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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100조원 넘는다, 당신은 몇 개의 '구독료'를 지출하고 있나요

  • 2025년 100조원 규모로 성장 전망인 구독경제
  • 기업 입장에서 ‘자물쇠 효과’ 볼 수 있어 인기
  • 와인 구독, 차량 구독 서비스 등장해 눈길

‘나 이번에 그거 구독해볼까 봐’

상품을 ‘구매’할지 고민하는 건 옛날 방식이다. 원하는 상품이나 서비스가 있으면 매달 ‘구독’하면 된다. KT경제경영연구소에 따르면, 2016년 26조원 가량이었던 국내 구독경제 시장 규모가 5년 새 40조원으로 성장했다. 2025년에는 100조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했다.

◇’구독경제’가 뭐길래

구독경제가 급부상하고 있다./게티이미지뱅크

구독경제는 일정 기간 일정 금액을 지불하며, 필요한 제품이나 서비스를 정기적으로 이용하는 경제활동이다. 이른 아침 현관문 문고리에 신문과 우유를 걸어주는 친숙한 서비스가 구독경제로 발전했다.

지난 3월 뉴욕 증시 상장에 성공한 쿠팡이 구독경제의 빛을 본 대표 사례다. 월 2900원을 내면 무료 배송, 당일 배송, 새벽 배송을 무제한 이용할 수 있는 ‘쿠팡와우클럽’은 작년 이용자 500만 명을 기록했다.

고단한 퇴근 길, 친구들과의 와인 파티를 꿈꾼다./게티이미지뱅크

기업은 구독자를 확보하면 자물쇠 효과(Lock-in effect, 특정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워지는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다른 곳으로 이탈하는 소비자가 적어 보다 안정적으로 사업을 진행할 수 있다. 매달 들어오는 구독료 덕분에 자금 운용도 원할해진다.

◇그림, 와인...자동차도 구독하는 시대

구독서비스를 이용하는 소비자의 심리는 뭘까. 요즘 사람들은 ‘워라밸(Work-life balance의 준말)’, ‘힐링(Healing)’, ‘리프레시(Refresh)’ 같은 단어를 갈망한다. 고단한 일상 뒤의 여가 시간만큼은 ‘내게 맞춰진 경험’을 하는 데 초점을 맞춘다.

매월 '에디터스 레터'와 함께 발송되는 '핀즐'의 그림./더비비드
'퍼플독'에서는 매월 와인과 와인 관련 정보를 발송한다./더비비드

이런 현대인들의 수요를 정면 겨냥한 서비스들이 인기다. 와인 구독서비스 ‘퍼플독’과 그림 구독서비스 ‘핀즐’은 전문가들의 손길로 ‘큐레이션(curation, 여러 정보를 수집 선별하고 가치를 부여해 전파하는 행위)’된 상품을 제공한다. 정보 홍수 속에서 무언가를 엄선하느라 머리를 싸매야 하는 수고를 덜어준 것이다.

퍼플독은 최근 한화생명과 손을 잡고 ‘와인 구독보험’까지 선보였다. 월 1만9900원의 보험료를 내면 매달 내 취향에 맞는 와인 한 병을 구독할 수 있는 상품이다.

매월 자동차를 구독할 수 있는 '트라이브'. /유튜브 킥리뷰 캡처

너무 비싸서 엄두조차 못 냈던 상품을 보다 저렴한 가격에 이용할 수 있다는 점도 구독서비스의 매력이다. 요즘 소비자들은 자동차나 고가의 전자제품 등을 구매 하기 전, 구독서비스로 먼저 체험해본다. 예컨대 자동차 구독서비스 ‘트라이브’를 이용하면 매달 자신이 원하는 자동차를 구독할 수 있다. 차량 유지관리 서비스도 제공하며, 구독 기간에는 ‘하, 허, 호’ 번호판을 단 렌터카가 아닌 내 차처럼 이용할 수 있다.

◇대기업도 손 뻗는 구독서비스

'우주를 구독한다'는 슬로건을 내세운 '우주패스 멤버십'./SK telecom 유튜브 캡처

대기업도 구독경제에 푹 빠졌다. 지난 9월 SKT는 아마존, 11번가와 협업한 ‘우주패스 멤버십’을 출시했다. 월 9900원을 내면 11번가 3000포인트, 아마존 무료배송 및 1만원 할인쿠폰, 구글 멤버십 100GB를 제공하고, 매월 변경 가능한 선택상품을 추가 지급하는 상품이다. 출시 일주일 만에 가입자 15만 명을 돌파할 정도로 반응이 뜨겁다.

네이버와 카카오는 자사 서비스를 활용한 구독 상품에 주력하고 있다. 네이버는 작년 6월 출범한 ‘네이버플러스 멤버십’으로 네이버페이 포인트 적립, 디지털 서비스 이용권 등의 혜택을 제공한다. 카카오는 지난 1월, 구독료를 내면 이모티콘을 무제한으로 이용할 수 있는 ‘이모티콘 플러스’를 출시했다.

구독경제가 우리의 문화생활, 소비 습관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 어떤 상품을 사야 할지 몰라 고민이라면 이번엔 ‘구독’해보는 건 어떨까.

/장강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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