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인터뷰

500만원으로 시작해 혼자 오픈마켓 21개 거느린 큰 손 된 비결

평범한 직장인의 아마존 성공 셀러 변신 비결

저 직업은 무슨 일을 하는 걸까? 저 일을 하려면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궁금한 일이 있으셨나요. 직업별 궁금증을 해소하는 '그 일이 알고 싶다' 시리즈. 이번 편에선 퇴사 후 아마존 판매에 뛰어들었다가 컨설팅 회사까지 차린 CEO의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직장 생활을 하다 보면, ‘내가 제대로 살고 있는 건가?’ 의문이 들 때가 있다. 누군가는 현재에 만족하며 살기도 하지만, 어떤 이는 직장을 박차고 새로운 도전을 향해 달려가기도 한다.

중견기업의 영업 담당자였던 직장인 이지현씨는 회사 생활에 회의감을 갖다가 주도적인 삶을 살기 위해 퇴사를 결심했다. 단돈 500만원으로 이커머스 시장에 자신을 내던졌다. 현재 수십 개의 오픈 마켓을 관리하면서 아마존까지 영역을 확장했다. 셀러(판매자) 컨설턴트로도 일한다.

컨설팅 중인 이지현 대표(오른쪽). /아마프레스
현재 함께 하고 있는 컨설팅 회사 팀원들. /아마프레스

◇국내 시장에서 해외 시장으로 나가기까지

‘국내 이커머스 시장은 잔혹하다. 상품이 잘 나가든 못 나가든 모든 것이 비용이다.’ 많은 소자본 셀러들이 공감할 말이다. 아무리 혹독해도 살아날 구멍은 있는 법이다.

이지현 씨는 5년 동안 1인 셀러로 활동하면서 해외 소싱부터 판매, 마케팅, 홈페이지 구축까지 직접 공부했다. 답을 찾을 때까지 포기하지 않았다. 글로벌 판매를 위한 중국어와 영어 공부 역시 놓치지 않았다. 혼자 21개의 오픈 마켓을 관리하는 경지에 이르렀다. 외국어 실력을 발판으로 아마존, 이베이 등 해외 시장까지 사업 규모를 넓혔다.

북경한국국제학교에서 중국어 공부하던 때. /아마프레스
직접 아마존에 판매할 제품 촬영하는 현장. /아마프레스

◇감으로 시작한 첫 5개 제품의 실적은

이씨는 ‘똑같은 노력과 시간을 쏟아야 하는 상황이라면 보자 큰 마켓에서 진행하는 것이 좋지 않을까’라는 생각에 아마존을 떠올렸다고 한다. 2020년 기준으로 아마존의 거래액은 314조원이다. 같은 해 국내 시장 규모는 25조원이었다. 아마존으로 나서지 않을 이유가 없었다.

시장조사 없이 감으로 선정한 첫 5개의 제품은 잘못된 선택이었고, 적자를 보고 접을 수밖에 없었다. 실패 경험을 반면교사 삼아 상품 타당성을 검토하고, 상세 설명을 제대로 작성해서 판매를 시작했다. 웨빙스트랩(Webbing Strap)이라는 제품은 1만6686달러 (한화로 약 1980만원)의 가장 높은 매출을 올렸다. 현재 이 제품은 많은 바이어들에게 꾸준히 공급될 정도로 효자템으로 자리잡았다.

웨빙스트랩. /아마프레스
최고 매출을 기록한 판매 인증. /아마프레스

◇업체 150곳 대상으로 컨설팅 진행

이 씨는 아마존 셀링으로 만족하지 않았다. 사업이 안정 궤도에 오르자 대학생 때 취득한 교원 자격증이 떠올랐다. 경험과 지식을 전달하는 컨설팅을 하기로 했다.

아마존 셀링으로 쌓아온 노하우로 2020년 5월부터 올해 7월까지 20여개 카테고리에서 활동하는 업체 150곳을 대상으로 컨설팅을 진행했다. 현재 아마존코리아 선정 파트너 교육 사이트인 ‘두번째 월급’에서 독점 컨설턴트로 활동 중이다.

◇국내 리빙 용품 판매 업체 1500배 매출 신장

처음 컨설팅한 기업은 아마존에 리빙 용품을 판매하는 업체였다. 브랜드 기획부터 콘텐츠 구성, 가격 전략, 소셜 미디어 마케팅 등 모든 것을 동시다발적으로 진행해야 했다. 첫 도전인만큼 모든 애정을 쏟아서 작업했다.

업체에서 판매하는 제품의 상품군이 외국에 생소한 것이었다. 여러 차례 상품 설명과 이미지들을 교체해서 전환이 잘 되는 지 테스트를 했다. 제품의 기능을 알리고 인지도를 높이기 위해 소셜 미디어 마케팅도 공격적으로 진행했다. 쉽지 않은 과정이었지만 노력은 배신하지 않았다. 약 1500%의 매출 신장을 이뤄냈다.

1500%의 성장세를 보여준 기업의 매출 그래프. /아마프레스

◇제품이 좋기만 해서 잘 팔리는 것이 아니다

아마존을 통해 해외 진출을 준비 중인 다양한 기업들이 쉽게 간과하는 부분이 있다고 한다. 제품이 뛰어나면 무조건 잘 팔릴 거라고 생각하는 것이다. 우리 나라에서 잘 팔렸거나 품질이 좋다는 사실에 기대서 광고만 돌린다고 높은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게 아니다.

좋은 제품인 것은 기본이고, 아마존의 인공지능(AI)을 이해해야 검색을 잡고 판매를 유도할 수 있다. 아마존에 제품을 판매할 때는 우리나라 쇼핑몰에서 제품을 고를 때 읽는 상품 상세 페이지처럼, 줄 글로 된 상세 설명을 작성해야 한다.

컨설팅 했었던 제품 이미지 사진들. /아마프레스

글을 작성할 때 선택과 집중은 필수다. 아마존의 AI가 해당 상세 설명을 보고 고객에게 최적의 상품인지 아닌지 판단을 해서 노출한다는 점을 고려해야 한다. 구매자가 어떤 키워드로 검색을 할지 공부를 하고 전략적으로 작성하는 게 좋다. 화려한 미사여구나 쓸데없이 긴 문장들은 오히려 제품 노출과 판매를 저해한다고 한다.

상품 이미지 또한 이 대표가 쌓은 노하우를 반영해서 구성했다. 이 대표는 “상품에서 가장 강조돼야 하는 것, 고객이 꼭 구매 전에 알아야 하는 핵심 내용을 잘 담아내 현재까지도 수많은 업체들의 매출 증대에 도움이 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상품성 분석 보고서. /아마프레스

제품을 찾는 단계에서부터 컨설팅을 요청하는 이들도 있었다. 사전에 상품 타당성을 제대로 분석하고 시장에 진입해야 이 대표가 처음 했던 실수를 저지르지 않기 때문이다. 그는 ‘친환경’ 유무, 디자인이나 색상, 외형/크기/재질 등의 차별점으로 최소 30% 이상의 마진을 확보할 수 있는 제품 자신만의 기준을 가지고 신제품을 검증해줬다.

◇단기 성과를 노리고 접근하지 마세요

컨설팅 중인 이지현 대표(오른쪽). /아마프레스

이 대표는 아마존 셀링은 ‘마라톤’이라고 강조했다, “아마존은 가장 큰 이커머스 시장이지만 셀러에게 결코 쉬운 시장은 아니에요. 많은 분들이 단기적으로 큰 성과를 얻을 것으로 생각하고 뛰어들었다가 1년도 버티지 못하고 접는 경우가 많아요. 아마존은 장기적으로 들이는 노력만큼 큰 이윤과 성과를 낼 수 있는 시장이에요. 신발끈을 고쳐 매고 완주에 도전해보세요.”

/그레이웨일팀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