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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형 SUV 맞아? 3300만원 '코나 풀체인지' 타 본 소감

더 비비드 2024. 6. 25. 11:11
2023 디 올 뉴 코나 가솔린 1.6 터보 인스퍼레이션 시승기

드림카부터 현실카까지 츄라이(try)! 자동차 마니아만 관심 갖는 자동차 시승기가 아닌, 차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회초년생도 즐길 수 있는 시승기 콘텐츠 ‘월간 시승 츄라이!’를 시작합니다. 매월 마지막 주, 운전 경력 4년차 20대 사회초년생 카츄라이더 에디터가 직접 타보고 연재합니다.

  • 전장: 4350mm
  • 휠베이스: 2660mm
  • 연비: 12.2 ~ 13km/L
  • 배기량: 1598cc
  • 연식: 2023
  • 차량출고가: 3337만원(가솔린 1.6 터보 인스퍼레이션 등급, 파킹 어시스트·와이드 선루프·BOSE 프리미엄 사운드 옵션 추가)
  • 취등록세(예상): 222만원

2023 디 올 뉴 코나 전면부. /더비비드

7월 시승기의 주인공은 지난 1월에 출시된 따끈따끈한 소형 SUV, ‘2023 디 올 뉴 코나’입니다. 2017년 i30 해치백과 닮은 디자인으로 처음 출시된 이후, 페이스리프트(부분변경)와 연식 변경만 반복하다 드디어 6년만에 풀체인지(완전변경) 모델로 돌아왔습니다.

시승한 차량의 세부 제원은 가솔린 1.6 터보 인스퍼레이션으로, 모던(2556만원)·프리미엄(2779만원)·인스퍼레이션(3120만원) 중 가장 상위 등급입니다. 주말 동안 시승하며 꼼꼼히 살펴봤습니다

◇확 바뀐 2세대 코나 디자인

왼쪽에서 이미지의 출처, 저작권 표시, 설명 등을 입력하세요.
(위에서부터) 디 올 뉴 코나 측면부와 후방부. 길어진 전장과 일자램프가 인상적이다. /더비비드

풀체인지 모델이니 많은 변화가 있을 것이라 예상은 했지만, 시승 차량을 보자마자 ‘내가 코나를 시승하기로 한 게 맞았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1세대 코나에서 계승된 듯한 디자인적 요소는 아예 찾아볼 수 없었죠.

‘주차하기 편한 작은 차’ 이미지가 강한 코나였는데, 한눈에 봐도 몸집을 한껏 부풀렸습니다. 전장 4350mm, 휠베이스 2660mm로, 이전 모델 대비 각각 145mm, 60mm 늘어났습니다. 제대로 ‘벌크업’한 거죠. 같은 소형 SUV여도 기아의 셀토스(전장 4390mm)보다 전장이 180mm 이상 짧았는데, 이젠 오히려 코나의 휠베이스가 30mm 더 길어졌습니다. 내부 공간이 더 넓어진거죠. ‘작은 차’ 이미지에서 완전히 탈피했다고 봐도 무방합니다.

디 올 뉴 코나의 방향 지시등. /더비비드

외장색은 초록색에 흰색 물감을 섞은 듯한 ‘미라지 그린’입니다. 현대자동차 공식 홈페이지의 ‘내 차 만들기’ 기능을 통해 확인해보니 코나 구매자 중 10%가 이 색상을 선택했습니다. 가장 많이 택한 색상은 ‘아틀라스 화이트’와 ‘에코트로닉 그레이 펄’이죠. 1세대 코나의 선명한 빨간색이나 파란색에 비하면 점잖은 느낌입니다.

전·후면부에 위치한 수평형 LED 램프(일자 램프) 신형 그랜저와 비슷한 느낌을 풍깁니다. 수평형 LED 램프는 주간 주행등으로, 방향 지시등은 하단에 따로 자리 하고 있습니다. 끊김없이 쭉 이어진 ‘일자 램프’ 디자인은 요즘 현대차가 밀고 있는 디자인입니다. 스타리아, 그랜저, 코나, 소나타에 모두 적용돼있죠. 호불호가 갈리는 디자인이지만, 작은 차체를 가로로 길어 보이게 하는 효과가 있는 데다 미래지향적인 느낌까지 더해져 신형 코나에 잘 어울리는 모습이었습니다.

디 올 뉴 코나 1열 내부. 밝은 그레이 시트가 내부를 더 넓어보이게 한다. 콘솔 높이가 낮아진 것이 특징이다. 버튼식 사이드 브레이크는 운전석 좌측, 퓨즈박스 위에 있다. /더비비드

시트의 색은 ‘그레이’입니다. 연한 회색의 천연 가죽 시트로, 내부 공간을 밝고 넓게 만들어 선루프와도 잘 어울립니다. 하지만 색상이 생각보다 밝아서, 실제로 구매한다고 생각하면 때가 탈 것 같아 선뜻 선택하기 어려울 것 같습니다. 내장색의 대안으로는 베이지, 블랙, 초록빛의 ‘세이지 그린’이 있습니다.

디 올 뉴 코나의 인스퍼레이션 모델은 2열 열선시트, 12.3인치 디지털 계기판·내비게이션 등 대부분의 옵션이 추가된 등급입니다. 3120만원부터 시작해 같은 회사의 준중형 SUV인 투싼과 맞먹는 가격입니다. 여기에 파킹어시스트, 와이드 선루프, BOSE사의 스피커까지 추가하니 가격이 3337만원으로 뜁니다. 옵션은 ‘다다익선’이라지만, 투싼 가솔린 1.6 터보의 인스퍼레이션 등급이 3260만원부터 시작한다는 것을 감안하면 ‘코나에 이 정도의 돈을?’이라는 고민을 하지 않을 수 없는 가격입니다.

◇소형 SUV 맞아? 한가득 장봐도 넉넉

HUD 기능은 빠져있지만 계기판과 내비게이션 모두 화면이 커 주행에 불편함이 없었다. 모든 사진은 정차 상황에서 촬영했다. /더비비드

실내 인테리어와 공간감을 확인해봤습니다. 운전석 문을 여니 중앙에 현대 로고가 빠진 스티어링 휠이 보입니다.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은 모두 12.3인치 대화면으로 장착돼 있어 시인성이 좋고, 세련돼 보입니다. 가솔린 모델은 HUD(헤드업 디스플레이) 기능이 빠져있는데요. 디지털 계기판이 워낙 크고 눈에 잘 들어와 불편함은 느껴지지 않았습니다.

핸들 옆으로 이동한 변속기. 주차할 때 편리했다. /더비비드
변속기가 있어야할 자리가 비면서 1열 중앙 센터페시아의 수납공간이 굉장히 넓어졌다. /더비비드

1열에서는 변속기의 이동에 의한 변화가 가장 인상적이었습니다. 변속기가 운전석과 조수석 사이 콘솔박스에 있다가, 스티어링 휠 우측으로 옮겨 가면서 실내 공간이 훨씬 넓어졌습니다. 콘솔박스의 높이가 낮아지고, 변속기가 있어야 할 자리에는 넓은 컵 홀더가 자리해 다양한 물건을 수납할 수 있습니다.

인스퍼레이션 등급의 1열 시트의 경우 운전석과 조수석 모두 전동 시트가 적용돼 있어 좌판과 등받이를 내 몸에 맞게 조절할 수 있습니다. 단, 조수석에는 럼버 서포트(요추 받침대)가 따로 없습니다. 2시간 이상 조수석에 타보니 허리가 뻐근한 느낌이 들었죠. 조수석 요추 받침 기능은 따로 추가할 수 없어, 허리가 안 좋은 분들은 별도의 쿠션을 구비해야 합니다.

2열은 등받이를 뒤로 눕힐 수 없다. /더비비드
키 168cm의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무릎 공간. 운전석은 동일인이 운전하기 편하도록 맞춘 상태다. /더비비드

2열에 앉아보니 준중형 SUV와 구분되는 특징이 보였습니다. 바로 등받이 틸팅(기울기 조절) 기능이 없다는 건데요. 무릎 공간은 확실히 넓어졌으나 등받이를 기울일 수 없어 편하지만은 않았습니다. 키 168cm의 성인 여성이 앉았을 때 1열 좌석과 무릎 사이에 주먹 1개 반 정도의 공간이 남습니다.

2열 시트를 접고 트렁크쪽에서 바라본 모습. 1인 차박은 가능한 공간이다. /더비비드
장을 보고 트렁크에 물건을 실은 모습. 차곡차곡 쌓아올리면 3인 가족이 주말에 장 보는 정도의 물량은 충분히 들어간다. /더비비드

디 올 뉴 코나의 트렁크 공간(723L)은 1세대 코나에 비해 30% 이상 늘어났습니다. 다만, 2열 시트를 접지 않는다면 여전히 골프 가방은 넣기에는 무리입니다. 얼마나 넓어졌는지 알기 위해 대형 마트에서 장을 봤습니다. 두루마리 휴지, 세제, 냉동 식품 등 약 30만원어치 장을 봤습니다. 쇼핑카트를 가득 채운 짐이 트렁크에 무리없이 들어갑니다. 트렁크에 생각없이 던져 넣을 정도는 아니고, 테트리스 하듯 차곡차곡 적재해야 합니다.

◇넘치는 힘으로 안정적인 주행감, 시내 주행 연비는 글쎄

주말 동안 약 180km를 주행해봤다. /더비비드

가속페달에 발을 올려 직접 몰아봤습니다. 디 올 뉴 코나 가솔린 1.6 터보 모델은 최고 출력 198마력의 성능을 발휘합니다. 코나 가솔린 모델의 배기량은 투싼, 스포티지와 같은 1598cc입니다. 몸집은 투싼, 스포티지보다 작아 주행 내내 ‘힘이 좋다’는 느낌이 들었습니다.

가속 페달에 힘을 주면 소형 SUV 특유의 날렵함이 느껴집니다. 가속·브레이크 페달의 응답성도 빠르고, 시속 100km 이상 주행할 때도 안정적이죠. 코나의 1열에는 풍절음을 줄이는 이중 접합 차음 유리가 적용돼 있기 때문에 바람 소리도 거슬리지 않았습니다.

시승차의 누적 연비는 11.3km/L였다. 서울 시내 주행의 경우 10km/L 미만의 연비가 나왔다. /더비비드

차량이 붐비는 지역에서 주행해 최대 연비를 확인하기 좋은 조건은 아니었지만 연비는 기대에 못 미쳤습니다. 시승 차량의 누적 연비는 11.3km/L 였습니다. 오후 6시 광화문에서 경기 남부로 향하는 2시간 남짓의 퇴근길에선 7.8km/L, 주말 오후 분당수서간도시고속화도로에선 12.3km/L의 연비가 나왔죠. 연비가 최대 15km까지 나온다는 글을 봤는데, 아쉽게도 주행 내내 그런 수치는 보지 못했습니다.

반자율주행 기능인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기능도 사용해 봤습니다. 조향 장치를 차가 대신 제어하는 차로 이탈방지 보조, 차로 유지 보조 기능은 정말 편리했습니다. 커브길 등 스티어링 휠을 돌려야 하는 순간에 차를 부드럽게 제어합니다. 손을 스티어링 휠 위에 올려두기만 해도 될 정도죠.

방향지시등을 켰을 경우 나오는 디지털 측방 모니터. 사이드 미러보다 차가 더 가까이 있는 느낌이었다. /더비비드

지능형 속도 제한 보조 기능은 가속 페달을 밟지 않아도 지정 속도로 주행하고, 전방의 장애물이나 차량을 인식해 속도를 가·감속하는 기능인데요. 전방 차량은 무리 없이 인식해 막히는 고속도로에서 유용했습니다. 단, 방지턱 등의 장애물은 인식하지 못하니 주의해야 합니다.

◇운전 경력 5년 미만 초보라면 이 옵션은 꼭

(위에서부터) 파킹 어시스트 옵션이 들어간 후방 카메라와 주차장 램프 진입시 볼 수 있는 항공뷰, 측후방뷰. /더비비드

코나를 몰아보며 가장 만족했던 옵션은 ‘파킹 어시스트’입니다. 인스퍼레이션 등급을 기준으로 99만원의 비용이 추가로 드는 옵션인데요. 주차가 고민인 초보 운전자이면서, 주로 수도권에서 차를 모는 분이라면 돈이 아깝지 않은 옵션입니다.

특히 곡예 부리듯 주차해야 하는 비좁은 공간에서 파킹 어시스트의 ‘서라운드 뷰 모니터’가 유용했습니다. 사이드미러로 확인하기 힘든 차량의 후방 사각지대와 가상 항공뷰·측면뷰가 한눈에 보입니다. 카메라 화질이 매우 선명해 모니터만 보고 주차해도 될 정도죠. 서울 시내의 비좁은 지하 주차장 램프를 오를 때에도 자동으로 이 기능이 작동됩니다. 차량에 흠집날 걱정 없이 자신있게 지하 주차장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다른 옵션 다 빼고 이 옵션만 넣어도 되겠다’고 생각할 정도였는데, 막상 현대자동차의 ‘내 차 만들기’ 기능으로 견적으로 내보니, 프리미엄 등급 이상의 차를 선택해야만 파킹 어시스트를 추가할 수 있습니다. 파킹 어시스트를 추가하려면 최소 2918만원의 비용을 지불해야 합니다.

◇비싸지만 탐난다

센터페시아의 휴대폰 무선 충전 패드와 USB C형 충전구, 애플 카플레이 연결 단자. 사회초년생이 원하는 편의기능은 모두 들어 있는 차였다. /더비비드

시승해본 디 올 뉴 코나는 세련된 외관 디자인에 넓어진 실내 공간까지 모든 요소가 1세대에 비해 발전한 모습이었습니다. 초보 운전자가 몰기 부담 없는 크기에 답답함 없는 주행감까지 매력적으로 느껴집니다. 시승하는 내내 사회초년생에게 코나가 인기인 이유를 이해할 수 있었죠. 저도 ‘첫 차로 사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대신, 3인 이상의 가족용 차로는 추천하지 않습니다. 장거리 주행에 2열 좌석은 다소 불편하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1~2인 가구에게 추천합니다.

야간 주행 중 켜진 앰비언트 라이트. 대시보드를 환하게 밝혔다. /더비비드

사회초년생에게 만만치 않은 가격인 점은 아쉽습니다. 쓸만한 옵션을 넣으면 3000만원은 지불해야 합니다. 코나의 경쟁 차종으로는 기아 셀토스, KG모빌리티 티볼리, 쉐보레 트레일블레이저가 있는데요. 가장 최근에 풀체인지가 이루어진 만큼, 비슷한 옵션의 경쟁 차종 대비 가격이 100~200만원씩 비쌉니다.

/김영리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