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 동안 EV6 GT-line 풀옵션 타보니
드림카부터 현실카까지 츄라이(try)! 자동차 마니아만 관심 갖는 자동차 시승기가 아닌, 차를 전혀 알지 못하는 사회초년생도 즐길 수 있는 시승기 콘텐츠 ‘월간 시승 츄라이!’를 시작합니다. 매월 마지막 주, 운전 경력 4년차 20대 사회초년생 카츄라이더 에디터가 주말 동안 직접 타보고 연재합니다.
- 전장: 4680mm
- 휠베이스: 2900mm
- 완충 시 주행가능거리: 351~475km
- 연식: 2022
- 차량출고가: 6854만원(추가 옵션: 시트 스웨이드 컬렉션, 하이테크, 메리디안 프리미엄 사운드, 와이드 선루프)
- 취·등록세: 289만원
10월 시승기의 주인공은 ‘EV6’입니다. 해당 모델은 올해 1월부터 7월까지 1만2325대 팔렸습니다. 같은 기간 아이오닉5(1만854대)와 아이오닉6(7267대)의 판매량을 웃도는 수준이죠. ‘3대 국내 전기차’이라고 부를 수 있는 위 세 모델 중에서 가장 판매 성적이 좋습니다.
시승차의 세부 제원은 ‘롱레인지 GT-line 4WD’입니다. 출고가 6562만원으로, 사륜구동 방식과 항속형 대용량 배터리(77.4kWh)를 탑재한 상위 등급의 차량입니다. 사진 속 시승차의 외장 색상은 ‘요트 블루’, 내장은 ‘블랙 앤 화이트’ 입니다. 주말 동안 시승하며 EV6의 판매 성적이 좋은 이유가 무엇인지 살펴봤습니다.
◇SUV 대신 ‘SAC’라고 불러주세요
EV6는 기아에서 출시한 준중형 전기 SUV입니다. 편의상 SUV라고 부르긴 하지만, 겉모습만 봐도 차체가 세단처럼 낮습니다. 이러한 형태의 자동차를 ‘SAC’라고 부릅니다. Sport Activity Coupe의 약자로, ‘쿠페형 SUV’라고도 하죠. 영국의 한 자동차 비교 시승 프로그램에서 극찬을 받아 화제가 된 바 있습니다.
쿠페는 스포츠카처럼 천장의 높이가 운전석 위치에서 최고점을 찍고, 뒤로 갈수록 낮아지는 라인을 갖는 자동차를 말합니다. SUV인데 지붕 모양이 쿠페와 닮아있는 차를 ‘쿠페형 SUV’라고 부르는 거죠.
보통 SUV라고하면 높은 지붕에 투박하고 각진 디자인, 산길을 잘 달릴 것만 같은 외양이 연상되는데요. 쿠페형 SUV는 SUV의 넉넉한 실내 공간을 누릴 수 있으면서 외양은 날렵하고 세련된 인상을 줘 젊은 층에 인기가 많습니다. BMW의 X4, X6와 같은 차량이 대표적인 SAC라고 할 수 있죠.
현대자동차그룹이 처음으로 출시한 SAC가 바로 기아의 EV6입니다. 아이오닉 5, 6의 외관에는 픽셀형 디자인 등 미래지향적인 디자인 요소가 다수 적용됐지만, EV6는 생소한 디자인이 주는 신선함보다 친숙한 세련됨이 더 많이 느껴집니다. 전면에는 호랑이를 닮은 듯한 ‘디지털 타이거 페이스’가 주간주행등과 어우러져 날렵하고 세련된 느낌을 줍니다. 공기흡입구는 범퍼 하단에 위치해 차체가 낮아 보입니다. 안정적인 인상을 주죠.
후면부의 테일램프(후미등)이 리어 스포일러의 역할을 겸하는 것이 특징입니다. 리어 스포일러는 자동차가 고속으로 달릴 때 차체가 흔들리는 것을 막아줍니다. 공기의 와류현상(공기가 소용돌이를 일으켜 차를 뒤에서 잡아당기는 현상)을 없애주죠. 차키를 가져가면 문에서 손잡이가 튀어나오는 오토플러시 핸들도 주행 중 공기 저항을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기존의 튀어나온 핸들이 아닌 매몰형 핸들이기 때문이죠. 아이오닉 5, 6에도 모두 동일하게 들어간 디자인입니다.
외장색은 화이트, 그레이, 블루, 레드, 블랙 중 선택할 수 있습니다. 내장색은 블랙, 그레이, 브라운, 그린 중 고를 수 있죠. 시승차인 GT-line은 고성능 버전 ‘EV6 GT’의 디자인만 적용한 모델로, 내장색은 블랙 앤 화이트 단일 구성입니다. 대신 45만원을 추가해 가죽을 스웨이드 소재로 변경할 수 있습니다.
◇세련된 디자인과 넉넉한 실내
EV6의 차길이는 4680㎜으로, 중형 SUV 투싼(4630㎜)과 비슷합니다. 차량에 탑승하면 예상보다 광활한 공간에 놀라게 됩니다. 실내 공간을 결정하는 휠베이스는 2900㎜로, 무려 대형 SUV인 팰리세이드와 같은 수준이죠. 다만 운전석에 앉았을 때 머리 위 공간이 좁다는 느낌이 들 정도로 높이가 타이트했습니다. EV6의 전고는 1550㎜로, 같은 전기 SUV인 아이오닉 5(1605㎜)보다 55㎜ 낮습니다.
내부 인테리어도 고급스럽습니다. EV6는 디지털 계기판과 내비게이션이 운전자에 맞게 구부러진 파노라믹 커브드 디스플레이를 탑재했습니다. 운전석에 앉았을 때 눈에 잘 들어오죠. 실내 분위기도 한층 더 세련됐습니다.
아이오닉 5, 6는 스티어링 휠(핸들) 옆에 전자식 레버 변속기를 채택했는데요. EV6는 운전자를 기준으로 오른쪽 콘솔박스에 전자식 변속 다이얼을 탑재하고 있습니다. 이 부분도 ‘익숙한 세련됨’이라 할 수 있겠습니다. 대부분의 내연 기관 자동차처럼 변속기가 있어야 할 위치’에 변속기가 있으니까요. 내비게이션 하단의 인포테인먼트와 공조 조작 버튼은 모두 터치 방식이라 간결하고 깔끔한 인상이 들었습니다.
좌석 전체에 적용된 스웨이드 가죽이 고급스럽습니다. 마찰력이 강해 몸을 단단하게 고정해 주는 느낌이 듭니다. 1열에 통풍 기능이 있기 때문에 스웨이드여도 땀이 찰 염려가 없습니다. 45만원의 가치가 충분한 옵션이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2열로 이동해 보니, 키 172cm의 성인 여성 기준으로 천장과 정수리 사이에 주먹 하나 정도가 들어갑니다. 앞서 말했듯 쿠페형 디자인으로 차량 후면부 지붕을 낮게 설계한 건데요. 넉넉하다고 할 수는 없지만, 대신 2열 등받이 기울기를 조절할 수 있습니다. 좌석을 최대한 기울이면 장거리 이동에도 불편함이 없을 정도로 헤드룸 공간이 넉넉해집니다.
◇E-pit 충전소 실사용 후기
전기차 구매의 가장 큰 진입 장벽 중 하나가 바로 충전일 텐데요. EV6는 한 번 충전으로 최대 475㎞(대용량 배터리 기준)를 달릴 수 있습니다. 내연 기관 자동차의 주유 주기와 크게 다르지 않죠. 게다가 EV6에는 고속 충전 시스템인 ‘400·800볼트(V) 초급속 충전 시스템’이 적용됐습니다. 800V로 초급속 충전을 할 겨우 18분 만에 10%에서 80%까지 충전할 수 있습니다.
계기판을 통해 전비를 확인해 보니, 배터리 잔량 26%에 주행가능거리가 95km로 나옵니다. 전비로 환산하면 1kWh로 3.6km를 달릴 수 있는 수치입니다. 교통 체증이 심한 도심 위주로 달려서 공식 전비인 4.6km/kWh보다는 낮게 나왔습니다.
마침 주변에 현대자동차그룹의 초급속 전기차 충전소 ‘E-pit(이핏)’이 있어 바로 충전하러 가봤습니다. 이핏을 사용 하려면 우선 모바일 기기에 전용 앱 ’E-pit’을 내려받아야 합니다. 회원 가입 후 충전기 상단의 모니터에 회원 정보와 차종을 입력하면 바로 충전할 수 있습니다. 취재 목적으로 방문한 판교 테크윈타워 E-pit에선 급속 충전이 가능한 기기만 남아있어, 초급속 충전기는 사용하지 못했습니다.
급속 충전기의 속도도 아주 빠릅니다. 25분 만에 43kWh가 충전되는 수준입니다. 210km이상 달릴 수 있는 전력으로, 완속 충전기보다 17배가량 빠른 속도입니다. 대신 충전 요금은 비싼 편이었습니다. 43kWh에 1만7600원이 나왔죠. 속도는 빠르지만, 급속 충전기를 매번 이용하기엔 비용 부담이 컸습니다. 이 정도 가격이면 완속 충전기로 100%까지(약 1만5000원) 충전할 수 있는 금액이니까요.
◇아이오닉6와 비교해 보니
주행감은 예상대로 부드럽고 조용했습니다. 지난달 시승차였던 아이오닉6와 비슷했죠. EV6 역시 전기차의 매력인 정숙성, 가속·브레이크 페달의 즉각적인 응답성을 모두 갖추고 있었습니다.
‘주행감은 비슷한데 아이오닉6보다 잘 팔리는 이유는 뭘까’ 생각해 보면, 세련된 디자인과 공간감이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입니다. 기존의 내연 기관 자동차의 디자인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으면서도 고급스럽게 풀어낸 내·외부 디자인은 전 연령대의 호감을 사기 충분했습니다.
4인 가족에게 충분한 2열의 탑승감 역시 장점입니다. 비슷한 가격대의 아이오닉6는 2열에 앉자마자 정수리가 천장에 닿았지만, EV6는 정수리와 천장 사이에 주먹을 넣을 수 있을 정도로 공간적 여유가 충분했죠.
올해 기준으로 EV6는 국가 보조금인 680만원을 전액 받을 수 있는 차량 중 하나입니다. 기본 등급 기준 출고가 5700만원을 넘지 않는 전기차라, 지자체 보조금까지 합하면 최소 900만원 이상의 보조금을 받고 구매할 수 있습니다.
7월부터 부활한 개별소비세도 친환경 차에는 부과되지 않습니다. 차량 출고 가격에서 개별소비세 5%를 감면하고, 보조금까지 받으면 1000만원 이상을 절약해 자동차를 구매할 수 있습니다.
/김영리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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