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5. 7. 4. 09:27ㆍ밀레니얼 경제
행동경제학으로 본 퇴직연금
‘노후대비’는 몇 살 때부터 해야 할까. 전문가들은 입을 모아 말한다. ‘빠르면 빠를수록 좋다.’ 하지만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얼마 안 되는 20대에는 돈 벌고 쓰는 재미에 빠져 노후대비는 남의 일이 된다. 30대에도 ‘노후대비’는 왠지 먼 미래의 일인 것만 같다. 행동경제학 박사인 김나영 양정중 교사는 “‘현재의 나’가 생각하는 ‘미래의 나’는 타인과 같다”며 “노후대비에 소홀히 하는 이유”라고 했다.
이런 탓에 우리나라는 노후준비가 부족해도 너무 부족하다는 소리가 나온다. 통계청에 따르면 한국인의 평균 은퇴 나이는 63세, 국민연금을 수령하는 나이는 65세다. 국민연금 월평균 수급액은 약 65만원에 불과한데, 노후 생활비는 월 336만원이다.(2024년 통계청 가계금융복지조사 부부 기준) 김 교사는 “미국에는 퇴직연금만으로 노후를 보내는 ‘연금 백만장자’가 많다”며 “그 이유는 행동경제학에 기반한 퇴직연금 설계에 있다”고 했다.
4일(금) 재테크숟가락을 통해 ‘백만장자로 은퇴하는 법’을 공개했다. 김 교사가 미국에 연금 백만장자가 많은 이유, 반면 우리나라에는 퇴직연금 백만장자가 없는 이유를 설명했다.
2017년 노벨경제학상을 탄 리처드 탈러는 행동경제학에 기반한 퇴직연금 설계를 제안했고, 실제 미국의 퇴직연금 401K는 탈러의 연구에 기반해 작동하고 있다. 김 교사는 “사람들은 기본값을 잘 바꾸지 않는 경향이 있다”며 “미국의 퇴직연금은 강제 가입이고, 가입자가 바꾸지 않는 한 자동으로 TDF에 가입되게 돼있다”고 했다. TDF는 타깃 데이티드 펀드(Target dated fund)의 약자로, 목표로 한 은퇴시점에 맞춰 자산배분 비율을 자동으로 조정하는 상품이다. 젊었을 때는 변동성이 높은 주식 투자 비중을 늘리고, 은퇴 시점이 가까워지면 변동성이 낮은 채권 투자 비중을 높이는 식이다.
김 교사는 우리나라에 퇴직연금 백만장자가 없는 이유 몇 가지를 설명했다. 첫째로 ‘일시금 수령’을 꼽았다. 그는 “우리나라도 퇴직연금을 통해 퇴직금을 연금 형태로 받는 것을 유도하고 있지만 아직 ‘퇴직금 일시수령’ 또는 ‘퇴직금 중간 정산’을 택하는 비율이 높다”고 했다. 그러면서 “‘미래의 나’를 타인이라고 생각해 퇴직금을 ‘현재의 나’에게 선물하는 직장인이 많다”며 “퇴직금은 무조건 연금으로 받는다 생각하고 운용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둘째로는 지나친 원리금 보장 추구 성향이다. 고용노동부가 발표한 2024년 우리나라 퇴직연금 투자 백서를 보면, 운용방법별로 보면 원리금보장형이 82.6%로 가장 많았는데, 연간 수익률이 3.67%에 불과했다. 반면 실적배당형의 수익률은 9.96%로 10%에 가까웠다. 김 교사는 “미국 퇴직연금은 디폴트옵션이 TDF인데, 우리나라는 TDF를 따로 선택해야 하는데다 초고위험 상품으로 분류돼있다”며 “너무 원리금보장형을 추구하기보다, 최소한 물가상승률보다는 수익률이 높은 상품에 투자해야 한다”고 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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