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억울합니다” 55세 만년 차장 이것 안 해서 퇴직금 7500만원 날린 사연

2025. 6. 24. 09:50밀레니얼 경제

연금 전문가 김동엽 미래에셋 상무

 

퇴직연금을 확정급여형(DB형)에서 확정기여형(DC형)으로 갈아타는 직장인이 늘고 있다. DB형 퇴직연금은 회사가 적립금에 대한 운용 책임을 지는 형태, DC형은 가입자가 적립금을 스스로 운용해 성과도 가져가는 형태인데 작년 말 기준, DB형 적립금 비중이 처음으로 50% 밑으로 떨어져 49.7%(214조6000억원)을 기록했다. 그만큼 DB형에서 DC형으로의 전환이 빠르게 늘고 있기 때문이다. DC형은 가입자의 운용 수익이 좋으면 퇴직급여를 더 받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그런데 이런 수익률을 별론으로 하더라도 DC형으로 전환하는 게 유리해지는 경우가 있다.

24일 공개된 ‘은퇴스쿨’ 영상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18년 넘게 퇴직연금 업계에서 활약한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가 ‘연금은 움직이는 거야’라는 주제로 직장인이 DC형으로 퇴직연금을 갈아타면 유리해지는 시점들을 상세히 소개한다.

일단 회사가 적립금을 운용하는 DB형은 수익이 나든 손실이 나든 상관없이 근로자는 사전에 정해진 룰에 따라 퇴직급여를 받는다. 퇴직 전 30일분 평균 임금에 근로 기간을 곱한 만큼 받는다. 따라서 연공서열 방식으로 급여가 상승하다가 퇴직 전 피크를 찍는 전통적인 임금체계 방식의 회사 근로자라면 이 DB형으로 계산하는 게 유리하다.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 /은퇴스쿨


김동엽 미래에셋투자와연금센터 상무가 은퇴스쿨에 출연해 시청자 질문에 답을 해주고 있다.

문제는 요즘 연공서열 방식의 임금 체계에서 벗어나 연봉제나 임금피크제를 도입한 사업장이 늘고 있다는 것이다. 퇴직 전 급여가 가장 높을 것으로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들이다. 이런 경우 DB형은 적합하지 않다.

따라서 근로 중 임금이 피크에 이르렀을 때 DB형에서 DC형으로 전환하는 전략을 짜면 퇴직급여가 줄어드는 일을 막을 수 있다. 대표적인 게 임금피크제를 앞둔 중년이다.

임금피크제가 DB형 퇴직연금에 미치는 영향. /은퇴스쿨


예를 들어 DB형에 가입한 55세 A씨를 가정해보자. A씨가 이때 그냥 퇴직한다고 가정하면 퇴직금은 1억8000만원이다.

그런데 A씨가 임금피크를 수용(매년 급여 10% 삭감, 60세에 퇴직)하는 경우 퇴직금은 1억500만원으로 줄어든다. 임금피크로 퇴직 전 30일분 평균임금이 줄었다보니 근속연수를 더 채우고도 퇴직급여를 덜 받게 되는 것이다. 억울한 상황이다.

임금피크 시점에 DC형으로 전환하면 유리하다. DC형으로 바꿀 때 30년간 DB형으로 쌓은 퇴직금(1억8000만원)은 그대로 가져온다. 그 이후부터 매년 10% 삭감된 임금에 따라 적립금을 퇴직연금 계좌로 넣어준다. 이미 쌓아둔 돈에는 아무런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근로자 입장에서는 임금피크제에 최적화된 퇴직연금 제도가 DC형이라 할 수 있다. 이처럼 연금을 갈아타면 가만히 앉아서 손해보는 일은 막을 수 있다.

한편 젊은 직장인들도 DC형으로의 연금 전환이 유리해지는 순간이 있다. 그에 대한 보다 자세한 설명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