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트럼프 이 결단 없으면, 원달러 환율 1500원 돌파할 수도"

더 비비드 2025. 1. 31. 09:59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의 환율 분석

이달 초 1470원대를 찍기도했던 원·달러 환율이 앞으로 어떤 흐름을 보일지 매크로 분석 전문가인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과 함께 이야기를 나눴다. 종가 기준으로 달러 대비 원화 환율이 심리적 방어선인 달러당 1400원 선을 넘어선 것은 1997년 IMF(국제통화기금) 외환위기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2022년 미국발 고금리 충격 등 세 차례 뿐이었을 정도로 이례적인 현상이다.

◇트럼프 취임식 기점으로 한숨 돌린 환율

오 단장은 최근 원화 환율이 뛴 원인을 두 가지로 분석했다. 먼저 작년 11월 초 트럼프 대통령이 대선에서 승리한 이후 시장에서 강달러 전망이 팽배해진 것을 꼽았다. 트럼프의 대규모 감세 정책과 보편관세 등 주요 정책이 강달러로 이어질 가능성이 크기 때문이다. 예컨대 트럼프의 감세로 생기는 재정 적자를 국채 발행으로 메우면, 국채 가격은 하락(금리는 상승)할 텐데, 금리가 오르면 달러 가치도 오를 가능성이 높다. 관세 조치 역시 수입물가를 높여 미국의 인플레이션을 자극하게 되고, 이로 인해 연방준비제도가 금리 인하 속도를 늦출 경우 달러 가치는 더 올라갈 수 있다. 이에 글로벌 강달러 현상이 강해지던 와중에 지난달 초 비상계엄 사태가 터지며 원화 가치는 더 떨어지게 됐다.

미국 47대 대통령 도널드 J. 트럼프. /트럼프 공식 유튜브 영상 캡처


하지만 지난 20일 트럼프 대통령 취임식 이후 원·달러 환율은 1430원대로 내려왔다. 취임 당일 보편관세에 대한 구체적 언급이 나오지 않으면서다. 오 단장은 “트럼프가 취임 첫날 행정명령으로 20% 보편관세를 매길 것이라는 최악의 상황을 가정했던 시장이 조금 안도하며 환율이 숨고르기를 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보편관세는 트럼프 무역 협상의 지렛대로 쓰일 것 같다”며 “결국 상황에 따라 관세가 20%에 미치지 않을 것이란 기대가 커졌고, 관세 부과까지 시간도 꽤 소요될 것이란 점에서 환율이 내린 것”이라고 했다.

◇앞으로의 환율 방향은?

매크로 분석 전문가인 오건영 신한 프리미어 패스파인더 단장. /머니머니 캡처


중장기 환율 전망은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엇갈리고 있다. 원·달러 환율이 1500원을 넘어설 수도 있다는 분석부터 트럼프가 달러 약세를 선호한다는 이유로 환율 하락을 점치는 기관도 있다. 골드만삭스는 올 연말까지 달러화 가치가 5% 넘게 상승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오 단장은 “미국이 강달러와 고금리 환경에 놓일 경우 미국 내수·수출이 타격을 입기 때문에 트럼프가 강달러를 꺾어버릴 수단을 고민할 것”이라며 당분간 환율이 굉장히 불안한 모습을 보일 것으로 예측했다.

최근 환율이 가파르게 오른 원인과 트럼프 2.0 시대의 환율 전망에 관한 보다 자세한 내용은 영상으로 확인할 수 있다.

/김은정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