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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주민들 3100억원 걷어놓고 16년째 제자리, 위례신도시에 벌어진 일

GS건설도 손 놓은 위례신사선
2029년에도 개통 못 한다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위신선)이 사업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의 포기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2008년 착공한 위례신도시 주민을 위한 교통 대책이지만 아파트 입주 16년째 첫 삽도 못 떴는데, 무한정 연기가 된 것이다.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위신선)이 사업자인 GS건설 컨소시엄의 포기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게 됐다. /사진=게티

오세훈 서울시장은 11일 오전 서울시의회 정례회에 참석해 “GS건설 컨소시엄이 위례신사선 사업을 포기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민간 사업자 재공고 과정을 거친 뒤 이후 사업자가 없으면 재정 투입도 고려하고 있다”고 밝혔다.

위례신사선은 총 길이 14.7 ㎞, 총 사업비 1조1597억원 규모 광역교통사업이다. 수도권 2기 신도시 중 하나인 위례에서 출발해 서울 송파구 가락시장, 강남구 대치동·삼성동·신사동 등으로 이어진다. 위신선이 개통되면 위례신도시에서 신사역까지 이동시간이 1시간에서 20분 이내로 단축된다.

위신선 같은 교통 인프라는 기본적으로 정부가 예산으로 지어야 한다. 다만 특정 지역 주민이 큰 혜택을 보는 경우에는 일부를 주민들 부담한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1가구당 약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을 위신선 건설 명목으로 분양가 납입 때 함께 냈다. 하지만 건설사의 사업 포기, 코로나로 인한 사업 연기 등으로 일정이 계속 미뤄져 왔다.

위례신도시 주민들은 이미 1가구당 약 700만원씩, 총 3100억원을 위신선 건설 명목으로 분양가 납입 때 함께 냈다. /사진=게티

최초 사업자인 삼성물산이 수익성이 없다는 이유로 2016년 포기한 후 GS건설 컨소시엄이 사업권을 이어받았지만 노선 변경을 둘러싼 의견 조율로 3년 넘게 시간이 걸렸다. GS건설은 수주 당시 2015년 말 추정된 사업비 1조4000억원보다 약 3000억원 낮은 1조1597억원을 써냈다. 공사는 2022년 시작하겠다고 했다. 하지만 2020년부터 코로나와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으로 인해 급등한 공사비 부담 문제를 두고 서울시와 기획재정부, GS건설 컨소시엄이 이견을 좁히지 못하며 착공 연기가 장기화됐다.

오세훈 시장은 위례신사선 사업 추진 진행사항을 묻는 유정인 국민의힘 시의원의 질의에 “잘 아시다시피 민간투자사업의 여건이 악화해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들이 이미 포기 의사를 밝혔다”며 “GS건설 측은 더 이상 사업에 들어올 가능성이 없다고 보고받았다”고 답변했다.

서울 경전철 위례신사선 예상 노선. /서울시
/더비비드

서울시는 재공고 또는 재정 투입을 통해 위례신사선 사업을 조속히 추진한다는 입장이지만, 최근 건설 경기 상황을 감안하면 새로운 사업자를 찾는데 또다시 수 년이 걸릴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미 분양 때 위신선 비용을 지불한 주민들은 개통 지연으로 인한 피해를 고스란히 보고 있어서 논란이 커질 것으로 전망된다. GS건설이 수주했을 당시 2029년 개통이 목표였는데, 개통 시기는 늦춰질 가능성이 높아졌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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