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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위례, 은평, 하남, 김포 아파트. 뜻밖의 공통점 한 가지

진척 없는 교통망 확충

위례신도시와 서울 강남 신사역을 잇는 위례신사선(위신선)이 사업자인 GS건설 소시엄의 포기로 인해 장기간 표류하게 된 가운데, 다른 지역의 교통망 확충 계획을 두고도 우려가 나온다. 공사비 갈등이나 지역 민원 때문에 위신선처럼 무한정 연기되는 사례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서울 은평구 새절역에서 여의도를 지나 관악구 서울대입구역을 잇는 서부선은 위신선만큼이나 오래 지체되고 있는 사업이다. 2000년 서울시의 ‘교통정비 중기계획’을 통해 처음 공개된 경전철 노선으로, 목표 개통 시점은 2017년이었다.

서부선 경전철 노선 예상도. /서울시

당시만 해도 새절역에서 장승배기역까지 연결할 계획으로 2012년에는 착공을 해야 했다. 하지만 지역 민원 때문에 서울대입구역까지 연결하는 것으로 2015년 노선 계획이 바뀌면서 일정이 밀렸다. 이후 민자 적격성 조사를 통과하기까지 5년이 더 걸리면서 2023년 착공, 2028년 개통으로 변경됐다.

2021년 5월 두산건설 컨소시엄을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했지만, 작년 9월 기획재정부 민간투자사업심의의원회를 통과하지 못해 난항을 겪고 있다. 기재부는 준공시점까지 확정되지 않은 총사업비와 자잿값 상승분 산정 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이유를 지적했다. 이를 위해 서울시가 두산건설과 공사비를 두고 논의중이지만 이견이 좁혀지지 않고 있다. 서울시는 올 하반기 본계약을 맺는다는 입장이지만, 세부 설계와 공사에 걸리는 시간을 감안하면 2030년은 돼야 개통이 가능할 전망이다.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해 서울 오금역에서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하는 송파하남선도 아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사진=게티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해 서울 오금역에서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하는 송파하남선도 아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당초 ‘선(先) 교통, 후(後) 입주’를 내세우며 신도시 입주 시점(2027년)에 맞춰 2028년 개통을 목표로 했다.

하지만 경전철을 신설하자는 정부와 지하철 노선을 연장하자는 하남시의 이견을 조율하는 데 2년 가까운 시간이 걸리면서 아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사업비는 1조 5401억원으로 시행자는 한국토지주택공사(LH)다.

지하철 3호선을 연장해 서울 오금역에서 5호선 하남시청역까지 연결하는 송파하남선도 아직 착공을 못 하고 있다. /사진=게티

최근엔 신설 역 중 하나인 신덕풍역 위치를 두고 사업자인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하남시가 이견을 보이고 있다. LH는 송파하남선이 3기 신도시인 교산신도시 교통 대책으로 계획된 만큼, 원안대로 신덕풍역을 신도시 중심부에 지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반면 하남시는 역위치를 북쪽으로 옮겨, 기존 주민도 이용하게 해달라는 입장이다. 지금 착공한다해도 2030년 이후 개통될텐데 이대로 이견이 좁혀지지 못한다면 착공과 개통 시기가 더 늦어질 수 있다.

김포·검단 5호선 연장 노선 사업도 계속 미뤄지고 있다.  2018년 공식적으로 사업이 추진됐지만, 서울시가 지하철 연장의 조건으로 강서구에 있던 건설 폐기물 처리장 이전을 요구했지만 김포시는 건폐장 이전은 안된다며 거부했다.

5호선 김포·검단 연장의 경우 인천시와 김포시가 각 지자체에 유리한 노선을 고집하면서 사업의 추진 동력도 떨어지고 있단 평가가 나온다. 사진=게티

2021년 6월 오세훈 서울시장이 경기 김포시 전·현직 국회의원 3명과 5호선 연장을 두고 긴급 회동했으나 합의문 발표에는 실패했다. 우여곡절 끝에 2022년 11월 서울시·강서구·김포시 간 업무협약까지 맺으면서 사업이 급물살을 타는 듯했다.

하지만 김포와 붙어 있는 인천 서구가 노선 변경을 요구하면서 아직까지 결론을 못 내리고 있다. 인천시는 불로동을 포함한 검단지역에 4개 역을 설치해야 한다는 '인천시 노선안'을, 김포시는 풍무동과 통진읍 일대 3개 역사를 추가 신설해야 한다는 '김포시 노선안'이 5호선 연장안으로 최종 결정돼야 한다며 팽팽히 맞서고 있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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