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당 재건축 일타는 접니다. 잘 되겠죠?"

최대 3만9000가구 나오는
1기 신도시 재건축

올 11월, 1991년 입주한 1기 신도시에서 33년 만에 재건축 첫타자가 나온다. ‘재건축 선도지구’로 뽑히는 단지들은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를 목표로 한다. 노후 아파트가 밀집한 분당, 일산 등 1기 신도시에선 집값도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는 22일 서울정부청사에서 경기도, 1기 신도시 지자체 5곳, LH(한국토지주택공사)와 간담회를 열고 ‘1기 신도시 선도 지구 선정 계획’을 발표했다. 국토부는 일단 선도 지구로 분당 8000가구, 일산 6000가구, 평촌·중동·산본은 각각 4000가구씩 선정한다고 밝혔다.

올 11월, 1991년 입주한 1기 신도시에서 33년 만에 재건축 첫타자가 나온다. /사진=게티

정부가 정한 물량에 각 지자체가 최대 50%까지 선도 지구를 추가할 수 있어 분당은 최대 1만2000가구, 일산은 최대 9000가구까지 지정될 수 있다. 이런 식으로 최대 3만9000가구가 가능하다. 1기 신도시 전체 가구(29만2549가구)의 13.3%에 달한다.

1기 신도시가 속한 지자체 5곳은 다음 달 25일 선도 지구 공모 지침을 확정·발표한다. 9월 재건축을 추진하는 구역의 제안서를 접수하고, 11월 높은 점수를 받은 구역 순으로 선도 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정부는 선도지구 선정에 활용할 ‘표준 평가 기준’도 공개했다. /사진=게티

정부는 선도지구 선정에 활용할 ‘표준 평가 기준’도 공개했다. 재건축에 찬성하는 주민 비율이 높고, 단지에 주차 공간이 부족하고, 여러 단지가 참여하는 통합 재건축 규모가 클수록 높은 점수를 받을 수 있다.

결정적인 기준은 ‘주민 동의율’이다. 100점 만점으로 주민 동의율 항목에 60점이 배정돼있기 때문이다. 선도 지구 공모에 신청할 수 있는 최소 조건인 주민 50%의 동의를 받으면 10점이고, 60점 만점을 받으려면 주민 95%의 동의를 받아야 한다. 이전에 개별 아파트 단지에서 자체적으로 받은 주민 동의는 법적 효력이 없어, 새로운 양식에 맞춰 주민 동의를 다시 받아야 한다.

결정적인 기준은 ‘주민 동의율’이다. /사진=게티

이 밖에 가구당 주차대수 등 정주 환경 개선 시급성, 통합 정비 참여 주택 단지 수, 참여 세대수, 도시기능 활성화 필요성은 각 10점씩이다. 사업 실현 가능성이 크다고 인정되는 구역에는 5점 가점을 준다.

1기 신도시 각 지자체는 자신들이 세운 선정 기준을 담은 공모 지침을 다음 달 25일 공고하고, 선도지구 공모를 시작한다. 9월에 선도지구 선정 제안서를 접수하고, 10월 평가를 거쳐 11월에 지자체가 선도지구를 최종 선정한다.

선도 지구로 지정되는 구역은 곧바로 재건축을 위한 특별 정비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사진=게티

1991년 분당에서 가장 먼저 입주한 서현동 시범단지(7769가구)를 비롯해 정자동 정자일로 5개 단지(2860가구), 정자동 청구·LG·한일(1872가구), 이매동 풍림·선경·효성(1634가구) 등이 선도지구 지정을 위한 사업 설명회를 마쳤다. 일산에선 마두동 강촌마을 1·2단지(1328가구)와 백마마을 1·2단지(1578가구), 일산동 후곡마을 3·4·10·15단지(2564가구) 등이 사전 컨설팅을 받는 등 경쟁에 뛰어들었다.

선도 지구로 지정되는 구역은 곧바로 재건축을 위한 특별 정비 계획 수립에 착수한다. 내년 특별 정비 구역 지정, 2026년 시행 계획 및 관리 처분 계획을 수립해 2027년 착공, 2030년 입주가 목표다.

이번 선도지구 지정을 시작으로 1기 신도시 29만 가구의 ‘재건축 로드맵’도 나왔다. 국토부는 앞으로 10년 동안 매년 일정 물량을 선정해 1기 신도시 재건축을 추진하기로 했다. 분당은 2033년까지 총 8만4000가구를 정비 사업 물량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같은 기간 일산은 6만2000가구, 평촌은 4만1000가구, 중동·산본은 4만 가구씩 정비사업 물량으로 선정할 예정이다.

벌써부터 분당 아름마을, 일산 강촌·백마 지역 집값은 들썩이고 있다. /사진=게티

2027년부터 1기 신도시에서 재건축을 위한 이주가 시작되면, 인근 지역 전세 물건이 줄고 전셋값도 오를 가능성이 크다. 벌써부터 분당 아름마을, 일산 강촌·백마 지역 집값은 들썩이고 있다.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분당구 이매동 '아름마을5단지풍림아파트' 전용 192㎡ 20층은 지난달 22억원에 신고가를 썼다. 백현동 백현마을8단지 역시 145㎡ 14층의 지난달 거래가는 21억3000만원으로, 작년 8월(20억원) 대비 1억3000만원 상승했다.

거래량도 늘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성남시 분당구 아파트 거래량은 올해 1월 131건에서 4월엔 308건으로 늘었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