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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부동산 시장 판 흔드는 MZ, 재개발 아파트 인기 넘어선 이 아파트

신축보다 인기인 준신축 아파트

직장인 최모(35)씨는 최근 지은지 10년이 안 된 준신축 아파트 매물을 찾고 있다. 치열해진 청약 경쟁률 탓도 있지만 천정부지로 솟은 아파트 분양가를 감당할 자신이 없어서다. 준신축 아파트는 신축보다는 비교적 가격이 낮고 새집 수준에 편의시설도 좋아 구축보다 가격경쟁력이 좋아서다.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10년 이내 준신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서울 아파트 분양가가 치솟으면서 감당할 여력이 안 되는 실수요자가 준신축 아파트로 관심을 돌려서다. 3년 전 아파트값 폭등기 때 준공 20년을 초과하는 구축 아파트가 상승세를 이끈 것과 다른 모양새다.

최근 아파트 시장에서 10년 이내 준신축 아파트가 인기를 끌고 있다. /사진=게티

7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올 들어 7월 첫 주까지 준공 5년 이하 서울 신축 아파트 매매가격은 1.63% 올랐다. 준공 5년 초과 10년 이하의 준신축 아파트 역시 1.54% 상승했다. 준공한 지 20년이 넘은 구축 아파트는 매매가격(0.31%)보다 상승폭이 크다. 구축 단지의 가격 상승 폭은 신축·준신축 아파트의 5분의 1에 그치는 셈이다.

올해 준공 10년 차인 서울 서대문구 남가좌동 ‘DMC파크뷰자이’는 지난달 전용 84㎡가 13억원(20층)에 거래됐다. 올해 초만 해도 11억7000만원(22층)에 거래됐는데 반년 새 1억원 넘게 올랐다. 반면, 이 단지 건너편에 있는 마포구 성산동 ‘성산시영’ 전용 66㎡는 지난달 8억9100만원(7층)에 팔려 연초 때(9억2200만원·7층)보다 실거래가가 하락했다. 이 단지는 준공 39년 차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준신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급등한 아파트 분양가가 있다. /사진=더비비드

준신축 아파트 인기가 높아진 배경에는 급등한 아파트 분양가가 있다. 실수요자는 입지 조건이 같다면 신축 아파트를 선호한다. 하지만 민간 아파트 분양가가 급등하면서 청약 매력이 반감된 데다 기존 신축 아파트에는 수억 원씩 웃돈이 붙었다.

주택도시보증공사(HUG)가 발표한 민간아파트 분양가격 동향 자료를 보면, 올 5월 기준 전국 아파트 평균 분양가격은 ㎡당 557만4000원(3.3㎡당 1842만6000원)으로, 전년 동월 대비 13.98% 상승했다. 수도권의 경우 ㎡당 785만6000원으로 이 기간 동안 16.61% 상승했고, 기타 지방(광역시 및 세종시 제외도) ㎡당 441만 8000원으로 같은 기간 11.07% 올랐다. 최근엔 서울 강북에서도 3.3㎡(1평)당 분양가가 5000만원을 넘어서 ‘국민평형’으로 불리는 전용 84㎡ 분양가가 17억원에 달한다. 그만큼 신축 아파트 진입장벽이 높아졌다.

재건축 아파트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사진=게티

이는 3년 전 부동산 상승기 때와 상황이 완전히 달라진 것이다. 집값이 가파르게 올랐던 2021년 서울의 준공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는 연간 8.11% 상승해 모든 연령별 아파트의 매매가격 상승률을 앞질렀다. 같은 기간 준공 5년 이하 신축은 5.23%, 준공 5년 초과 10년 이하 준신축은 4.87% 올라 구축 아파트보다 더디게 올랐다.

재건축 아파트 인기도 예전만 못하다. 과거 젊은 세대는 재건축 호재가 있다면 전세를 끼고 매입해 시세차익을 노렸다. 재건축, 재개발이 될 때까지 오래된 집에서 불편함을 감수하고 사는 것이다. 하지만 최근 주택 시장의 주력으로 떠오른 MZ 세대들은 그 불편을 기꺼이 감내하려 하지 않는다. 여기에 재정비 사업은 언제 될지 모르고, 공사비 폭등에 따른 추가분담금 우려까지 있다. 주거환경연구원에 따르면 작년 전국 재건축·재개발 평균 공사비는 3.3㎡당 687만5000원으로 3년 전보다 43% 올랐다. 추가분담금 액수가 워낙 크다보니 ‘분담금 쇼크’, ‘분담금 폭탄’이라는 말도 나온다.

서울 노원구에서 재건축 추진 속도가 가장 빠르다는 한 단지는 지난해 11월 GS건설과의 시공계약을 해지한 바 있다. 공사비가 치솟으면서 GS건설이 평당 공사비를 650만원으로 제시하면서다. 이에 따라 11평(전용 31㎡)소유주가 34평 (전용 84㎡)을 배정 받으려면 내야 하는 추가 분담금은 5억원에 달했다. 그러자 조합은 GS건설과 시공 계약을 취소했고, 결국 사업이 멈추고 말았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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