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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어떻게 짓길래, 국민 평형 아파트의 왕좌가 바뀌었다

소형 아파트 인기

1인 가구 증가와 고분양가 영향으로 ‘국민평형’ 기준이 34평형(전용면적 84㎡)에서 25평형(전용면적 59㎡)으로 바뀌었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인기지역에선 소형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전국 아파트 거래 중 60㎡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은 2018년 32.9%에서 지난해 38.5%로 올랐다. 같은 기간 60㎡~85㎡ 비중은 54.5%에서 51.3%로 떨어졌다.

서울을 비롯해 수도권 인기지역에선 소형아파트 인기가 높아지고 있다. /사진=게티

소형 아파트 몸값도 높아지고 있다. 서울 서초구 '래미안 원베일리' 전용 59㎡는 지난 3월 29억8000만원에 거래돼 신고가를 경신했다. 서울시 송파구 잠실동에 있는 '리센츠' 전용 27㎡은 지난 2월 11억6000만원에 거래됐다. 같은 달 강남구 개포동 '성원대치2단지'의 전용 39㎡도 11억6000만원에 손바뀜됐다.

청약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작년 10월 분양한 서울 동대문구 ‘이문 아이파크 자이’는 60㎡ 이하의 청약 경쟁률이 24.6대1로 84㎡(15.2대1)보다 높았다. 올해 2월 분양한 서울 서대문구 ‘경희궁 유보라’도 59㎡ 경쟁률이 164.2대1로 84㎡(111.2대1)를 앞질렀다.

청약 시장에서도 소형 아파트 선호 현상이 뚜렷하다. /사진=게티

부동산 정보업체 부동산R114가 올해 청약 신청을 받은 아파트의 평형별 경쟁률을 분석했더니 전용면적 60㎡ 이하가 15.62대1로 가장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60㎡ 이하의 90% 이상이 25평형인 59㎡다. 84㎡가 포함된 중형(60㎡ 초과~85㎡)의 경쟁률은 4.85대1로 소형에 크게 못 미쳤다. 작년보다 경쟁률이 높아진 타입도 60㎡ 이하뿐이었다.

이제는 아예 소형 평형 위주로 공급하는 단지도 적지 않다. 앞서 지난 2월 공급된 서울 서초구 '메이플자이'의 경우 1순위 81가구 모집에 3만5828명 몰리며 평균 442.32대 1 경쟁률을 기록했다. 전용 43㎡, 전용 49㎡, 전용 59㎡ 등 소형만 공급됐다. 7일 특별공급 청약을 받은 ‘광명 롯데캐슬 시그니처’는 일반분양 물량(533가구)이 모두 전용 39~59㎡로 구성돼 있다.

소형 아파트 인기 이유는 1·2인 가구 비율이 늘어난 인구구조 변화를 들 수 있다. /사진=게티

소형 아파트 인기 이유는 1·2인 가구 비율이 늘어난 인구구조 변화를 들 수 있다. 행정안전부 인구통계에 따르면 전국 1인 가구 수는 지난 3월 1002만1413가구로 사상 처음 1000만 가구를 돌파했다. 전체 가구의 41.8%에 달한다. 2인 가구(590만9638가구)까지 더하면 전체의 66.4%에 달한다.

건설사들이 아파트 설계를 효율화하면서 평수가 작아도 쾌적한 생활이 가능해진 영향도 있다. 요즘엔 59㎡도 방 3개, 화장실 2개가 일반적이고, 드레스룸이 있는 경우도 있는 등 소위 말해 ‘잘 빠진 구조’가 많다. GS건설이 경기도 여주시 교동 500의 118번지 일대에 지을 예정인 ‘여주역자이 헤리티지' 59㎡B 역시 방 3개에 거실이 있고, 안방에 자투리 공간을 활용해 만든 드레스룸과 부부욕실도 있다.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점 역시 소형 아파트를 찾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사진=게티

수요에 비해 공급이 미치지 못하면서 가격이 빠르게 오르고 있는 점 역시 소형 아파트를 찾는 요인 중 하나로 꼽힌다. 부동산R114 자료에 따르면 지난 5년간(2019년~2023년) 분양한 중소형 아파트(60~85㎡) 물량은 70만8747가구에 그쳤다. 직전 같은 기간(2014~2018년) 분양 물량인 95만9848가구의 73%에 불과한 수치다. 감소량은 총 25만1101가구에 달한다. 지난해 공사를 시작한 아파트 중 60㎡ 이하가 차지하는 비율도 27.5%로 60㎡ 초과~85㎡(52.7%)의 절반 수준에 그쳤다.

당분간 소형 아파트 인기는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3월 청약제도 개편으로 신혼부부와 청년의 당첨 기회가 크게 높아졌기 때문이다. 구매력이 있는 60대 이상 노년층 1인 가구도 소형 아파트 시장에 유입될 가능성이 크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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