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이은 아파트 부실공사 논란
사전점검 대행업체 인기
‘새 아파트 사전점검 하자 전문업체에 맡겨보신 분?’
‘사전점검 업체 꼼꼼하게 믿을만한 곳 있을까요?’
요즘 신축 단지 예비 입주자들이 모인 커뮤니티를 보면 ‘사전 점검 전문 업체’를 찾는 글을 심심찮게 볼 수 있다. 30가구 이상 아파트 단지는 입주 시작 45일 전까지 입주 예정자를 대상으로 사전 점검을 해야 한다. 예전에는 입주 예정자가 가족이나 친구를 동반해 직접 하자를 확인하는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 사전 점검 때 무더기 하자가 발견되는 경우가 속출하면서 전문 업체를 찾는 입주민들이 늘었다.
아파트 사전점검 대행 비용은 국민평형(전용 84㎡) 기준 30만원대 정도다. 사전점검 대행업체는 건축 전문가를 파견해 열화상 카메라, 수직·수평을 측정하는 레이저 레벨기 등 전문 장비를 동원해서 집을 점검한다. 바닥 타일과 방문 등의 높낮이 차, 단열 상태나 누수, 실리콘 미시공 등 비전문가인 입주민이 쉽게 찾아내기 어려운 하자를 찾아내 하자 보수를 위한 신청 접수까지 한다. 추후 하자 보수가 제대로 됐는지 점검까지 해주기도 한다.
청주에 있는 한 신축 아파트에 입주하기 전 사전점검 대행업체를 쓴 A씨는 “장비 운용하는 사람, 사진 촬영 하는 사람, 전반적인 하자를 찾는 사람까지 3명이 와서 점검하며 100개 가까운 하자를 찾아냈다”고 했다. 이어 “사소해도 일반인은 모르는 것까지 다 찾아줘서 매우 만족했다”고 했다.
전국 단위로 영업하는 사전점검 전문 업체는 3~4곳 정도다. 특정 지역에서 활동하는 업체를 포함하면 30곳이 넘는다. 한 사전점검 대행업체는 “부실시공 뉴스가 많다보니 문의가 2~3배 늘었다”며 “이전에는 사전점검 때 입주민이 함께 와서 보는 경우가 많았지만, 요즘에는 아예 전문 업체에 다 맡기는 경우가 늘고 있다”고 했다.
사전 점검 대행 업체의 인기는 시공사 입장에선 달갑지 않은 일이다. 하자라고 보기 힘든 부분까지 보수 신청을 하는 경우가 늘어서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대표적인 예로 '벽 도배지 가운데 들뜸 현상'은 봉투바름 공법으로 도배지와 벽 사이가 떠있는 것이 정상”이라며 “부실 시공을 우려하는 입주민 마음은 이해하지만 불필요한 소송이 늘어나는 것은 우려된다”고 했다.
다만 이런 인기 덕에 전문 인력을 제대로 갖추지 않은 엉터리 업체가 우후죽순으로 개업하고 있어 주의해야 한다. 최소한 지자체에 ‘안전진단 전문기관’으로 등록이 돼있는지 확인할 필요가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하자심사분쟁조정위원회는 2019년 1월부터 올 2월까지 최근 5년간 연 평균 4300여건에 달하는 하자 분쟁사건을 처리했다. 하자판정 심사를 받은 총 1만1803건 가운데 실제 하자로 판정받은 비율은 55%(6483건) 수준이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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