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밀레니얼 경제

"알리·테무에서 뭔가 산 당신, 중국에 이 정보 넘어갔을 것"

대가에게서 경제 이슈에 대한 혜안을 얻어 보는 ‘재테크 명강'. 오늘은 한국 경영학회 수석 부회장을 맡고 있는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에게 중국기업의 우리나라 유통시장 장악의 영향을 물었다.

/더비비드

알리, 테무 등 중국 직구 플랫폼의 한국 이용자 수는 지난 4~5월 두 달 연속 줄어들더니 지난달엔 다시 반등했다. 앱·리테일 분석 서비스 와이즈앱·리테일·굿즈에 따르면 6월 알리익스프레스의 월간활성이용자 수(MAU)는 전월 대비 0.8%, 테무는 3.3%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가품(假品), 유해물질 검출 등 논란에 인기가 주춤하는 듯했으나 지난달 대규모 할인 행사를 통해 소비자들을 다시 끌어모은 것으로 분석된다. 최근 알리·테무는 한국 도매업자들을 속속 입점시키고, 신선식품 판매에도 도전장을 내밀었다. 정연승 교수는 “알리와 테무는 시작일지 모른다”며 “중국 도매 플랫폼인 알리 1688, 틱톡샵까지 더 센 게 몰려오고 있다”고 했다.

정연승 단국대 경영학부 교수가 중국 직구 문제에 관해 이야기하고 있다. /'재테크 명강'

정 교수는 이러한 중국 직구 플랫폼의 공세를 단순히 유통업계 이슈로만 치부해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그는 “플랫폼이란 것은 하나의 생태계”라며 “우리나라에서 중국 플랫폼이 중심이 된다면 여기 납품하는 기업, 소비자, 물류, 광고, 결제 서비스 등 연관된 제반 비즈니스가 한꺼번에 중국으로 넘어가게 되는 셈”이라고 했다. 특히 정 교수는 ‘이 산업’이 직격탄을 맞을 것으로 봤다.

데이터 보안 이슈도 빼놓을 수 없다. 정 교수는 “우리나라 소비자들이 중국 직구를 이용하면서 개인정보, 신용카드 정보, 구매정보 등 여러 정보를 입력하는데 이 정보들이 한국에 있는 서버에서 관리되는 게 아니라 중국으로 간다는 게 문제”라며 “데이터 컨트롤을 한국에서 할 수 있게 만들어주는 제도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했다.

본문 내용과 관련 없음 /더비비드

그러면서 “국내 유통업체들의 경쟁력과 고객 서비스가 탄탄하고 한국 소비자들이 제품의 질을 중요시하기 때문에 우리가 중국에 쉽사리 시장을 내주지는 않을 거라고 생각하지만, 중국의 한국 진출과 관련해선 항상 예의주시하고 대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은 국내 유통업체와 중국 직구 플랫폼 간의 역차별 문제다. 국내 업체는 중국 제품 수입 시 관세와 부가세, KC 안전 인증 비용까지 들여야 하지만 알리익스프레스 등 중국 직구는 다르다. 안전 인증 의무가 없고 해외 직구는 소비자가 같은 날, 같은 사이트에서 구매할 경우 1회당 150달러까지 관세, 부가세를 내지 않아도 된다. 이 기준만 맞추면 1년 내내 직구를 해도 세금을 내지 않아도 되는 것이다. 이에 국내 유통업계에서는 “기울어진 운동장을 고쳐달라”는 목소리를 내고 있다. 정 교수는 “제도 손질도 중요하지만 국내 유통업체들의 경쟁력 강화가 근본적인 처방”이라며 국내 유통업체의 글로벌화를 강조했다.

/김은정 에디터

728x9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