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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레니얼 경제

16년 된 잠실 대단지, 집값 방어 위해 45억원 들여서 한 일

커뮤니티 시설 새로 짓겠다는
잠실 리센츠

입주민 편의시설이 아파트값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면서 준공 10년이 넘은 단지 곳곳에서도 커뮤니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집이 낡아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하는 게 아니라, 입주민이 이용하는 헬스장, 골프 연습장, 사우나 등을 새로 짓는 것이다.

입주민 편의시설이 아파트값을 좌우하는 요인이 되면서 준공 10년이 넘은 단지 곳곳에서도 커뮤니티 리모델링 사업을 추진하는 사례가 목격되고 있다. /사진=게티

2일 서울 송파구 잠실동 ‘리센츠’ 입주자대표회의에 따르면, 이 단지는 최근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에 입주자 3분의 2가 넘는 67.2%가 동의했다. 이 단지는 그동안 요가·미술수업 등 문화 공간으로 활용하던 2층 목조 건물을 지하로 증축해 헬스장과 골프 연습장, 도서관, 카페 등을 만들 계획이다. 예상 비용은 약 45억원으로 주민 관리비에서 적립한 장기수선충당금을 활용할 계획이다.

총 5563가구 규모의 리센츠는 옛 잠실주공 2단지를 재건축해 2008년 입주했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대단지이지만, 최근 신축 아파트마다 빠지지 않고 들어서는 커뮤니티 시설이 거의 없다. 신축 아파트에는 있는 엘리베이터 자동 호출 시스템이나 필로티 설계도 없다. 2000년대 초중반만 해도 주민을 위한 편의 시설은 등한시하는 경향이 있었기 때문이다.

준공 16년 된 잠실 리센츠 모습. /카카오맵 로드뷰

국토교통부 실거래가 공개시스템에 따르면 리센츠 전용 84㎡는 지난 6일 24억5000만원에 거래됐다. 주변 단지인 잠실엘스 전용 84㎡는 지난달 9일 24억원에, 트리지움 전용 84㎡도 지난달 23억원에 팔려 비슷한 수준이다. 이 세 단지는 송파구 대장주로, 셋을 묶어서 잠실 '엘·리·트'(엘스·리센츠·트리지움)로 부른다.

그런데 최근 서울 동작구 흑석동 '아크로리버하임' 전용 84㎡가 역대 최고가격인 26억원에 팔리고, 강동구에 있는 올림픽파크레온도 전용 84㎡이 20억원에 거래되면서 잠실 엘리트의 아성을 넘보고 있다. 이들은 고급 편의시설, 한강 조망으로 인기가 높다.

아크로리버하임 아파트. /카카오맵 로드뷰

최근 신축 아파트가 고급 편의시설로 브랜드 가치를 높이자, 재건축 연한(30년)까지 시간이 많이 남은 2000년대 초중반 입주 대단지 아파트에선 커뮤니티 시설을 새로 확충을 검토하고 있다. 서울 서초구에 있는 반포래미안퍼스티지 역시 커뮤니티 시설 리모델링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곳은 2009년 입주해 2444가구가 산다. 광명 ‘철산래미안자이’도 올해 내 공사 시작을 목표로 커뮤니티 리모델링 절차를 밟고 있다.

다만 커뮤니티 시설을 새로 짓는 것을 두고 의문 또한 제기된다. 이미 지어진 아파트에서 편의시설을 새로 짓는 건 전례가 없기 때문이다. 용적률, 건폐율 등 따져할 것이 많다. 또 커뮤니티 신설로 인한 관리비 부담이 커진다면 주민 사이에서도 갈등이 빚어질 수밖에 없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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