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입주율 최저치, 미분양 쌓이는 제주도
인구 순유출과 투자 감소로 제주 지역 아파트 입주율이 4년 9개월 만에 최저치를 기록했다.
4일 주택산업연구원에 따르면, 3월 전국 아파트 입주율은 68.4%로 2월 대비 3.6%포인트 하락했다.
지역별로 살펴보면 수도권은 83.1%에서 80.6%로 2.5%포인트, 비수도권인 5대 광역시는 71.7%에서 70.9%로 0.8%포인트, 기타지역은 68.2%에서 62.0%로 6.2%포인트 하락해 수도권과 지방 아파트 입주율 모두 하락한 것으로 조사됐다.
유독 제주권 하락이 컸다. 제주권 지난달 아파트 입주율이 59.2%로 전월보다 14.8%포인트 하락해 2019년 6월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세컨하우스와 ‘제주살이’ 열풍으로 활기가 넘치던 제주 부동산 시장이 침체에 빠진 이유는 서울 다음 가는 높은 분양가와 이어진 고금리로 외지인 투자가 줄어서다. 코로나 사태가 종식되고 해외여행이 재개되면서 제주 관광 수요가 줄어든 이유도 있다.
제주에는 미분양 주택이 쌓이고 있다.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올해 1월 말 기준 제주도의 미분양 주택은 2486가구로 1년 전(1780가구)보다 39.7% 증가했다. 전체 미분양 물량의 44%(1089가구)가 ‘악성 미분양’이라 불리는 준공 후 미분양이다.
제주 부동산 시장의 침체 이유로는 높은 분양가가 꼽힌다. 지난 2월 제주 민간 아파트의 3.3㎡당 평균 분양가는 2481만7000원으로 17개 시·도 중 서울(3787만4000원)에 이어 전국 2위를 차지했다. 제주는 섬이라는 특성상 물류 비용이 많이 들어 건축비가 다른 지역보다 높은 영향도 있지만, 외지인 투자 수요를 겨냥해 사업자들이 분양가를 높게 책정한 이유도 크다.
과거 제주는 제주살기 유행, 중국인을 중심으로 한 외지인 투자로 부동산 시장에 훈풍이 불었다. 2014년 순유입 인구가 연간 1만명을 돌파했고, 2016년에는 1만5000명 가깝게 늘었다. 그러나 2017년 사드(THAAD), 이어진 코로나 사태 여파로 중국인 투자 수요와 관광객이 줄면서 인구 유입이 줄기 시작했고, 작년에는 2009년 이후 14년 만에 처음 인구 순유출(-1678명)을 기록했다.
외지인의 제주 주택 투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지인의 제주 주택 매매 거래는 1542건으로 1년 전(2286건)보다 32.5% 줄었다. 2021년(3497건)과 비교하면 56% 급감한 수치다. 전체 주택 거래 중 외지인이 차지하는 비율도 2021년 31.4%에서 2022년 27.1%, 지난해에는 23.0%로 쪼그라들었다.
3월 대비 4월 아파트 입주전망지수는 전국 75.4로 전월보다 3.6포인트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수도권은 10.6포인트(80.7→91.3) 대폭 상승한 반면, 광역시는 8.5포인트(79.2→70.7), 도지역은 5.2포인트(78.2→73.0) 하락할 것으로 조사됐다. 서울은 102.7로 작년 10월 이후 처음으로 기준선인 100을 넘어 회복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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