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2주 신고가 쓴 삼성전자, 개미들은 오히려 혼란
‘반도체 봄날’이 예고되며 삼성전자 주가가 오르고 있다. 29일 1주당 8만2400원으로 마감하며 52주 신고가를 썼다. 1일에는 장중 고가는 8만3300원으로 지난달 28일 이후 3거래일 연속 52주 신고가를 경신했다. 지지부진했던 국내 주식시장에 훈풍이 부는가 싶지만,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주가 오름세가 삼성전자에만 국한되는 것 아니냐’는 말이 나온다. 왜 이런 회의적인 소리가 나오는 걸까.
올 1분기 삼성전자 주가 상승세에는 외국인 순매수 힘이 컸다. 1~3월 외국인의 유가증권시장 주식 순매수액은 사상 처음으로 15조원을 넘어섰다. 그 중 삼성전자 주식 순매수액은 5조5025억원에 달한다.
반도체 업황이 되살아날 것으로 전망한 외국인 매수세는 회복됐지만, 다른 국내 주식이나 코스피는 삼성전자만큼 변화가 크진 않다. 삼성전자 주가가 28일 2년3개월만에 8만원 선을 회복할 때 코스피지수는 28일 0.34% 떨어졌다. 삼성전자가 52주 신고가를 쓴 29일엔 0.03% 오르는 데 그쳤다.
상황이 이렇다 보니 국내 개인투자자 사이에선 또다시 삼성전자만 크게 오르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나온다. 2018년 삼성전자 주식의 50대1 액면분할과 2020년부터 코로나 기간 시작된 동학개미운동으로 삼성전자에 대한 개인 투자가 몰렸다. 2019년 57만명이던 삼성전자 주주는 2021년 507만명으로 약 9배 뛰었다.
당시 삼성전자 개인 순매수도 2020년 9조5952억원, 2021년 31조2239억원, 2022년 16조703억원 등 3년간 57조원에 육박했다. 주가도 크게 올랐다. 2021년 1월11일 9만6800원으로 장중 최고점을 찍고 8만원 대를 유지했다.
반면 코스피 움직임은 지지부진했다. 2021년 1월7일 사상 처음 3000선을 돌파하고, 7월6일 3305.21이라는 사상 최고 기록을 세웠지만 거기서 그쳤다. 마지막 거래일인 2977.65로 끝난 것이다. 미국 S&P500이 전년 대비 27.6%, 일본 닛케이가 4.9% 오를 때, 코스피는 3.6%에 그쳤다.
삼성전자는 국내 주식 시장 시가총액의 20%를 차지하는 대장주 중의 대장주다. 투자금에 한계가 있는 개인들이 다른 주식에서 돈을 빼 삼성전자 주식만 산다. 증권사에서 펀드를 구성할 때도 삼성전자를 포트폴리오에 넣으려면 다른 종목을 팔아야 한다. 자금이 삼성전자로 몰리는 것이다. 이 때문에 코스피 움직임이 더뎌도 삼성전자 주가는 크게 오른 것이다.
다만 2022년 들어서 삼성전자 주가는 내리막길을 걸었다. 4월부터 5만~6월 박스권이 1년간 이어졌다. 삼성전자 주주 역시 467만명으로 전년보다 114만명이 줄었다.
삼성전자를 바라보는 개인투자자 시선은 엇갈린다. 지금이라도 삼성전자 주식을 사들여야 하는지, 8만원 대 진입한 시점에 투자를 안 하자니 ‘10만 전자’ 소문이 귓가에 맴돈다. 투자자 커뮤니티에선 ‘이제 시작’, ‘10만 전자 가보자’는 글과 함께 ‘함부로 들어가지 말라’, ‘외국인이 팔면 어떻게 될지 모른다’는 글들이 올라온다.
삼성전자 주가가 8만원 대에 들어서자 개인 투자자는 빠르게 팔아치우고 있다. 2년 넘게 파란 불만 켜져 있던 삼성전자가 오르기 시작한 3월 한 달 동안만 4조7489억원을 순매도했다.
올 들어 시장에는 삼성전자 1분기 실적에 대한 기대감이 퍼져있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자 올해 1분기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전망치 평균)는 5조297억원이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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