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우리 집 주인은 중국인이랍니다"

더 비비드 2024. 7. 23. 09:48
외국인 부동산 매수 비율 역대 최대

작년 외국인이 국내에서 사들인 부동산이 1만5000건을 넘어서며,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거주 목적보다는 세를 놓고 임대 수익을 거두기 위한 투자 목적이 많았다.

10일 법원 등기정보광장의 ‘매매에 의한 소유권이전등기 신청 매수인 현황’에 따르면, 작년 국내에서 부동산을 매수하고 소유권이전등기를 신청한 이들 중 외국인은 총 1만5614명이었다. 전체 매수인의 0.9%를 차지했는데, 이는 2010년 관련 통계 집계 이후 최고치다.

외국인 부동산 투자를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1만157명으로 6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사진=게티

국적별로 살펴보면 중국인이 1만157명으로 65%를 차지해 가장 많았다. 미국 2374명(15.2%), 캐나다(3.5%), 베트남(2.5%) 등의 순이었다. 외국인이 집주인인 임대차 계약은 서울이 4612건으로 가장 많았다. 경기 3814건, 인천 499건, 충남 301건, 부산 296건, 제주 15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들은 국내 부동산 중에서도 아파트, 오피스텔, 오피스와 같은 집합건물에 집중했다. 작년 국내 집합건물을 매수한 외국인은 1만2027명으로 전체 매수인의 1.21%를 차지했다. 이 비율 역시 작년 역대 최고를 기록했다.

2010년만 해도 한국 부동산을 매수한 외국인은 4307명으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2%에 불과했다. /사진=게티

2010년만 해도 한국 부동산을 매수한 외국인은 4307명으로 전체 거래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0.2%에 불과했다. 같은 해 부동산 투자 이민제도가 시행되면서, 제주에서 외국인이 부동산을 취득할 경우 한국 국적(F-5)을 주기 시작했고 이때부터 중국인을 중심으로 외국인 매수 비중이 꾸준히 늘었다.

외국인의 부동산 투자가 제주에선 관광, 휴양 시설 위주로 이뤄졌다면 최근에는 반도체·이차전지 등 대규모 기업 투자가 많은 지역에 집중됐다. 일자리를 찾아 오는 사람들에게 세를 놓고 임대 수익을 거두기 위한 것으로 분석된다.

경기 평택에 있는 삼성전자 반도체 캠퍼스. /사진=게타

지방에서 가장 외국인 투자가 활발했던 지역은 충남인데 특히 아산(2.7%)과 천안 동남구(2.1%)의 외국인 투자 비율이 가장 높다. 천안과 아산은 국내 디스플레이 업체의 집적화와 국내 관련 생산 매출의 약 50%를 차지하는 산업 거점으로 통한다. 작년 정부에서는 천안·아산을 디스플레이 특화단지로 지정했다. 삼성전자가 세계 최대규모 반도체 생산라인을 조성하고 있는 경기 평택 역시 지난해 집합건물 매수자 중 외국인이 차지하는 비율(2.1%)이 전국 평균의 두 배에 가깝다.

지난해 확정일자를 받은 임대차 계약 가운데 임대인이 외국인인 계약은 1만7786건으로 2010년 이래 가장 많았다. 지역별로 서울(4612건)과 경기(3814건)에 집중됐고, 인천(499건), 충남(301건), 부산(296건), 제주(155건) 등이 뒤를 이었다.

외국인 주택담보대출(주담대)도 2조3000억원 규모로 늘어났다. 국회 국토교통위원회 소속 국민의힘 서범수 의원이 금융감독원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작년 6월 말 기준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의 주담대 잔액은 2조3040억원으로 전년 말이었던 2조2312억원과 비교해 3.3% 증가했다. 중국인 주담대 규모는 1조3338억원으로 전체 57.9%를 차지했다.

/이연주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