압구정 이어 여의도 재건축도 빨간불
올 하반기 재건축 최대어로 꼽힌 서울 여의도 한양아파트의 시공사 선정 절차가 전면 중단됐다. 서울시가 “조합의 시공사 선정 과정에 위법 사항이 있다”며 시정을 요구했기 때문이다.
한양아파트는 당초 오는 29일 총회에서 현대건설과 포스코이앤씨 중 한 곳을 시공사로 선정하려 했다. 하지만 서울시는 시행사 KB부동산신탁이 정비 구역으로 지정되지 않은 상가 부지를 사업 면적에 포함시켜 시공사 선정에 나선 것은 잘못이라며 시정 조치를 요구했다.
KB부동산신탁 측은 24일 공식 입장을 내놓고, 법적으로 위반한 사항은 없지만, 인허가권자인 서울시와 싸우면 일이 커지기 때문에 일단 일정을 연기했다는 입장을 밝혔다.
앞서 서울시는 압구정 설계자 선정 절차도 중단시켰다. 지난 7월 총사업비 약 6조원으로 단군 이래 최대(사업비 기준) 재건축 단지인 압구정3구역 설계권을 희림종합건축사무사가 따냈다가, 서울시가 “지침 위반으로 무효”라고 시정 조치를 내린 바 있다. 이어 서울시는 ‘공모 지침을 어겼다’며 지난 11일 희림을 사기미수 혐의로 경찰에 고발했다.
재건축 시공사 선정 과정에서 약간의 잡음이 나오는 것은 흔한 풍경이지만, 사업비 규모가 적은 설계 업체 선정 단계부터 이런 비방전은 전례가 없는 일이다. 압구정 3구역은 재건축 후 단지 규모가 5800가구로 압구정 2·4구역의 2~3배에 달한다. 이렇다 보니 조합원들의 이해관계가 복잡하게 얽혀 잡음이 많은 것이다.
결국 압구정3구역 설계권을 두고 국내 설계 회사인 희림건축과 해안건축이 다시 맞붙게 됐다. 지난 7월 첫 설계 공모에서 붙었을 땐 희림이 이겼는데, 공모 결과가 무효되면서 리턴 매치가 성사된 것이다.
비슷한 시기에 공모에 나섰던 2구역과 4구역은 이미 설계 업체 선정까지 마쳤고 5구역도 순조롭게 설계 업체 공모 절차를 진행 중이다다. 3구역 역시 내달 중순쯤 설계안을 공개하고 최대한 빨리 업체를 선정하겠다는 방침이지만, 일각에는 벌써부터 우려의 목소리가 나온다. 일부 조합원들이 인허가 절차를 단축하는 대신 공공 기여를 늘리는 현행 서울시의 신속통합기획(신통기획) 방식 재건축에 반대하며 분담금을 더 내더라도 자체적으로 재건축을 추진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압구정3구역과 여의도 한양아파트 모두 서울시의 신통기획안 추진 단지들이다. 50층 안팎 초고층 아파트를 짓고 올림픽대로 위 공원을 만들어 이 지역을 한강변 랜드마크로 만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신통기획 진행중인 단지들에 잇따라 제동이 걸리면서 제도를 정비해야 하는 것 아니냐는 목소리가 나온다.
/이연주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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