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美 기업 파산 급증, 증시 긴장감 급속 확산

더 비비드 2024. 7. 19. 09:30
막 오른 실적시즌

7일 JP모건체이스, 웰스파고, 시티그룹, 블랙록 등 주요 금융회사들이 실적을 발표하면서 2분기(4~6월) 실적 발표 시즌이 본격적으로 시작됐습니다. 팩트세트에 따르면 2분기 S&P500 기업들의 실적은 작년 같은 달보다 7.2% 감소했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이는 코로나로 직격탄을 맞았던 2020년 2분기(-31.6%) 이후 가장 크게 줄어드는 것입니다.

/플리커

미국 기업들의 실적이 나빠지고 있을 뿐 아니라 파산도 급증하는 추세입니다. S&P글로벌 마켓 인텔리전스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미국 기업들의 파산 신청 건수는 340건입니다. 작년 한 해 파산 건수인 374건에 근접했습니다. 상반기 기준으로는 2010년(468건) 이후 가장 많은 것입니다.

월별로 보면 실리콘밸리은행(SVB)이 파산했던 3월에 70건으로 가장 많았습니다. 코로나 팬데믹이 한창이던 2020년 6월(71건), 7월(74건)에 육박하는 것입니다. 올해 파산한 대표 기업으로는 베드 배스 앤드 비욘드 등도 들 수 있습니다.

파산이 크게 늘어난 것은 미 연준의 급격한 금리 인상으로 이자 부담이 급증한데다, 높은 인플레이션으로 인해 인건비, 원자재값 등 각종 비용도 급증했기 때문입니다.

/플리커

아폴로 글로벌 매니지먼트의 토르스텐 슬로크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마켓워치 인터뷰에서 “디폴트(파산) 사이클의 시작”이라며 “파월 연준 의장이 금리가 ‘더 높게, 더 오래’ 유지될 것이라고 말하면서 연준이 내년에 금리 인하를 시작하기까지 향후 몇 분기 동안 추세가 어디로 향할지 의문이 제기된다”고 했습니다.

향후 미국 경제의 침체 여부 그리고 침체가 온다면 강도와 지속 기간 등에 따라서 기업 실적 악화와 파산 증가 등이 더 강화될지 아니면 이 정도 수준에서 멈출지 가늠할 수 있을 것입니다. 미국 경제 침체에 대해서 월가에서 ‘노랜딩(무침체)’부터 ‘소프트랜딩(연착륙)’, ‘하드랜딩(경착륙)’까지 다양한 전망이 나오고 있는 상황입니다. 미국 경제는 올 1분기 2% 상승. 2분기는 애틀랜타연방준비은행의 실시간 추정 사이트인 ‘GDP나우’에 따르면, 2.3%로 전망되고 있습니다.

12일 미 연준이 발표한 ‘베이지북(경기 평가 보고서)’에서는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이 5월 이후 소폭 증가했다고 평가했습니다. 베이지북에선 “미국의 전반적인 경제 활동은 5월 말 이후 약간 증가했다”며 “5개 지역은 약간 또는 완만하게(modest) 증가했고, 5개 지역은 변화가 없었으며, 2개 지역은 완만한 감소를 보였다”고 했습니다.

/플리커

미 연준의 ‘3인자’로 불리는 존 윌리엄스 뉴욕연방준비은행 총재는 11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미국 경제의 저점(weakest point)을 내년에야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그는 앞서 올해 경기 저점이 올 것으로 예상했었지만, 올해는 경기 저점이 오지 않을 것이란 판단했습니다.

윌리엄스 총재는 “통화 긴축과 돈줄 죄기의 효과가 내년 수요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본다”며 “올해 2분기 성장은 꽤 긍정적이고, 여름부터 경기 둔화가 시작될 것”이라고 했습니다.

그는 “올해 하반기와 내년 상반기에 경기 둔화를 보게 될 것”이라고 진단했습니다. 하지만 그는 자신의 전망에 “침체(recession)는 없다”고 했습니다. 둔화는 있어도 침체는 없을 것이란 전망입니다. 월가에서 바라는 것은 경기가 고꾸라지지 않으면서 그렇다고 활활 타오르는 것도 아닌 ‘골디락스’ 경제. 그런 기대에 상반기에 상승세를 보였다고 해석할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과연 그렇게 될지는 미지수입니다.

/방현철 객원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