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레니얼 경제

6억원까지 갔던 강동 84㎡ 아파트 전셋값의 근황

더 비비드 2024. 7. 19. 09:28
역전세 위기 비껴가고 있는 서울 아파트 시장

바닥을 치는 줄 알았던 서울 아파트 전셋값이 다시 오름세를 보이고 있다. 임대차 3법 부작용으로 전셋값이 급증한 데 따른 후유증으로 올 하반기에 역전세 대란이 벌어질 것이라는 우려가 있었지만 되레 전셋값이 오르면서 역전세 경고가 다소 잦아들고 있는 것이다. 아파트 임대차 시장에서 벌어지고 있는 일에 대해 알아봤다.,

◇전셋값 10억원대 회복한 헬리오시티

7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송파구 헬리오시티 84㎡의 전셋값도 지금 10억원대 수준으로 올랐다. /더비비드

지난 2월 서울 강동구 고덕그라시움 전용면적 84㎡의 전셋값은 6억원을 기록했다. 해당 매물의 전셋값은 약 2년 전이던 2021년 7월 약 10억원까지 치솟은 바 있다. 2020년 8월 ‘임대료 인상률 5%’와 ‘계약갱신 청구권’을 골자로 한 임대차 3법이 시행되면서 전세 공급이 급감하자, 전셋값도 급등한 것이다.

그러다 올해 초 전셋값이 40%나 급락하자 아파트 집주인들은 당장 4억원이나 되는 보증금 차액을 어떻게 구하냐며 발을 동동 굴렸다. 당시 아파트 전셋값은 매달 4% 가까이 뚝뚝 떨어지고 있었다. 하지만 이 아파트 전셋값은 5월 이후 서서히 오르기 시작했다. 조금씩 오름세를 띠다가 8월에는 같은 면적의 전세 매물이 8억3000만원에 거래됐다.

올 상반기 전셋값이 7억원 초반까지 떨어졌던 송파구 헬리오시티 84㎡도 지금 10억원대에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2021년 하반기 11억~13억원대에 거래됐던 것을 감안하면 거의 90% 수준까지 회복한 셈이다.

이처럼 서울 주요 단지들의 전셋값이 회복세를 띠고 있다.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9월 첫째 주 전국 아파트 전셋값은 0.09% 올랐다. 전국 전세가격은 7주 연속 상승세를 기록 중이며, 상승 폭도 매주 꾸준히 커지고 있다. 그 중에서도 서울의 전세가격은 0.17% 올라 전주(0.14%)보다 상승 폭을 키웠다. 서울의 전세 가격은 16주 연속 상승했다.

◇전셋값 반등의 이유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더비비드

전셋값이 상승세로 돌아선 가장 큰 이유는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다. 금리 인상의 여파로 월세 수요가 늘면서 월세 값이 오르자 다시 전세로 수요가 회귀하고 있는 것이다. 지난 5월 서울 아파트 전월세 전환율은 4.8%로 전년 동기(4.2%) 대비 0.6%포인트 올랐다.

이 비율은 보증금을 월세로 전환하는 비율이다. 전월세 전환율이 5%라면 보증금 1억원을 월세로 바꾸면 연간 500만원, 매달 월세로 약 42만원을 내는 것이다. 이 비율이 높아질수록 월세가 올라 전세 대비 월세의 매력이 떨어진다. 전세자금대출 금리 하락도 전세 수요 증가에 한 몫 했다. 한때 5%를 넘겼던 전세자금대출금리는 최근 3%대로 떨어졌다.

전세 공급은 감소하고 있다. /더비비드

이 가운데 전세 공급은 감소하고 있다. 자금 여력이 없는 집주인들인 전셋값이 떨어지면서 보증금을 돌려주지 못해 역전세에 몰렸지만 일부 집주인들은 월셋값이 상승하자 수익률을 높이기 위해 전세를 월세로 전환하고 있다. 일련의 상황이 맞물리면서 서울 아파트 전세 매물은 작년 말 5만4765건에서 지금은 3만1445건으로 42.5% 줄었다. 즉, 수요와 공급이 새로운 균형점을 찾으며 전셋값이 상승한 것이다.

물론 아직 안심할 단계는 아니라는 시각도 있다. 전셋값이 회복되고 있지만 201년 하반기보다는 여전히 낮고 2990가구 규모의 래미안원베일리 등 대규모 아파트 입주도 시작됐다. 신규 입주 시 전세 공급이 늘어 전셋값은이 하락할 수도 있다. 일부 전문가는 비정상적인 수준에서 체결된 전세계약은 여전히 역전세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진은혜 에디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