돈의 길, 머니로드
투자자의 은퇴 시점에 맞춰 주식과 채권의 비율을 알아서 조정하는 TDF(타깃데이트펀드)가 주목받고 있습니다. 상대적으로 안정적인 수익을 올릴 수 있는 장기 투자 상품인데요. 어떤 상품인지 알아봤습니다.
◇은퇴 앞두고 채권 비중 늘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올 들어 5월 25일까지 총 158개의 TDF 상품(상장지수펀드 제외) 중 116개(73%) 상품에 자금이 순유입(환매보다 설정이 많은 것)된 것으로 나타났다. 올해 다른 펀드들은 줄줄이 환매된 것과 다른 상황이다. TDF의 순유입 규모는 2618억원에 달했다.
TDF는 쉽게 말해 투자자의 은퇴 시점이 가까워질수록 위험 자산 비율은 낮추고 안전 자산 비율을 높여주는 일종의 ‘생애 주기별’ 펀드다. 예를 들어 젊어서 가입 초기엔 운용 자산의 70~80%를 주식에 투자해 수익성을 추구하다가, 투자자의 정년이 가까워지면 채권 비율을60% 이상으로 높여 자산 방어에 집중하는 것이다.
TDF 펀드 이름에는 2030, 2040 등의 숫자가 붙어 있다. 이는 예상 은퇴 시점을 가리킨다. 만약 2030년에 은퇴할 예정이라면, 2030이 붙은 TDF를 선택하면 된다. 이름으로 내 가입 펀드를 선택할 수 있는 것이다.
주요 TDF 상품을 보면 KB자산운용의 ‘KB다이나믹TDF2030′은 올들어 5월 25일까지 약945억원이 순유입됐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미래에셋 전략배분TDF 2035′(155억원)와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한국투자TDF알아서ETF포커스2030′(105억원)에도 각각 100억원 넘는 자금이 들어왔다.
이 펀드에는 개인 뿐 아니라 일부 기관도 돈을 넣고 있다고 한다. KB자산운용 관계자는 “은퇴 관련 고민을 하는 개인 투자자뿐만 아니라, 안정적인 자산 운용을 원하는 기관투자자들도 목돈을 넣고 있다”고 말했다.
최근 수익률은 어땠을까. 주식과 채권의 딱 중간 수준을 형성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5월 25일 기준으로 올해 전체 TDF의 평균 수익률은 약 5%다.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 펀드의 평균 수익률(20%)보다는 낮지만, 국내채권형(3%)보다는 높았다. 하락장이었던 작년의 수익률 -14%였다. 주식형(-27%)보단 좋았지만 채권형(-1%)보다는 나빴다. 주식과 채권을 적정한 비율로 섞었기 때문에, 강세장이든 약세장이든 ‘중간’ 정도 성적을 내는 셈이다.
◇손실 완전히 피할 수는 없어
TDF는 지난 2016년 국내 첫 도입됐다. 이후 시장 규모가 급성장했다. TDF 순자산은 2019년 말 3조3000억원에서 올해 3월 말 11조원으로3년여 만에 3배 이상이 됐다. 주식처럼 자유롭게 사고팔 수 있는 ETF(상장지수펀드) 형태의 TDF도 출시됐다.
7월부터는 퇴직연금에 디폴트 옵션(사전 지정 운용 제도)이 본격적으로 도입되는 것도 TDF엔 호재다. 디폴트 옵션은 확정기여(DC)형 퇴직연금이나 개인형 퇴직연금(IRP) 가입자가 별도로 운용 지시를 하지 않더라도 사전에 지정한 상품으로 투자금을 굴리도록 한 제도다. 그 사전 지정 상품으로 TDF가 각광받는 것이다. 퇴직연금은 노후를 대비하기 위해 장기 투자가 가능한 상품으로 운용하는 게 좋은데, TDF가 대표적인 장기 투자 상품이기 때문이다.
한 금투업계 관계자는 “TDF로 높은 수익률은 어렵겠지만, 증시가 불확실한 상황에서 호흡이 긴 투자자에게 매력적인 금융 상품”이라고 소개했다.
다만 TDF도 펀드는 펀드다. 시장이 크게 요동치면 손실을 완전히 피하기 어렵다. 또 글로벌 자산에 분산 투자하는 경우가 많아 환율 변동 영향도 받는다.
/권순완 객원 에디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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